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Briefing]현대위아, 1년 전 '충당금 환입' 착시 지우기 총력기저효과로 영업익·당기순익 70% 감소, 환입금 반영 전 수치 공개
유수진 기자공개 2021-04-27 08:32:52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1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위아가 작년 1분기 실적에 반영했던 '충당금 환입 효과' 지우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자칫 기저효과에 가려 올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1년 전 실적 개선의 주역이었던 환입금이 올해는 짐이 됐다.현대위아는 23일 '2021년 1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공시 직후 실적 관련 설명(IR)자료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현대위아는 올 1분기 매출액 1조8548억원, 영업이익 2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2.6% 늘었으나 영업익은 67.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22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765억원)보다 70.6% 줄었다.
이날 게재된 IR자료에는 '2020년 1분기 통상임금 환입효과 제외시'라는 문구가 수차례 적혀 있었다. 눈에 잘 띄도록 파란색으로 적고 밑줄도 그어뒀다. 회사 측이 강조하고자 하는 대목이라는 점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이는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것과 관련한 일종의 해명으로 보인다. 충당금 환입의 영향으로 작년 실적이 이례적으로 좋았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단순히 숫자만 보고 자칫 회사가 영업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현대위아는 작년 1분기 영업이익 845억원, 당기순이익 765억원을 시현했다. 직전년도(2019년) 1분기 146억원, 138억원이었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478.8%, 455.2%씩 증가했다.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 1830억원 중 1395억원을 환입한 결과다. 환입금은 영업손익에 797억원, 영업외손익에 598억원 반영됐다.
환입금을 걷어내고 보면 실제 영업이익은 48억원에 불과했다. 사실상 전년 대비 실적이 3분의 1 토막 났었던 셈이다. 부문별로는 차량부품이 영업이익 172억원, 기계사업이 영업손실 124억원을 기록했다. 충당금 환입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것처럼 일종의 착시가 일어났었다는 의미다.
당시에도 현대위아는 IR자료에 충당부채 환입 사실을 명시했다.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환입효과를 제외한 실제 영업익이 얼마인지, 사업부문별로 각각 얼마씩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전년 실적과 비교할 때도 환입금이 기반영된 수치를 활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작년 실적이 지나치게 좋았던 탓에 올해 급락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호재였던 일회성 요인이 올해 악재가 됐다. 이에 기저효과에 따른 왜곡을 깨끗이 지우는 방식을 택했다. 환입금을 제외한 작년 실적을 사실상 공개해 올해 실적과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회사 측은 올해 영업익과 세전이익이 환입효과를 제외한 작년 수치보다 226억원, 408억원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부문별 영업이익 역시 작년 실제 수치보다 차량부품은 248억원 늘고 기계사업은 22억원 줄었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두 사업부문은 작년 1분기 각각 755억원, 9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올해 설명을 기반으로 각각 계산해보면 작년 환입 전 영업손익이 차량부품 172억원, 기계 -124억원으로 산출된다.
현대위아 측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하락했지만 지난해 1분기 통상임금 관련 환입금이 있었던 탓"이라며 "그 부분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47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1분기 '민낯'이 공개되며 현대위아의 기계사업에 대한 고민도 함께 부각됐다. 당시 환입효과로 잠시 흑자전환했었으나 실제로는 적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계사업은 수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올 1분기에는 영업손실 146억원으로 전년(환입금 반영 전)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기계사업은 국내외 제조업 시장에서 불황이 지속돼 범용기와 공장자동화(FA)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XF 시리즈 등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재편하며 수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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