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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한화, 녹색채권으로 연기금 마음 얻었다공모채 1500억 증액 발행…분산탄 사업 매각, 신평사 복수인증으로 투자신뢰 제고

이지혜 기자공개 2021-05-04 09:29:1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30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가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모집금액의 9배에 이르는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수량의 최대치까지 증액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조달금리도 흡족한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의 개별민평금리는 이미 A+ 등급민평금리와 비교해 한참 낮다. 그런데도 개별민평금리보다 더 낮은 금리에 투자수요가 몰렸다.

주목할 점은 ㈜한화가 신규 투자자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화는 방산사업 등에 발목 잡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았다. 그러나 태양광과 수소사업에 앞장선 한화솔루션에 실탄을 지원하고자 녹색채권을 발행하면서 주요 연기금 투자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공모채 증액 발행 확정, 9000억 주문 확보

30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화가 공모채를 증액 발행하기로 확정했다. ㈜한화는 3년물 850억원, 5년물 650억원 등 모두 15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결정했다. 증권신고서에 기재했던 최대치까지 공모채를 발행하는 것이다. 당초 ㈜한화는 3년물 700억원, 5년물 300억원을 모집금액으로 설정했다.

눈에 띄는 점은 조달금리다. 3년물과 5년물 둘 다 증액 발행했는데도 개별민평금리보다 조달금리가 낮다. 증액금액 기준으로 개별민평금리 대비 3년물은 -6bp, 5년물은 -5bp에 수요가 형성됐다.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한국자산평가㈜, 키스채권평가㈜, 나이스피앤아이㈜, ㈜에프앤자산평가)에 따르면 23일 기준 ㈜한화의 개별민평금리는 3년물 1.72%, 5년물 2.25%다. A+ 등급민평과 비교해 각각 2bp, 21bp가량 낮은데 최종 조달금리는 이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29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크게 흥행한 덕분이다. ㈜한화는 이날 수요예측에서 3년물 6400억원, 5년물 2600억원 등 모두 90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9배에 이른다.

㈜한화는 올해 2월 공모채를 발행할 때에도 ‘조 단위’ 주문을 받으며 공모채를 증액 발행했다. 당시 한화는 모두 1조58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하면서 모집금액 1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공모채 발행 규모를 확대했는데 4월에도 흥행세를 이어간 셈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신용등급도 상승 기조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점차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P&I에 따르면 2018년까지만 해도 한화그룹 계열사 가운데 AA0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은 없었다. 그러나 한화토탈이 AA0 신용도로 올라선 데 이어 A+기업도 1곳에서 2곳으로 늘었다. 신용도가 떨어진 기업은 없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화학 계열사 등이 타격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녹색채권 발행, 연기금 마음 잡았다

이번 공모채는 특히 의미가 깊었다. ㈜한화가 사상 처음으로 발행한 녹색채권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오랫동안 태양광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 야심차게 추진해왔다. 이번 녹색채권 조달자금도 이를 위한 실탄으로 쓰인다. 그러나 방산사업 등에 발목 잡혀 ESG경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았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진행하는 방산사업 등의 영향으로 ESG를 강조하는 연기금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참여가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녹색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신용평가사 두 곳에서 인증을 받는 등 갖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주요 연기금 투자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녹색채권 등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을 발행할 때에는 회계법인이나 신용평가사 등 인증기관 1곳에서만 사전검증이나 인증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한화는 이번에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인증평가를 받아 각각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UN분산탄 금지협약’을 고려해 분산탄 무기사업을 완전히 중단하고 관련 지분을 매각하기도 했다. 또 다른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일부 연기금 투자자는 방산사업 때문에 한화그룹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당시 조치로 이런 걸림돌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이번 공모채를 5월 7일 발행한다.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을 차환하는 데 쓰인다. 이 차입금은 올해 3월 한화솔루션이 태양광사업과 수소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진행한 유상증자를 지원하기 위해 쓰였다. ㈜한화가 이번에 발행한 공모채가 녹색채권으로 인정받은 이유다. 대표주관업무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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