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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막 오른 한화 3세 시대 [진격의 3세 한화]①김승연 회장 삼남 영역 그룹내 확장세 '뚜렷', 그룹 대표 대외활동도 활발

박기수 기자공개 2021-09-23 10:18:25

[편집자주]

한화의 '3세 경영'은 이제 막 업계에서 언급되는 주제는 아니다. 태양광·금융 계열에서 존재감을 키워오던 3세들의 행보는 2010년대 후반부터 조명받아왔다. 그러다 2020년대가 시작되면서 한화그룹 3세들의 본격적인 그룹 경영 행보가 시작되고 있다. 그룹내 영역이 넓어지고 그들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한화의 투자 기조도 새로운 세대에 걸맞는 사업 위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더벨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3세 시대 한화그룹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3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은 올해 두 건의 큰 지배구조 변화를 겪었다. 우선 비금융계열사 한화에너지가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역합병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그룹 3세 중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최대주주인 개인 회사로 승계의 열쇠로 불렸던 곳이다. 이 곳이 한화에너지와 합병되면서 김 사장은 에이치솔루션 대신 자산 5조원 한화에너지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금융계열사에서는 한화자산운용이 한화그룹 비금융계열사(한화글로벌에셋·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을 사들이면서 금산분리 지배구조를 정립했다. 이로써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의 구도가 확립됐다. 금융계열사 최상위 회사인 한화생명은 차남 김동원 전무가 몸담고 있는 곳이다.

두 건의 지배구조 개편의 공통점은 '3세'다. 김 회장은 3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앞서 1981년 한화그룹의 창업주인 김종희 회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2세'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9세의 젊은 나이에 회장직에 오른다.

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 역합병과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의 끝은 '3세 승계'를 향한다는 시선이 짙다. 동시에 두 건의 지배구조 개편은 '김동관-비금융(화학·방산·우주 등), 김동원-금융'이라는 영역 표시를 명확히 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삼남 김동선 상무 역시 작년 한화에너지를 통해 경영에 복귀했다가 본인의 관심사로 알려져 있는 레저 관련 산업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 상무는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자리를 옮겨 승마사업을 총괄하면서 프리미엄 레저분야에서 신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다.

지배구조 개편 외에도 3세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은 3세들의 활발한 경영 행보다. 특히 장남 김동관 사장의 경우 활발한 대외활동을 보여주며 다른 그룹에서 총수가 할만한 역할을 본인이 수행하고 있다. 더 이상 한화그룹 내에서 '3세 승계'란 단어는 신성 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다.

김 사장은 올해 5월 말 열렸던 '제2차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정상 회의'와 최근 수소 기업협의체 행사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에서도 김 사장은 한화그룹을 대표했다. 특히 H2 비즈니스 서밋 행사의 경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재계 최상위권그룹 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던 행사였다.

서울 정상회의 에너지세션 기조연설에 나선 김동관 사장(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한 김동관 사장(아래).

김 사장이 한화그룹의 대표 얼굴로 자리잡기 이전에는 그룹내 영역 확장이 먼저 있었다. 작년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로 탄생한 '한화솔루션'에 김동관 사장은 등기임원으로 취임했다. 곧이어 각 사업 부문별 대표로 구성된 대표이사단에도 김 사장이 포함됐다.

이후 김 사장은 방산업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등기임원으로 취임하며 화학·에너지에서 방산까지 자신의 영역을 넓혔다. 이어 방산업과 연계돼 우주 산업으로 진출하기 위한 T/F성 조직인 '스페이스 HUB'의 팀장을 맡기도 했다. 더불어 지주사격 회사인 ㈜한화에서도 전략부문장 사장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김동원 전무는 한화생명과 금융 계열사들의 '투자 DNA'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제조업 위주 투자에서 플랫폼·가상화폐·콘텐츠 산업에 대한 투자로 영역 확대를 이뤄냈다는 점을 업계는 주목한다.

실제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2017년 동남아 차량 호출·배달서비스 플랫폼 '그랩'과 금융 자회사인 그랩파이낸셜그룹에 각각 투자했다. 이어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한 미국 생명공학 스타트업 '자이머젠'에 2018년 선제적으로 30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러한 투자 기조 변화의 중심으로 김동원 전무를 꼽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한화그룹내 승계 작업을 두고 '아직 시기상조'라는 시선이 우세했지만 김 회장 복귀로 3세 승계의 막이 본격적으로 오른 분위기"라면서 "한화그룹이 승계 이슈가 있는 그룹이다보니 총수 복귀로 총수보다 장남들이 더욱 주목받게 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왼쪽),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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