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시공능력 점검]삼성엔지니어링, '산업설비' 공사실적 2년째 1위 유지토건 기준 19위로 떨어진 반면 산설 순위는 상승…플랜트 위주 사업구조 원인
고진영 기자공개 2021-08-27 07:44:39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4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유난히 시공능력 평가순위가 들쑥날쑥한 편이다. 큰 폭의 등락을 자주 반복하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3계단이 하락했다. 다만 토목건축 중심의 시평 순위 변화는 삼성엔지니어링에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실적 대부분이 ‘산업설비’로 분류되는 플랜트로 채워져 있어서다.실제 토건이 아닌 산업설비를 기준으로 평가한 시공능력 순위를 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10위 안쪽을 꾸준히 수성하고 있다. 특히 산업설비 ‘공사실적’의 경우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통상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토목건축’ 부문에서 줄을 세운 순서를 말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2021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9위로 작년(16위) 대비 순위가 내려앉았다. 2016년 41위, 2017년 14위, 2018년 28위, 2019년 25위 등 순위 변화를 좀처럼 종잡기 힘들다.
삼성엔지니어링으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간판사업이 플랜트인 만큼 비주력인 토목건축 중심의 시평에서는 제대로 평가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철도공사 등 대형 토목공사를 진행하면서 상위권에 머물기도 했으나 이를 끝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플랜트 사업에 전력을 쏟고 있다.
실제 산업설비 분야에 기반해 따로 산정되는 시공능력평가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6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7위에서 한단계 오른 위치다. 산업설비 시평액은 5조3440억원으로 계산됐는데 5조원을 넘긴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시평액을 항목별로 살피면 특히 공사실적액은 삼성엔지니어링이 3조49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2위인 GS건설(2조2012억원)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공사실적만 따졌을 때 삼성엔지니어링은 2012년부터 10년 동안 8회 1위에 올랐다. 2016년과 2019년 GS건설에 선두를 내주긴 했으나 나머지는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산업설비 공사 가운데서도 삼성엔지니어링은 ‘기타산업·환경설비공사분야’에서 대부분의 실적을 내고 있다. 주력인 화공 플랜트와 비화공 플랜트가 모두 이 분야에 잡힌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은 매출이 화공플랜트와 비화공플랜트로 나뉘어 구성되며 비화공플랜트는 산업플랜트와 발전·환경 플랜트 등으로 이뤄진다.
작년의 경우 삼성엔지니어링은 화공플랜트에서 3조3476억원, 비화공플랜트에서 3조3775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년 대비 화공은 16.3% 늘었고 비화공은 3.2% 줄었다. 수주 역시 화공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2019년보다 2조 6000억원 가량 많은 9조6000억원어치의 신규수주를 지난해 따냈다. 이중 57.4%가 화공이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플랜트를 만들기 위해 공정별로 진행되는 공사 중에 일부 진행되는 토목건축공사만 토건 시평에 잡히고 있다”며 “매출은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뛰어난 공사실적에도 불구 산업설비 시평 순위가 6위로 밀린 이유는 경영평가액 때문이다. 시평액은 공사실적액과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을 합쳐 산정된다. 올해 삼성물산의 경영평가액이 6조5000억원으로 압도적이었고 그 뒤를 잇는 현대엔지니어링이 4조8000억원, GS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도 모두 3조원대의 경영평가액을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경영평가액이 1조7742억원에 그쳤다. 경쟁자들에게 뒤처지긴했으나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2018년 경영평가액이 3000억원대에 불과했던 것에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점수이기 때문이다.
경영평가액이 증가한 이유는 재무지표가 안정된 덕분이다. 우선 차입금이 대폭 줄어들면서 빚 부담이 줄었다. 작년 말 잠재채무를 포함한 삼성엔지니어링의 연결 총 차입금은 2642억원에 그쳤다. 2016~2017년 1조4500원에 달했으나 대폭 감축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도 낮아졌다. 2017년 28.4%였던 의존도는 지난해 5.6% 수준까지 내렸다. 사실상 무차입 수준이다. 현금성 자산의 경우 8029억원, 순차입금을 계산하면 마이너스(-) 5387억원이다. 2019년 순현금 상태로 전환한 이후 2년째 유지하고 있다. 순현금 시대를 연 것은 2012년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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