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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머티리얼즈가 남긴 힌트 '합병' [SK㈜ 200만원의 길]④분할이 모회사 주가 하락 요인이라면...4대 사업영역 '헤쳐 모여'

박기수 기자공개 2021-09-28 13:35:13

[편집자주]

'일확천금·기회의 땅'으로 비유되는 코인보다 더 높은 주가 상승률을 약속한 기업이 있다면? 심지어 그 기업이 주가 상승에 불리한 지주사라면? 재계 3위 SK그룹의 지주사 SK㈜의 이야기다. 기업들이 흔히 내세우는 'N년 후 매출 N조원 달성'과 같은 목표라고 보기에는 그 정도가 파격적이다. SK㈜, SK그룹이 이런 '간 큰' 목표를 내세운 근거는 무엇일까. 국내 재계에서 가장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SK그룹의 동향을 더벨이 뒤쫓는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15: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까지 SK그룹의 성장 전략은 '기업 분할'과 연관이 짙었다. 대형 기업내 유망한 사업 부문을 전문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물적분할을 단행하고, 분할된 법인이 기업공개(IPO)나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었다. 혹은 기업의 다른 미래 성장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기존 사업을 분할시키고 같은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해 신사업에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었다.

단적으로 전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과 배터리 분리막 사업을 예시로 들 수 있다. 2019년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분리막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SK아이이테크노롤지'를 설립했다. 2년 뒤인 올해 5월 SKIET는 거래소에 상장되며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 최근 배터리 사업 역시 물적분할(SK배터리)을 확정짓고 SKIET의 방식을 따르려 하고 있다.

후자의 경우 SKC가 대표적인 예다. SKC는 모빌리티 소재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을 선포하고 기존 캐시카우 사업이었던 화학 사업을 물적분할해 지분 절반가량을 매각했다. 이 매각 대금으로 현재 모빌리티 소재 사업의 핵심 계열사인 'SK넥실리스'를 인수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SK종합화학 지분 매각 시도 등으로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을 쌓아가고 있다.

세부 방식과 목적은 각자 다르지만 SK그룹에서 최근 일어났던 재무적 이벤트의 공통점은 '기업 분할'이다. 최근 사례 외에도 SK에너지와 SK루브리컨츠 등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들 역시 기업 분할로 탄생해 단독 법인의 지위로 성장을 이뤄낸 회사들이다. 이 회사들 역시 모두 IPO 가능 자산으로 분류된다.

그러다 SK㈜가 주가 200만원을 약속한 올해 이후부터 SK그룹에 다른 궤의 경영 전략이 감지되고 있다. 분할의 반대 개념인 '합병'이다. 최근 SK머티리얼즈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SK㈜는 2010년대 중반 OCI로부터 인수한 SK머티리얼즈의 사업 부문 일체를 물적 분할하고 투자 부문을 흡수합병하면서 49% 자회사를 단번에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코스닥에 상장돼있던 SK머티리얼즈의 상장폐지 효과는 덤이었다.


기업 합병의 함의는 SK이노베이션의 총괄사장인 김준 대표이사의 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김준 사장은 배터리 사업 분사를 발표한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 행사에서 "(배터리 사업을 분사한 이후의) 존속법인에 투자할 이유를 지속해 만들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사업을 물적 분할하면 더 이상 SK이노베이션에 투자할 매력이 사라진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김 사장은 의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그 반대 개념인 합병은 어떨까. 유망한 사업 부문을 분할하는 게 아니라 분할된 사업을 품게 되면 주가에도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SK㈜의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유망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SK㈜ 산하에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라면서 "상장사로서가 아니라 SK㈜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도가 돼야 주가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SK머티리얼즈의 합병을 시작으로 SK㈜가 선정한 4대 사업영역(그린·바이오·IT·첨단소재)를 영위하는 기업들이 SK㈜ 산하로 합병을 통해 '헤쳐 모일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업계가 가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계열사는 SKC다. SKC 뿐만 아니라 SK㈜ 역시 합병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는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한다. SKC는 SK머티리얼즈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는 특징이 있다. 우선 SK머티리얼즈와 마찬가지로 SK㈜가 내세운 4대 사업영역 중 첨단소재 사업(동박)을 직접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곳이다. 상장사라는 점도 같다. SK머티리얼즈는 코스닥 시장에, SKC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돼 있다.

시총 18조원의 SK㈜ 시선에서 보면 양사 몸값도 비슷하다. SK머티리얼즈의 시가총액은 4조원을 웃돌고, SKC는 7조원을 밑돌고 있다. SK㈜ 보유 지분율도 양사가 비슷하다. SK㈜는 SKC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49.1%를 보유했다. 이와 같은 배경 탓에 업계는 SKC 역시 SK머티리얼즈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만약 SKC가 SK머티리얼즈처럼 사업 부문 분할 후 투자 부문이 SK㈜에 흡수합병될 경우 SK㈜는 SKC가 영위하는 화학사업과 필름사업, 소재사업을 비롯해 SK넥실리스라는 든든한 사업체들의 경영 성과물을 온전히 누리게 된다. 기업가치 평가에도 그만큼 플러스(+) 요인이 되는 셈이다. 더불어 SK㈜가 현재 지분 투자 중인 중국 동박업체 왓슨(Watson)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SK㈜는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기존 동박 사업의 글로벌 확장(Global Expansion)'을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선정했다. 이 역시 최근 SK넥실리스가 진행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동박 사업 확장 전략과 맞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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