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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가상자산거래소-금융위 사이에서 '눈치' 빗썸·코인원 재계약 결정 연기, AML관련 추가 정밀검사 돌입

손현지 기자공개 2021-07-05 07:40:14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2일 15: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및 코인원과의 재계약 여부를 두고 눈치를 살피는 모양새다. 당초 재계약에 무게를 뒀었지만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활성화에 부정적 기조를 보이고 있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은행권 중 유일하게 두 곳의 거래소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결정이 다른 은행들이 뒤를 따르는 잣대로 작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고민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빗썸 및 코인원과의 실명계좌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시일을 기존 7월 말에서 오는 9월 24일까지 두 달 정도 미뤘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재계약쪽에 무게를 뒀는데 기조가 사뭇 달라졌다. 지난달 초부터 현장실사를 진행했고 이번에는 추가적으로 당국의 특금법 기준에 부합하는지까지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아직 추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라 재계약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며 "고위험항목을 검사하고 계좌분리 보관여부나 보안시스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기조변화는 금융당국의 기조 변화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국은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가상자산거래소의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심사 과정에서 AML 이슈 등이 발생할 경우 은행들 역시 '1차 책임 소지'를 면할 수 없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농협은행 입장에서 보면 당국이 '엄포'를 놓은 상황인 만큼 가상자산 거래소들과 곧바로 재계약을 선언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금법 시행 상황도 고려해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당국은 오는 9월 24일까지 은행들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계약을 맺고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등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영업을 제한키로 했다. 때문에 특금법 절차를 최대한 존중해 신고기한까지 계약을 미뤄뒀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동안 최대한 감지하지 못했던 자금세탁방지(AML) 이슈 등 추가 위험요소를 보다 살펴보려는 목적도 있다. 자금세탁은 국내는 물론 해외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천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징계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중대한 이슈다. 세계 금융감독 기준 제정이나 바젤은행감독위원회(바젤위원회)도 가상자산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최근 당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전언이다. 농협은행은 지난주부터 금융위원회가 가동하고 있는 '가상자산TFT'의 현장컨설팅반에 합류한 상태다. 은행권을 대표해 자금세탁방지(AML)관련 인력들은 금융위·금감원, 코스콤, 거래소, 예탁결제원 관계자들과 함께 거래소로 파견나가 실사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코빗)과 케이뱅크(업비트) 역시 컨설팅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빗썸 및 코인원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특히 농협은행이 젊은 MZ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암호화폐 계좌개설 제휴 서비스도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이 가장 많은 고객군은 20대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전북은행 등 일부 은행들 역시 가상자산거래소와의 제휴에 관심을 갖고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농협은행으로선 어떻게서든 빗썸, 코인원과의 계약을 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다만 금융당국의 우려섞인 시선까지 동시에 감당해 내야하는 만큼 난감한 입장일 것"이라고 전했다.

농협은행은 디지털 신사업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TFT를 가동 중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가상자산 보관 모델 개발 작업이다. 미술품, 화폐 등 다양한 유·무형의 자산들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추세에서 이들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 거래, 투자하는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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