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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영풍, 계열사 출신 또 사외이사 선임...독립성 물음표증손회사 시그네틱스 등기임원 출신

이우찬 기자공개 2021-03-10 11:01:1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8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과 계열사 이사회에서 도합 12년 동안 재직한 사외이사가 퇴임했다. 다만 영풍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로 일했던 인물이 또다시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영풍 이사회는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 이사 선임의 건을 표결한다. 이번 주총을 거치게 되면 영풍 이사회는 소폭의 변화를 맞게 된다.

영풍과 계열사 코리아써키트에서 6년씩 도합 12년을 장기 재직한 신정수 사외이사가 상법 개정에 따른 6년 임기 제한으로 물러나게 됐다. 신 이사는 장기 재직 뿐만 아니라 계열사 등기임원인 사외이사를 겸직해 의결권자문기관에서 선임 반대 권고를 받은 인물이었다.

신 이사가 물러난 자리에는 한국은행 부국장, 산재의료관리원 이사장을 지낸 심일선 강원교육복지재단 이사가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앞서 영풍은 2020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평가 지배구조 부문에서 최하위인 'D' 등급을 받았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회 구성원의 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꼽혔지만 이번 이사 선임에서도 계열사 출신 이력을 지닌 인물이 이사회에 들어오며 이사회 독립성 제고에 대한 변화 의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심 이사는 코스닥 상장사인 시그네틱스의 사외이사로 오랫동안 재직한 인물로, 시그네틱스 사외이사 자리에서는 사임할 예정이다. 심 이사는 2015년 3월 등기임원인 시그네틱스 사외이사로 처음 선임돼 5차례 연임했다.

문제는 시그네틱스와 영풍의 관계에 있다. 시그네틱스는 영풍의 자회사(종속기업)였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영풍은 시그네틱스 주식 31.62%를 보유 중이었다. 현재 시그네틱스의 최대주주는 35.82%의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 테라닉스로 바뀌었다.

영풍은 지난해 12월 자회사였던 시그네틱스 주식 31.62%(2710만6230주) 전량을 약 206억원에 손자회사인 테라닉스에 처분했다. 해당 거래로 시그네틱스는 영풍의 증손자 회사가 됐다. 당시 영풍 측은 "지배구조 개선이 목적"이라고 공시했다. 영풍 지배구조는 영풍→코리아써키트→테라닉스→시그네틱스로 이어진다.

심 이사가 영풍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그가 과거 자회사로 있던 시그네틱스에서 6년 동안 사외이사로 재직한 경력을 고려하면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는 비판의 소지가 있다. 현재 시그네틱스는 증손자회사로 직접적인 이해관계에서는 다소 멀어져 있지만 지배구조상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지난해 영풍의 정기 주총 안건 의견을 밝히면서 "신정수 후보의 영풍 사외이사 선임은 상법 위반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선임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당시 CGCG는 "상법은 해당 상장사의 정기 주주총회일 현재 그 회사가 자본금(해당 상장사가 출자한 법인 자본금)의 5% 이상을 출자한 법인의 최근 2년 이내 이사, 집행임원, 감사 및 피용자를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CGCG 권고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해 12월 지배구조 개편 전 상법 위반이 될 수 있는 심 이사 사외이사 선임이 지배구조 개편 후에는 시그네틱스가 증손자 회사가 되면서 문제의 소지를 없앤 꼼수라는 비판이 가능한 대목이다.

영풍의 계열사 출신 인물을 활용한 사외이사 선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영풍 전무 출신인 장성기 사외이사는 2009년 처음 선임돼 2020년 3월까지 10차례 연임한 바 있다. 장 이사는 2005년부터 2015년 3월까지는 코리아써키트 사외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한편 영풍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최문선, 박병욱 사외이사를 재선임한다. 최 이사는 영풍통산 대표이사, 영풍 상근감사를 지내 사외이사로 부적격하다는 외부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다. 박 이사는 현재 회계법인 청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감사위원으로 분리 선출된다. 사내이사로 영풍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고 있는 박영민 이사도 재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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