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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포트폴리오 시프트]현대오일뱅크, 더 이상 '정유사'이길 거부한다①현대케미칼 통해 올레핀 사업 진출 가시화, 수소·바이오로 영역 확대 예고

박기수 기자공개 2021-08-18 09:51:08

[편집자주]

그간 국내 정유업계의 고민은 정유업의 일관적이지 못한 수익성이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유업체들의 선택은 정유업과 긴밀히 연계되는 석유화학업이었다. 정유사들은 진입장벽이 높은 올레핀계열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전문 석유화학업체 못지 않은 사업 다양성을 지니기 시작했다. 이제 시장은 정유사가 기후변화를 인식하고 이에 맞춘 새로운 답안지를 내놓길 요구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정유 4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현주소와 그에 따른 재무적 변동사항을 모니터링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1일 16: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4대 정유사 중 한 곳인 현대오일뱅크를 앞으로 '정유사'로 정의할 수 있을까.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밝힌 계획대로라면 9년 뒤 회사의 매출 중 정유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낮아진다. 현재는 이 비중이 85%다. 이만큼 급진적인 변화를 예고한 곳은 국내 정유사들 중 현대오일뱅크가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대오일뱅크의 '탈(脫) 정유' 기조는 최근 시작된 것은 아니다. 정유업은 업의 특성상 석유화학업과 밀접히 연계돼있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물질인 '나프타(Naphtha)'는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화학제품의 원료다. 정유업체들은 이 나프타를 석유화학업체에 단순 공급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석유화학업계에 진출했다.

현대오일뱅크도 마찬가지다. 현대오일뱅크의 방식은 '합작'이었다. 2009년 11월 현대오일뱅크는 일본 코스모오일과 5대5 합작을 통해 방향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현대코스모'를 설립했다. 2014년에는 롯데케미칼과 6대4로 합작해 '현대케미칼'을 세웠다.



특히 이중 눈여겨볼 곳은 '현대케미칼'이다. 현대케미칼은 국내 정유사와 석유화학사 간 최초의 합작 법인이다. 하루 약 17만배럴의 콘덴세이트 원유를 정제해 연간 140만톤의 혼합자일렌(MX)을 생산한다.

MX 생산 외 현대케미칼이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이유는 따로 있다. 현대케미칼의 존재로 현대오일뱅크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올레핀 제품의 생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대케미칼은 2018년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15만평 부지에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Heavy Feed Cracker)를 건설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연내 HPC의 상업생산을 기대 중이다.

HPC의 상업생산이 개시되면 현대오일뱅크는 어느 석유화학업체 못지 않는 석유화학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올레핀계열 제품은 현대케미칼의 HPC에서, 방향족계열 제품은 현대케미칼(MX)과 현대코스모에서 생산한다.

석유화학 사업의 매출은 정유업에 비하면 5분의1 이하 수준이지만, 수익성만큼은 이미 정유업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올해 역시 상반기 기준 석유화학사업의 영업이익률은 7.5%인 반면 정유업 이익률은 1.9%에 그친다. HPC 상업가동이 시작되면 석유화학 사업군의 외형과 수익성 증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석유화학업계로의 진출로 현대오일뱅크가 얻은 또 하나의 이점은 일관된 수익성이다. 정유업은 업의 특성상 예측하기 힘든 유가와 그에 따른 정제마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작년 러시아-사우디 간 유가 전쟁으로 유가가 급락하자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한 정유사들은 대규모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흐름은 있지만 비교적 일관적인 수익성을 내는 석유화학 사업이 정유업의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석유화학업체로의 변신 후 현대오일뱅크는 두 번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블루수소·화이트바이오 사업군으로의 진출이다. 기후변화와 친환경 사업에 대한 업계 요구에 내놓은 현대오일뱅크만의 답안지다. 현대오일뱅크는 '비전2030'을 통해 2030년 정유업 매출비중을 45%로 줄이고, 3대 친환경 미래사업(블루수소·화이트바이오·친환경화학소재)의 영업이익 비중을 7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출처: 현대오일뱅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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