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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윈텍, 이례적 발행가액 확정…80억 초과 유입 [유증&디테일]①청약일 직전 주가 폭등, 유동성 위기 속 '재무 안전판' 마련

방글아 기자공개 2021-08-04 08:20:18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업체 '광진윈텍'이 유상증자 흥행에 성공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재무적 안전판을 확보했다. 차입금 상환 일정에 쫓겨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확정 발행가액이 당초 예상보다 50%가량 오른 덕분이다.

이달 초부터 미래차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청약일 직전까지 주가가 치솟은 것이 증자 성공으로 이어졌다. 목표액 보다 80억원 이상 더 많은 자금을 유입 받게 된 광진윈텍은 초과액을 예비비로 편성해 금융상품 투자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광진윈텍은 최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286억원을 모집했다. 발행 물량이 모두 구주주에서 소화돼 일반공모 없이 빠르게 절차를 마칠 수 있었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12일이다.

눈길은 확정 발행가액에 쏠린다. 유상증자를 결정한 지난 5월말 예정 발행가액(2610원) 보다 1.43배 증가한 3720원에 확정됐다. 이로써 당초 목표했던 201억원 보다 85억원 이상 추가 유입된다.

이렇다 할 사업적 호재를 제시하지 못한 채 부채 만기 상환에 쫓겨 유상증자에 나섰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사례다. 이는 지난달 초 무렵부터 미래차 수혜주로 주목받고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기 시작하며 가능했다는 평가다. 시트히터·발열핸들 등을 전문으로 하는 광진윈텍은 현재 현대·기아차 자율주행 전기차에 적용될 냉난방 히터를 개발 중이다.

지난달 1일 이후부터 청약일 직전 3거래일인 7월16일까지 주가가 40%가량 올랐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할인율 적용받고 신주를 매입할 수 있게 된 주주들이 매수를 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셈이다. 이후 상승세는 계속돼 지난달 29일(종가 기준) 현재 7060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1·2차 발행가 중 낮은 가액을 선택하는 통상적인 방법이 아닌 청약일 전 3~5거래일 가중 산술평균 주가를 기준 주가로 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발행가액을 확정했다. 여기에 할인율 40%가 적용돼 이 기간(7월14~16일) 가중 산술평균 주가 6200원의 60%인 3720원이다.


투자 매력도가 낮아 2달 전 할인율 30%를 적용하기로 했던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하다. 광진윈텍은 200억원 조달에 나서면서 자금 사용목적을 차입금 상환으로 정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올해 1분기 말(연결 기준) 27.0% 수준이지만, 1년 내 갚아야 하는 비중은 79.8%에 달했기 때문이다.

광진윈텍의 유동자산은 올해 3월 말 기준 487억원으로 유동부채(397억원)를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80% 이상이 회수하지 못한 채권과 아직 팔리지 않은 재고로 묶여 있어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은 154억원인 반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78억원에 불과했다.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금융 지원을 위한 대출상품인 온렌딩대출을 2015~2018년 사이 한꺼번에 끌어다 쓴 것이 원인이었다.

이로 인해 90억원 규모 차입금 만기가 올해 연말까지 일시에 도래하게 됐다. 1%대 저리에 만기를 감안하지 않고 단기간 크게 레버리지를 일으킨 것이 부메랑이 된 셈이다. 이 밖에도 작년 6월 말부터 올해 4월까지 무역자금 마련을 위해 빌린 40억원의 만기가 연중 도래한다. 내년 3월까지 추가로 갚을 돈도 24억원 더 있었다.

이번 유상증자 흥행으로 광진윈텍은 반전을 맞았다. 차입금 상환 명목으로만 208억원을 조달하면서 아직 만기가 임박하지 않은 54억원까지 추가로 갚을 수 있게 됐다. 유상증자 시 밝힌 계획대로 상환하면 향후 장단기차입금은 5억원만 남게 된다.

또 발행가액 상향으로 추가 유입된 78억원은 예비비로 편성한다. 유동성 위기에서 무차입 경영 상태로 반전을 맞은 셈이다. 광진윈텍은 예비비를 금융투자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의 무차입 경영 상태를 지속해 나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략적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진윈텍 관계자는 "당장은 수시 입출이 가능한 예금 형태로 보관하면서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다만 여러 투자 상품 제안이 들어와서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처럼 일시에 대규모 차입을 일으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무차입 경영을 유지해 나갈지 여부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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