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6월 01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드슨 베이 컴퍼니(Hudson’s Bay Company: HBC)는 캐나다의 유서 깊은 유통기업이다. 미국의 삭스 피프스 에비뉴(Saks Fifth Avenue)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로드 앤 테일러(Lord & Taylor)도 2019년까지 보유했던 회사다.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인 HBC는 조선 현종 때인 1670년 창립된 이래 350년 이상을 지속하고 있다.프랑스는 영국과 달리 나라가 풍족했기 때문에 아메리카 식민지 개척에 큰 관심이 없었다. 1534년에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가 자끄 까르띠에를 지원함으로써 신세계로 떠나는 것을 처음 허락했다. 까르띠에는 오늘날의 캐나다 지역으로 건너가 세인트로렌스강과 몬트리올을 발견했으나 탐험과 원정은 실패했고 캐나다는 그 후 60년 동안 잊혀졌다. 사뮈엘 드 샹플랭을 주축으로 국왕의 특허장을 소지한 프랑스인들이 캐나다에 본격적으로 다시 진출한 것은 1604년이다. 우여곡절 끝에 1663년 퀘벡과 몬트리올 중심으로 뉴프랑스라고 불린 지역이 프랑스 국왕의 직할지가 되었다.
1659년에 두 사람의 캐나다 모피상인이 허드슨만 유역으로 진출해 원주민들로부터 고품질의 모피를 사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은 뉴프랑스 지역의 기존 상권에 대한 위협으로 여겨져 홀대 받았다. 그래서 보스턴으로 내려가 영국인 투자자들을 물색했고 성공했다. 영국인들은 이들을 본국의 루퍼트 왕자(Prince Rupert of the Rhine)에게, 루퍼트 왕자는 사촌인 국왕 찰스2세에게 연결시켜주었다.
찰스2세는 이들의 사업계획을 지원해 1668년 허드슨만 남쪽을 중심으로 허드슨만을 둘러싸는 루퍼트랜드라는 이름의 식민지를 조성했다. 오늘날 캐나다 영토의 1/3 정도 되는 면적이다. 1670년 HBC가 설립되었고 최대주주 루퍼트 왕자는 국왕의 임명으로 HBC 초대 총독이 된다. 즉, HBC의 1대 최고경영자다. 그 이후 지금까지 HBC에서는 이사회 의장을 총독(Governor)이라고도 부른다.
루퍼트왕자의 뒤를 이은 HBC의 2대 총독은 요크공 제임스 스튜어트였는데 제임스2세로 영국 왕위에 오르면서 사임했다. 1664년 영국이 네덜란드에서 뉴욕 맨해튼 지역을 빼앗아 식민지로 편입할 때 그 이름을 붙였던 바로 그 요크공이다. 뉴욕은 뉴암스텔담에서 뉴요크로 개칭되었다.
HBC의 주력사업은 창사 이래 오랫동안 모피거래였다. 18세기 루퍼트랜드에서 이루어진 모피거래를 소재로 한 캐나다 TV드라마가 ‘프런티어’(Frontier, 2016)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모피거래가 19세기 후반부터 쇠락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HBC는 사업을 부동산과 유통업 등으로 다각화해서 오늘에 이른다. 20세기 초에 6개의 현대적 백화점 체인을 완성했다.
HBC에서는 현재 39대 리처드 베이커 총독이 재임한다. 38대 총독은 HBC 역사상 최초의 여성총독 애니타 저커였는데 37대 총독이었던 남편 제리 저커를 승계했었다. 제리 저커는 오랫동안 회사의 소수주주로 있다가 2006년에 회사를 인수해 HBC 최초의 미국인 오너가 되었다. HBC는 2008년에 베이커의 사모펀드 손에 들어갔다가 2012년에 토론토증권거래소 IPO를 통해 다시 시장에 나왔다. 2019년에도 사모펀드의 인수시도가 있었으나 무산되었고 회사는 독립과 상장을 유지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HBC는 방대한 회사의 문서와 자료를 보유하고 세심하게 관리해 왔다. 1974년까지는 런던지사에서 모든 문서를 관리하다가 그해 캐나다 매니토바의 위니펙에 있는 문서보관소에 이전되었고 이듬해 일반에 공개했다. 1994년에는 공식적으로 정부에 기증되었다. 당시 평가액이 약 6000만 달러였다고 한다. 문서가 보관된 서가 길이가 2킬로미터가 넘는다. 2007년에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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