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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리포트]들쑥날쑥 실적...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선 정유사①2012년 정유4사 매출 172조서 지난해 73조…영업이익도 유가·수급 등에 의존

이우찬 기자공개 2021-05-31 11:01:27

[편집자주]

국내 정유사는 1년 새 극과 극을 오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는 합계 4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정유 4사의 합계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올라섰다. 손에 쥐고 있는 원유는 그대로인데 유가 및 정제마진 변화에 따라 평가손익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정유업 외에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정유 4사의 사업방향과 재무구조,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10: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정유업은 원유 도입, 석유제품 수입, 판매량에서 큰 변화 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원유도입량은 2014년 9억2752만4000배럴을 제외하면 10억~11억배럴에서 움직였다. 석유제품 수입은 3억배럴 수준이고, 내수소비는 8억~9억배럴 규모다.

정유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결국 국제유가, 정제마진, 글로벌 수급이 꼽힌다. 정유사는 유가가 급락하면 보유하고 있던 원유 재고자산의 평가손실 때문에 영업이익이 쪼그라들곤 한다.

반대로 유가가 큰 하락 없이 일정하게 유지돼도 수익성은 나빠질 수 있다. 글로벌 수급 불균형으로 정제마진이 떨어지면 정유사 매출은 늘어나도 영업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수송·운영비가 미치는 영향보다 글로벌 경기 싸이클에 따른 원유 가격 등락이 정제마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정제마진 또한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이너스(-) 정제마진 등으로 석유제품을 팔아도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면, 올해는 유가 상승으로 5월 기준 2달러 이상으로 정제마진이 회복되며 수익성을 일부 개선할 수 있었다.

배럴당 4~4.5달러의 정제마진은 정유업계에서 손익분기점을 가르는 기준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정제마진은 경기 위축, 저유가로 배럴당 1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정유 4사가 호황을 누렸던 2017년 정제마진은 7.1달러에 달했다. 결국 정유사 수익은 정제마진이 쥐락펴락한다.

출처=증권업계

◇유가·정제마진 따라 실적 출렁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패닉에 빠졌던 지난해 정유사도 최악의 실적을 피하지 못했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 4사는 지난해 도합 영업손실 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배럴당 64.32달러였던 두바이유는 그해 4월 20.39달러로 폭락했다. 사상 초유 마이너스 유가도 지난해 4월의 일이다.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항공, 자동차 등에 쓰이는 석유제품 수요가 줄었고, 공장 셧다운으로 산업 수요도 급감했다. 정유사가 보유하고 있던 원유 재고는 폭탄이 돼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 됐다.

시간을 조금 앞으로 돌리면 2010년대 최악의 해로 기록되는 2014년에도 정유사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흑자를 기록한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3사의 영업손실 규모는 1조3000억원이었다. 그해 8월까지 유가는 100달러대를 유지했으나 저유가 경쟁이 촉발되면서 그해 12월 60.23달러로 수직 하락했다. 앞서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산유국들이 원유감산 합의해 실패한 영향이었다.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의 실적도 정유업의 실적 변동성을 잘 보여준다. SK에너지의 매출은 2011년과 2012년 연결기준 60조원, 67조원에 달했다. 당시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05.98달러, 109.03달러로 1999년 통계(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이후 국제유가가 최고치를 찍은 해였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며 정체기를 보인 2015년부터 SK에너지의 매출은 20조~30조원대로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저유가를 면치 못했던 지난해 매출은 20조원이었다.


2018년과 2019년 정유사의 실적도 드라마틱한 변동성을 드러낸다. 2018년 SK에너지의 매출은 2017년 29조원에서 6조원 늘어난 35조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1조3400억원에서 8300억원으로 급감했다. 2018년 10월 배럴당 79.39달러였던 두바이유는 12월 57.32달러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 4분기를 보면 유가가 수직으로 떨어졌다"며 "정유사가 4분기 재고평가손실로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른 정유사도 마찬가지였다. GS칼텍스의 2018년 매출은 전년보다 6조원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000억원 감소했고, 에쓰오일은 같은 기간 4조원 이상 매출이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7000억원 줄었다. 현대오일뱅크도 같은 기간 매출은 5조원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5000억원 이상 줄었다.

2019년에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초중반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나 글로벌 경기가 발목을 잡았다. SK에너지는 매출 32조원으로 30조원을 넘었지만 영업이익이 2018년 8300억원에서 3800억원으로 더 쪼그라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은 전 세계 경기 자체가 좋지 않았던 해"라며 "미중 무역전쟁 심화, 중국 경기 둔화, 브렉시트 등이 수급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정제마진 자체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 1분기 정유업계의 실적 턴어라운드 또한 유가와 정제마진이 좌우했다. 보유하고 있던 원유가 유가상승,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경제 회복 기대감으로 원유 재고자산평가이익이 반영됐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4분기 배럴당 44.64달러에서 올 1분기 배럴당 60.05달러로 상승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해 4분기 4370억원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을 기록했으나, 올 1분기 1억7000만원의 재고평가이익으로 환입됐다. 다른 정유사 또한 코로나19 기저효과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모두 성공했다.

◇안정적인 수익구조 필요…석유화학 확대 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서

정유사의 실적이 국제유가 등 외부 변수에 들쑥날쑥해 더 이상 정유에만 의존할 수 없는 이유다. 정유사가 석유화학부문을 더 확대하는 것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정유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친환경사업으로 점찍고 전기차 배터리에 올인하는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면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모두 석유화학 사업 강화를 공통 분모로 하고 있다. 석유화학부문은 정유 부산물인 나프타(납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정유사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다. 정유에 비해 사업수익성 또한 높다.

정유에서 나오는 납사는 화학소재의 기초원료다. 납사를 고온에서 분해하는 과정을 거치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기초유분이 생산된다. 정유사는 이를 화학소재를 만드는 석유화학업체들한테 공급해왔다. 결국 정유사의 석유화학 사업 확대는 기존 석유화학업체들한테 공급했던 납사를 직접 활용해 화학소재를 생산하겠다는 의미다.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는 나란히 올해 석유화학 신규 공장설비 가동을 앞두고 있다. GS칼텍스는 올레핀사업에 진출한다. 올레핀의 대표 제품 에틸렌은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릴 만큼 다양한 산업의 기반 원료로 쓰인다. 회사는 에틸렌 연 70만톤, 폴리에틸렌 연 50만톤 규모 생산을 예상한다. 현대오일뱅크도 석유화학 신사업으로서 연간 폴리에틸렌 75만톤, 폴리프로필렌 4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앞서 2018년말 석유화학 1단계 프로젝트였던 RUC(잔사유 고도화 시설), 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 공장을 가동하며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2월 석유화학 사업부문 2배 이상 확대를 골자로 하는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는 정유부문의 실적 변동성이 워낙 크다보니까 매출은 유지해도 고부가가치 사업부문인 석유화학 등을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이고 다양한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출처=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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