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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삼성물산 상사부문, 투자 패턴 변화 배경은?③대내외 리스크 대응, 보수적 재무 기조 유지...대규모 자원개발 등 빅딜 투자 '스톱'

박상희 기자공개 2021-06-09 11:00:44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4일 14: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삼성그룹의 사법 리스크 중심에 있는 계열사다. 주력인 상사와 건설부문 이외에도 패션·식음·바이오부문까지 사업영역이 다양하다. 재무계획을 짜는데 있어 다면적이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이유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각 사업부문에서는 독자적인 재무전략을 구사하기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신사업 개발을 통한 사업다각화와 수익성 제고가 절실한 상사부문에는 특히 아쉬운 점이다.

삼성물산은 2015년 합병 이후 글로벌 유가 하락 따른 경기 침체, 중국 경제재제,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경영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되는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해 외형 확대보다는 안정적 수익기반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2015년 부채비율 131%→2020년 65% 하락...보수적 재무기조

2015년 합병 당시 야심찬 성장 목표(2020년 매출목표 19조6000억원)를 밝혔던 상사부문은 이후 외형 성장에서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변경한다. 이는 상사부문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전사에 적용됐다.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레버리지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부채비율을 낮추는 보수적인 재무정책 기조가 시작됐다.

삼성물산의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2015년말 기준 131%를 기록했다. 2017년 95.02%, 2018년 88.06% 수준으로 점차 낮아졌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추세를 기록하며 2020년말 기준으로는 65%를 기록했다. 올 1분기 부채비율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 감소는 적극적인 차입금 상환으로 부채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삼성물산의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조6340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인 유출 내역을 살펴보면 배당금 지급(약 3299억원), 유동성장기채무 상환(6021억원), 장기차입금의 조기상환(1038억원) 등이다.

눈에 띄는건 장기차입금 조기상환이다.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의 기한을 연장하거나 차환 발행하지 않음은 물론 더 나아가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상환기일까지 여유가 있는 장기 차입금까지 미리 갚았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이 얼마나 재무구조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적극적 차입금 상환 정책 영향일까.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감소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17년 2조9932억원에서 2019년 2조704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2020년말 기준으로는 2조402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연결기준 자산(54조3317억원)의 4.42%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내외 리스크 대응, 대규모 프로젝트 투자 주춤...친환경 미래분야 주력

삼성물산의 보수적 재무 기조는 오너 리스크 영향 외에도 상사 부문의 성장 전략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 대규모 레버리지를 일으켜 사세를 확장하기보다는 경영 안정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해석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 하에 트레이딩 경쟁력 기반 사업 확대, 저수익 사업 정비, 비효율 자산 매각 등 경영체질 개선에 노력했다. 대내외 리스크에 대응하면서 상사부문의 투자규모도 급격히 축소됐다.

합병 이전 삼성물산의 2014년 총 투자금액 1720억원 가운데 상사부문 투자금액은 145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건설부문 투자금액은 270억원에 그쳤다. 합병 이후인 2015년부터 상사부문의 투자금액은 급격히 축소되기 시작한다. 2015년 974억원의 투자금액을 기록한 이후 2016년 137억원, 2017년 93억원, 2018년 129억원, 2019년 133억원, 2020년(3분기말 누적) 80억원의 시설,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 내용도 달라졌다. 2015년까지는 자원개발, 발전·플랜트 투자, 신재생 에너지 투자를 위한 지분 취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건물·설비 등 생산성 제고를 위한 목적 투자가 대부분이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016년 이후 삼성물산 상사부문에서 대규모 자금이 수반되는 자원개발보다는 기존 사업의 생산성 제고와 신재생 등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라며 "신재생에너지 등 일부 사업 투자를 감안하면 연간 500억~6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진다"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기존 상품 중심의 무역업에서 탈피해 트레이딩, 자원 개발 등으로 사업구조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해외자원개발 부문은 석유, 가스, 광물 등의 자원개발을 위해 주로 지분취득 형태로 사업에 참여해왔다. 단순 지분참여에서 벗어나 자원개발, 건설 및 플랜트, 기간산업 및 정보통신을 함께 묶은 '패키지형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은 오너 리스크 등으로 인해 최근 몇년 간 사업 확장이나 대규모 투자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자금 지출을 수반하는 투자도 주춤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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