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신동사업 안정화' 등급 상향 청신호 [Earnings & Credit]'구리가격 2배 급등' 분기 최대 실적, 방산부문도 호조
남준우 기자공개 2021-08-02 13:21:23
이 기사는 2021년 07월 30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A0·긍정적)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에 이은 실적 호조세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신동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원재료인 구리 가격이 작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이후에도 가격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신용도에 큰 변수로 지적됐던 신동 사업 변동성이 줄어 등급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상반기 실적, 전년비 매출 40%, 영업이익 770% 증가
풍산은 최근 2021년 2분기 매출액 9324억원, 영업이익 1064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5800억원)은 59.2%, 영업이익(210억원)은 406.8% 증가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잠정실적을 반영한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조6486억원, 영업이익은 1689억원이다. 작년 상반기 대비 매출(1조1611억원)은 41.9%, 영업이익(193억원)은 772.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5배 이상이나 증가한 1262억원이다.
풍산의 사업부문은 '신동'과 '방산'으로 나뉜다. 신동 사업은 구리나 구리 합금 제품을 생산하며, 방산 사업은 탄약과 스포츠탄을 제조해 판매한다. 2020년 기준 전체 매출의 약 70%는 신동, 약 30%는 방산이 차지했다.
신동사업이 실적을 이끌고 있다. 신동사업은 구리나 구리 합금을 펼치거나 늘려서 판, 관, 봉, 선 등을 만드는 것이다. 구리 원자재 가공 사업이기 때문에 구리 가격의 상승분이 제품에 반영된다.
구리 가격 등락에 따른 매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풍산의 실적이나 주가 추이는 구리 가격 추세와 비슷하게 흐른다.
강한 원자재 변동폭은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친다. 2018년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풍산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자 '긍정적' 아웃룩을 부여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019년 이후 구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나빠지자 다시 '안정적' 아웃룩을 부여했다.
◇한기평 '긍정적' 아웃룩, 상향 트리거 충족
신용평가업계는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구리 가격은 7월 톤당 9000달러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5월 사상 최고치인 톤당 1만232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근 하락세에 놓여있지만 여전히 작년보다는 두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가격 상승으로 분기 적용 구리가격이 전분기 대비 17% 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메탈 게인(Metal Gain)이 당초 예상치보다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메탈 게인이란 철강 가격 상승분과 재고자산 매입가의 시세 차익을 의미한다. 철강사는 보통 재고자산 비중이 높다. 철강 가격이 오르면 싼 가격에 매입했던 재고자산이 팔릴 때는 높은 가격으로 책정된다. 차액 만큼 높은 영업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락세에 3분기 메탈 게인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작년보다는 좋은 상황"이라며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이상 향후 구리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신용도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밝혔다.
방산 부문 실적도 견조하다. 키움증권 이종형 연구원은 풍산이 방산 부문에서 2분기에만 19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9.8% 증가한 수치다. 작년부터 시작된 미국 탄약시장 초호황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잇따른 호재로 10년 만에 A+ 등급 진입을 넘볼 수 있게 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4월 진행한 본평가에서 풍산 회사채 신용등급(A0)에 '긍정적' 아웃룩을 부여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풍산 회사채 신용등급 상향 트리거로 'EBITDA/마진 8% 이상', '순차입금/EBITDA 3.5배 이하'를 제시했다. 작년 'EBITDA/마진'은 8.6%, '순차입금/EBITDA'는 3배로 이미 상향 트리거를 충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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