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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잠재 인수후보군 점검]‘양질의 M&A’ 공언 현대글로비스, 현대상선 영광 재현할까컨테이너·벌크·자동차운반 등 포트폴리오 완결, 내부거래 비중 축소 가능...그룹 주력 3사 현금유동성 약 59조

김경태 기자공개 2021-07-06 15:11:35

[편집자주]

HMM은 약 5년전 해운업이 침체하면서 현대그룹에서 분리됐다. KDB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다 작년부터 해운업이 회복되면서 반전을 이뤘고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를 거듭하고 있다. 주가도 드라마틱하게 급등했다. 산은이 HMM을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할 적절한 타이밍이 도래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벌써부터 잠재 인수후보자가 거론된다. 더벨이 HMM 새주인 후보자들의 거론 이유와 시너지 효과, 자금력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2일 09: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가 HMM 잠재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으로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지목된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가 사업적인 차원에서도 HMM 인수를 고려할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가도 있다. 작년부터 '양질의 M&A'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라 인수전에 등판하더라도 어색하지 않다.

컨테이너선 중심의 HMM 인수를 통해 기존 벌크와 자동차운반선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과거 현대상선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의 숙원인 논캡티브 마켓(Non-Captive Market·외부시장) 매출을 대대적으로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현 HMM의 주가를 감안하면 홀로 인수하기에는 자금부담이 없지 않지만 그룹 주력사들의 도움을 고려하면 실탄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현대글로비스, 해운업 역량 비약적 확대·'숙원' 논캡티브 비중 상승 기대

현대글로비스는 작년 10월 3분기 잠정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신사업을 위해 양질의 M&A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뒤 작년 12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 현대모비스와 함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올 2월에는 NDR에서 M&A 투자를 이어가겠다 밝혔다. 당시 공개한 연내 투자금 8000억원 중 선박 관련 투자가 3000억원으로 가장 많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만큼 현대글로비스가 해운업 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증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사업부문 중 해운사업은 자동차운반을 주력으로 하는데 애초 외부의 기업이 대부분 담당했다. 현대그룹이 2000년 분할되는 과정에서 현대상선(현 HMM)은 고(故) 정몽헌 회장측으로 넘어갔다.

그러자 현대차그룹은 해외업체와 합작해 '유코카캐리어스'라는 해운사를 만들었다. 이곳은 2002년12월 현대상선의 자동차운송사업부문 인수해 탄생했다. 지분은 발레니우스와 빌헬름센이 각각 지분 40%씩 총 8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분율은 각각 12%, 8%로 유코카캐리어스를 공동기업 및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현대상선과 현대차그룹간 장기해상운송계약을 이전받았다. 2009년까지 현대차와 기아가 자동차를 해상으로 수출하는 물량의 운송을 100% 담당했다. 그후 현대차그룹은 유코카캐리어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이를 대신해 부상한 곳이 현대글로비스다. 현대글로비스는 2010년 자동차 해상운송사업에 진출했다. 현대차와 기아 물량을 점차 맡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선대를 확장하면서 유코카캐리어스의 입지가 애매해졌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에 자동차운반 임무를 완전히 맡기지도 못했다. 일감몰아주기 지적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의 해운사업을 확대를 통한 기업가치 향상을 노리고 싶지만 이도저도 어려웠던 셈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다. 작년 연결 기준 전체 매출 중 특수관계자를 통해 올린 매출 비중은 71.8%다. 올 1분기에는 73%로 전년 동기보다 0.3%포인트(p) 상승했다.

이런 고민은 HMM을 인수한다면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HMM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전체 연결 매출 중 10% 이상을 차지하는 고객이 없다. 올 1분기에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다양한 고객과 거래하고 있어 현대글로비스가 인수하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출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그룹 계열사에 원재료를 공급하는 일도 더 긴밀하게 진행할 수 있다. HMM은 2010년 현대글로비스와 선박 2척을 용선해 철광석을 실어나르는 20년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현대글로비스, 현금 유동성 2조 상회…그룹 주력 3사, 약 59조 보유

현대글로비스의 올 1분기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2756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은 1조922억원이다. 합계는 2조3677억원이다. M&A에 대규모 금액 동원이 가능한 셈이다.

현재 HMM의 주가를 고려할 현대글로비스가 홀로 인수를 추진할 경우 자금 마련이 벅찰 수 있다. 이달 1일 HMM 보통주 종가는 4만4200원이다. 산은이 전환사채(CB) 전환 후 보유한 지분(24.99%)에 종가를 단순 대입하면 4조4730억원이다. 범(凡) 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가진 지분 6.06%는 1조841억원, 해양진흥공사의 3.44%는 6163억원이다. 3곳이 보유한 HMM 지분 합계는 6조1735억원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주력 3사인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실탄을 지원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 1분기말 기준 현대차의 연결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기타금융자산 합계는 30조6469억원으로 전년말보다 2.2% 증가했다. 기아와 현대모비스의 연결 현금유동성은 16조6360억원, 11조5811억원으로 각각 13%, 0.7% 늘었다. 3사 합계는 58조8640억원으로 4.8% 확대됐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국내외에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 대비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은 자금 지원의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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