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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리포트]다른 길을 걷는 SK에너지②정유업 맏형 10년간 영업이익률 1% 미만…배터리사업 확대 불구 탈황설비(VRDS) '눈길'

이우찬 기자공개 2021-06-01 10:11:55

[편집자주]

국내 정유사는 1년 새 극과 극을 오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는 합계 4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정유 4사의 합계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올라섰다. 손에 쥐고 있는 원유는 그대로인데 유가 및 정제마진 변화에 따라 평가손익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정유업 외에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정유 4사의 사업방향과 재무구조,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15: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너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이 석유화학 사업부문 확대에 공을 들이는 사이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그린 사업에 집중 투자했기 때문이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를 친환경 미래 사업으로 정하면서 정유사업을 하는 SK에너지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2010년대 정유사들이 고도화 설비 투자에 수조원을 쓰는 동안 SK에너지에는 고도화 설비 투자가 없었다.

지난해 마무리된 1조원 규모의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는 고도화 설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지난해 3월부터 상업가동된 탈황설비의 경우 그룹이 친환경 그린을 중심으로 사업방향을 잡으면서 정유사 최초로 선제적으로 도입한 결과물이다.

SK에너지의 지난해 기준 고도화율은 25%로 GS칼텍스(34%), 에쓰오일(39%), 현대오일뱅크(41%)에 비해 낮은 편이다. 고도화율은 원유에서 휘발유, 경유, 등유 같은 경질유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 기름인 잔사유(벙커C유 등)를 다시 정제해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경질유(휘발유, 항공유 등)를 뽑아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고도화율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하는 건 정유사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장기 전략으로 평가된다. SK에너지가 고도화율 제고를 위한 설비투자를 하지 않는 건 정유를 미래사업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2012년 9월 충남 서산에 배터리 양산 라인을 구축하며 배터리사업을 본격화했다. 연간 3조~4조원을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투자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탄소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경영방향이 정해지면서 정유, 석유화학 투자가 아닌 배터리 등 그린 사업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제능력 1위...실적 변동서 취약

SK에너지는 1962년 설립된 대한석유공사에서 출발한 국내 최초 정유회사다. 울산CLX의 원유정제능력은 하루 84만배럴에 이른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2020 Worldwide Refining Survey'에서 SK에너지의 정제능력은 단일공장 기준으로 베네수엘라 파라구아나(94만배럴)에 이어 2위다.

SK에너지는 정제능력 덩치가 큰 만큼 실적 변동성도 가장 컸다. 경기 악화로 수급이 안 좋을 때 원유재고자산 평가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는 구조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정유업 실적 변동성, 그중에서도 SK에너지의 취약성을 잘 보여줬다.

SK에너지는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로 정유 4사 중 손실 폭이 가장 컸다.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4달러에 미치지 않고 1달러,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것 자체가 손실을 키우는 일이었다. SK에너지의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78.4%다. 올 1분기 기준 가동률은 63.6%다.


회사 관계자는 "손익분기점에 훨씬 못미치는 정제마진으로 정유공장을 풀로 가동하면 돌리는 만큼 손실이 나는 구조"라며 "지난해 10월부터 공장 가동률을 낮춰 보수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지난해 나란히 정유부문에서 96%, 90%의 공장 가동률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가 77%대 가동률을 기록했지만 정제능력(현대케미칼 포함)이 SK에너지와 15만배럴 이상 차이나 손실 폭이 SK에너지만큼은 아니다. SK에너지가 가동률을 최소화하는 것과 달리 현대오일뱅크의 올 1분기 기준 가동률은 88%다.

◇2011~2020년 총 영업이익률 1% 못 미쳐

SK에너지는 국제유가가 90달러 이상이었던 2011년~2014년 매출 41조원에서 최대 67조원까지 기록했다. 2015년부터 저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매출은 20조원~30조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은 20조원에 턱걸이했다.

업계 1위 정제능력으로 매출 면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실속이 떨어진다. 2011~2020년 도합 38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3조7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겨 영업이익률은 0.98%에 불과하다.

업계 2위 GS칼텍스는 같은 기간 매출 358조원, 영업이익으로 9조6200억원을 벌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같은 기간 매출 248조원, 182조원으로 SK에너지에 크게 뒤지지만 영업이익은 6조3000억원, 4조7000억원으로 더 남는 장사를 했다. SK에너지를 제외한 3사 영업이익률은 2%를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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