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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IPO 베팅 늘리나…빅딜 사전조사 착수 국내 주식 보유한도 상승 영향…첫 조 단위 SKIET 호재

이경주 기자공개 2021-04-19 07:06:2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6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보유한도를 높이기로 결정한 이후 IPO(기업공개) 시장에 대한 투자액도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를 통해 조단위 공모에 대한 사전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모주 광풍 영향으로 작년부터 유망 빅딜에 베팅을 하면 백전백승을 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상장주식보단 공모주를 사는 게 훨씬 이득이다. 이에 올 초엔 사상 처음으로 6개월 의무보유확약을 걸기도 했다.

보유한도가 늘어난 만큼 더욱 공격적으로 IPO 시장에 참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수혜는 이달 조단위 공모주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볼 것이란 관측이다.

◇밸류 1조원 이상 공모 집계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올해 예정된 빅딜 일정에 대한 사전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밸류가 1조원이 넘는 규모의 빅딜엔 모두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올해 예정된 빅딜 순서와 규모 등 세부사항에 대해 증권사들 도움을 받아 최근 집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식보유 한도 상승영향이란 관측이다. 앞서 이달 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내주식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을 논의하면서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기존 ±2%p에서 ±3%p로 ±1%p 확대했다.

새 SAA 범위를 적용하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전략적 투자비중 상한은 18.8%에서 19.8%로 상승한다. 국민연금의 현재 운용 규모는 총 870조원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투자상한이 약 165.5조원에서 172.2조원으로 8.7조원으로 늘게 된다.

국내 증시 뿐 아니라 IPO에 대한 투자를 늘릴 환경이 조성됐다. 수익성 면에선 IPO 효율성이 훨씬 높다. 국민연금은 일정 비율로 대형사에 투자해왔는데 증시가격보다 공모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빅딜 투자 백전백승…베팅 안하면 손해

특히 동학개미운동으로 지난해부터 대형기관들은 빅딜에 베팅하지 않으면 오히려 상대적 손해를 보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지난해 3대 빅딜은 모두 공모가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6개월 장기 의무보유확약을 걸었다고 가정해도 수익률이 100% 내외다.

SK바이오팜은 작년 7월 2일 공모가 4만9000원에 상장했지만 이달 15일 종가는 11만2000원이다. 공모가 대비 상승률이 128.6%에 달한다. 작년 10월 15일 상장한 빅히트는 이달 15일 종가(13만5000원)가 공모가(2만4000원)대비 85.2% 상승해 있다. 작년 9월 10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도 현재 주가(5만7400원)가 공모가(2만4000원)보다 139.1% 올라있다.

이에 국민연금은 올 들어선 보다 공격적 베팅에 나섰다. 올 첫 조단위 빅딜인 SK바이오사이언스에 사상 처음으로 6개월 확약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것을 감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베팅도 역시 현재까진 실패하지 않았다. 올 3월 18일 상장해 약 한달이 지난 시점이다. 이달 15일 종가가 13만원으로 공모가(6만5000원)의 딱 두 배다.

앞선 관계자는 “조단위 유망 빅딜에 베팅하지 않으면 오히려 국민연금 IPO 담당자들이 질책을 당할 것”이라며 “국내 주식 보유한도가 늘어났으면 수익성이 높은 발행시장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SKIET 첫 조단위 공모주자 ‘겹호재’

덕분에 SKIET가 첫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 주식보유한도 상향 결정 이후 첫 조단위 공모주자다. 이달 22~23일 양일간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한다. SKIET는 IPO 매력이 한껏 고조된 상황이라 국민연금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SKIET는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시장 1위 기업이다. 전방시장(전기차 배터리)이 급팽창하고 있어 고공성장이 예약돼 있다. 특히 IPO 밸류도 저렴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재 덕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LGES)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쟁에 대해 최근 극적으로 합의한 것이 SKIET IPO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분쟁으로 미국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었다. SK이노베이션에 분리막을 공급하는 SKIET도 IPO밸류에서 미국사업 기대감을 제외해야 했다.

그런데 이번 합의로 SKIET는 미국사업이 정상화됐다. 펀더멘털은 개선된 반면 IPO밸류는 그대로다. 밸류가 저렴해진 이유다.

국민연금 베팅액 확대는 딜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발행사 뿐 아니라 공모주주들에게도 유리하다. 앞선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딜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앵커투자자”라며 “국민연금 베팅액과 확약기간을 다른 기관들이 참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국민연금이 참여하면 딜이 흥행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며 “장기 확약을 걸 경우 수급 위험을 낮춰 상장 후 주가에도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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