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아해운의 상장폐지 개선 기간 만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흥아해운은 자본금 감소와 장금상선을 상대로 한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러한 재무 개선책에 대해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야 상장폐지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흥아해운은 최근 장금상선과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에 따라 장금상선과 우선 매수권 계약을 체결했다. 9일 본계약(SPA)을 맺고 12일 이사회를 열어 자본금 감소와 유상증자를 결정한다. 이달 25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감자 후 유상증자 순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감자 방식이나 비율은 지난번과 같다"고 말했다. 또 "감자비율에 대해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지만, 이미 한 차례 동의를 얻은 감자 안이므로 추후 임시주총에서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흥아해운은 지난해 7월 STX컨소시엄(APC PE-STX마린서비스)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 10월에는 감자를, 12월에는 유증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잔금 납입 사흘 전에 계약이 파기되면서 감자 계획 역시 백지화됐다. 당시 흥아해운은 차등감자를 계획했다. 최대주주인 페어몬트파트너스(Fairmont Partners. Ltd)와 이윤재 흥아해운 대표이사가 보유한 주식은 10대1의 감자비율로 결정됐다. 이외 주주들의 감자비율은 4대1로 정해졌다. 전체 감자비율은 77.62%다.

같은 방식으로 감자를 진행한다면 전체 주식 수는 보통주 1억1673만주에서 2612만1481주로 줄어들게 된다. 자본금은 583억원에서 130억원으로 줄어든다. 감자차익 453억원은 이익잉여금으로 편입돼 818억원이었던 결손금이 365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흥아해운은 102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운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새주인인 장금상선이 신주 2억40만주를 인수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장금상선의 지분율은 약 88.65%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최대주주인 페어몬트파트너스의 지분율은 16.57%에서 0.84%로 크게 축소된다.

증자 대금이 유입되면서 자본총계는 902억3731만원까지 회복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17억6268만원이었다.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말 기준 120%에서 21.57%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관리종목 지정 요건인 자본잠식률 5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매각 대금 1020억원이 들어오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빠져나오게 된다"며 "채권단에게 빌린 차입금을 출자전환하고 조기 변제해 결손금을 확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아해운은 SPA 체결을 마무리 지은 후 상장공시심의위원회에 상장폐지 이의신청을 제기할 계획이다. 차등감자와 유상증자를 골자로 한 재무 개선 이행 실적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흥아해운에 가장 중요한 건 감사인의 '적정' 의견이다. 상장폐지 요건이 발생한 직접적인 원인은 감사인으로부터 2년 연속 의견 거절을 받은 데 있다. 흥아해운이 차등감자와 유증 계획이 반영된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으로부터 다시 적정 의견을 받는다면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대한 감사는 삼덕회계법인이 맡았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부 관계자는 "한국거래소는 의견 거절을 받은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어 상장폐지 요건으로 판단했다"라며 "흥아해운이 수정된 사업보고서로 적정 의견을 받아 제출한다면 상장폐지 요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