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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시스템 점검]'내부임원'이 평가하는 현대차 사외이사, 독립성 영향은⑥동료·외부 의견 미반영, 평가 결과가 재선임 여부에 영향

유수진 기자공개 2021-07-06 15: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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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감독,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위한 사외이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 후보군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고 추천·선임되는지는 기업마다 사실상 베일에 싸여 있는 상황이다. 후보군 관리, 추천 경로 공개 등을 요구하는 금융사지배구조법과 달리 비금융 기업은 사외이사후보 추천 시스템이 자율에 맡겨져 있다.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후보추천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1일 16: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는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하게 사외이사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매년 말 이사의 연간 활동을 평가해 추후 재선임 여부 검토시 참고자료로 삼는다. 적절한 평가는 직무수행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책임감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후보풀 관리와 더불어 사외이사 제도가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장치 중 하나다.

다만 현재 적용하고 있는 평가제도가 공정하고 객관적인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 평가 주체가 '회사 내부 임원'이기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나 동료 사외이사, 외부 전문가 등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자칫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가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상장사들에 공시 의무를 부여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는 '사외이사 활동의 평가' 관련 항목이 있다. 개별 실적에 근거한 활동내역 평가로 사외이사의 적극적인 직무수행을 유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거래소는 평가 결과를 보수 산정과 재선임 추진에 반영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4개사의 '2020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 현대차만 유일하게 사외이사 평가 시스템을 갖췄다. 매년 연말에 사외이사의 연간 활동내용을 바탕으로 △성실성 △공정성 △전문성 △리더십 등을 평가한다. 2018년 첫 보고서 공시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 가이드라인과 다른 점이 있다면 평가 결과가 보수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는 것이다. 독립성 보장 등의 이유다. 현대차 측은 추후 재검토가 필요하다면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충분한 논의 후 반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현재로서는 평가 결과를 재선임 여부 판단에만 활용하고 있다.

<출처:현대차 '2020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눈에 띄는 건 '평가 담당자'다. 구체적으로 어떤 임원인지 밝히진 않지만 "회사 내부 임원에 의한 자체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짧게 적혀 있다. 별도의 외부평가나 동료평가(상호평가), 자기평가 등은 없다. 지난해 사외이사들이 실제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사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들이 사외이사를 평가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몇명인지는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통상 일방평가는 대상자의 자질과 능력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평가자의 주관이나 편향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고자 평가주체를 다양화한 다면평가를 시행하는 것이다. 특히 회사 내부 임원의 사외이사 평가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사가 평가 결과를 의식해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현대차는 사외이사 선임 과정이 선진화됐다고 보긴 어려운 기업이다. 재작년(2019년)부터 일반주주들이 추천한 후보를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는 것 외에 보통 사외이사 후보를 어떻게 물색하는지, 별도의 예비후보군을 꾸려 상시 관리하는 지 등은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상법상 기준(사외이사 과반)만 간신히 충족할 뿐 최근 몇년 새 높아진 재계 눈높이엔 다소 뒤떨어진다. 사추위에 사외이사 뿐 아니라 사내이사도 참여하고 있다. 사외이사 비중(60%)이 더 높긴 하지만 사외이사로만 위원회를 꾸리는 기업이 점차 늘고 있는 재계 전반의 흐름에 발을 맞추진 못한다.


대표이사인 정의선 회장도 사추위 위원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 이사회 산하 4개 위원회(감사위·지속가능경영위·보수위·사추위) 중 유일하게 사추위에 참여하고 있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독 기능을 하는 사외이사를 최고경영진이 제손으로 추천하는 격이라 바람직하다고 보긴 어렵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사외이사 제도의 '모범생'로 꼽히는 KB금융지주의 사례를 살펴보면 차이가 확연이 드러낸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평가를 내부 인력과 동료(다른 사외이사)로 이원화해 실시하고 있다. 객관성 제고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 놓은 것이다. 이사회와 위원회 출석률 등 정량적 지표를 참고해 정성평가를 실시하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정해뒀다.

<출처: KB금융지주 2020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특히 각 사외이사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통해 외부에 모두 공개한다. 각 이사의 직무수행은 △충실성 △전문성 △리더십 △기여도 등 항목별로 나눠 구체적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보니 사외이사 평가 관련 내용이 일곱 페이지에 달한다. 현대차는 한 페이지 분량도 채 되지 않는다.

KB금융지주는 외부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이유도 밝히고 있다. "사외이사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공신력 있는 외부 평가기관이 없다"는 이유다. 그러면서 "내부 자료의 유출 가능성 등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외부평가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기아는 사외이사 평가를 아예 실시하지 않고 있다. 향후 필요시 장단점과 결과 활용성 등을 고려해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평가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재선임 혹은 보수와의 연동도 전혀 없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사외이사를 평가하지 않았으나 올해 관련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마찬가지로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현대글로비스는 그 이유로 '독립성 저해 가능성'을 든다. 평가 자체가 사외이사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향후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저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회의 참석률과 기여도, 전문성 등 종합적인 기준에 따라 매년 정기적으로 평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공정한 내부평가 기준을 정립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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