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잠재 인수후보군 점검]현대차 미완의 과제, '지배구조 개편' 지렛대 될까현대글로비스 지배구조 재편방안 '핵심' 여전…M&A시 기업가치 향상 기대
김경태 기자공개 2021-07-06 15:11:28
[편집자주]
HMM은 약 5년전 해운업이 침체하면서 현대그룹에서 분리됐다. KDB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다 작년부터 해운업이 회복되면서 반전을 이뤘고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를 거듭하고 있다. 주가도 드라마틱하게 급등했다. 산은이 HMM을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할 적절한 타이밍이 도래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벌써부터 잠재 인수후보자가 거론된다. 더벨이 HMM 새주인 후보자들의 거론 이유와 시너지 효과, 자금력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1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와 더불어 유력한 원매자로 꼽히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그룹 계열사 중 해운업을 하는 현대글로비스를 내세워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미완의 과제'와도 관련이 있다.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라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이 때문에 현대글로비스가 HMM 인수를 통해 가치를 증대시켜 사업적 시너지는 물론 지배구조 개편의 추진 동력으로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글로비스,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HMM 인수 통한 지분가치 상승 관측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8년3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방안의 중심에 선 계열사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다.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해 핵심부품·투자사업을 존속법인으로 만들고 모듈·AS부품사업을 떼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려 했다.
하지만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글로벌 양대 의결권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의 반발에 부딪혔다. 반대의 가장 큰 이유는 분할합병비율 때문이었다. 당시 현대모비스 분할부문과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은 2.92대1이었다. 분할부문 주식 1주를 현대글로비스 합병신주 2.92주로 교환하는 셈이었다.
분할합병비율을 고려하면 기존 현대모비스 주주에 1주당 교부되는 현대글로비스 신주는 0.61주다. 이때문에 현대글로비스 주주에는 유리하고 현대모비스 주주에는 불리한 분할합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엘리엇과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은 분할합병 비율에서 현대모비스 분할부문의 가치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현대모비스 전체 매출에서 모듈·AS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인데 순자산가치 기준 분할비율이 0.21에 불과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불과 두 달 만에 전격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철회했다.
3년전 방안은 현대차그룹의 지분 구조상 예견된 측면이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그룹의 주력사인 현대차의 최대주주이고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이 1대주주라는 점 때문이다.
오너가로서는 현대모비스의 지분 매입 부담을 낮춘 상황에서 지배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이 최대주주인 곳으로 지분 가치를 높여 지배구조 개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이었다. 기아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입 또는 교환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보하는 방식을 추진했던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3년전 지배구조 개편을 철회한 뒤 각종 주주친화 정책, 이사회 개선, ESG 경영 강화 등을 적극 추진했지만 지분 구조 재편에 대해서는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으로의 지분 승계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예의주시해왔다. 현재 시장에서 여러 개편안이 거론되는데 정 회장 부자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가치를 높여야한다는 것에는 이견을 찾기 어렵다.
3년전 방안을 재추진하든, 오너가 지분을 가진 현대차 주식을 현대모비스에 현물출자하는 것 등 다른 방식을 택하든 정 회장이 1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가치가 높아지는건 지배구조 개편 재원 마련의 핵심으로 지목된다.
◇현대글로비스, M&A 카드 활용시 단기간에 기업가치 향상 가능
현대글로비스는 크게 물류, 유통, 해운사업을 한다. 인오가닉(inorganic) 전략으로 대규모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경우 초반 자금부담은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와 정 회장의 지배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과 맞물려 HMM 인수전에 등판할 수 있다는 관측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이미 해운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업과 동떨어진 M&A가 아닌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사업부문 중 CKD 부품 및 상품판매를 하는 유통 부문이 작년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1.48%로 가장 크다. 그다음은 물류로 33.91%이다.
해운은 14.62%를 차지해 가장 작다. 하지만 HMM을 인수하면 전체 사업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 자동차운반 외에 컨테이너선 역량을 비약적으로 강화해 단숨에 '해운 강자'로 거듭날 수 있다.
HMM을 인수하면 현대글로비스의 몸집은 급격히 커진다. 현대글로비스와 HMM의 작년 실적을 단순 합칠 경우 매출은 22조9332억원, 영업이익은 1조6429억원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작년 연결 매출·영업이익과 비교하면 38.8%, 148.1% 증가한다. 단순합계 자산은 20조2720억원으로 2배 가량, 자본은 6조7540억원으로 33%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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