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라운지]주식 대박 친 VVIP, 세제 개편에 '법인설립' 바람자산운용업 전문 컨설팅사 문전성시…주식 양도소득세 대신 법인세로 절감 목적
양정우 기자공개 2021-10-15 07:56:38
[편집자주]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와 문화 생활에도 트렌드가 있다. 이들은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투자 상품 뿐 아니라 문화 생활에도 차별화를 추구한다. PB 비즈니스에 적극적인 금융회사들은 이들만을 위한 채널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사, 그리고 투자동향과 문화생활에 대해 더벨이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8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 투자로 부를 쌓은 초고액자산가(VVIP) 사이에서 법인 설립 바람이 불고 있다.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가 전면 도입되면서 이들 VVIP의 수익 기반인 상장주식 매매에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8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자산운용업 컨설팅 전문 기업을 중심으로 전문 사모운용사를 설립하기 위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선두업체인 A사의 경우 자사 컨설팅을 통해 금융감독원 등록을 대기 중인 기업만 20여 곳에 달한다.
전문 사모운용사를 차리려는 오너와 이들의 설립 동기는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창업 컨설팅을 받는 인사 가운데 주식 투자를 통해 거부로 거듭난 VVIP가 부쩍 늘어난 게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이들 초고액자산가는 정식 라이선스를 받는 운용사뿐 아니라 투자자문사 내지 일반 법인이라도 설립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개인 투자자가 아닌 법인 오너로 거듭나려는 이유는 세금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는 2023년부터 적용되는 세법 개정안에 따라 슈퍼개미는 물론 일반 개인도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한다. 이 양도소득세는 새롭게 신설되는 금융투자소득세라는 명목으로 부과된다.
현행 과세 체계에서는 상장주식의 경우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상장주식도 주식 보유액이나 지분율에 상관없이 매매로 얻은 이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으면 세금이 부과된다. 기본공제 5000만원에 과세표준 3억원까지는 20%, 3억원 초과분은 2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주식 투자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차익을 거두는 VVIP 입장에서는 세부담이 대폭 늘어난다.
하지만 개인이 아닌 법인은 주식 투자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별도로 납부하지 않는다. 다만 법인세를 통해 수익 전반에 일괄적으로 세금이 부과된다. 법인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3000억원 이하 22% △3000억원 초과시 25% 등이다.
물론 최고 세율은 향후 상장주식 양도소득에 부과되는 금융투자소득세(3억원 초과분)와 동일하다. 하지만 과세표준이 200억원을 초과하는 게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기준 금액이 소득금액에서 이월결손금, 비과세소득, 소득공제액 등을 차감한 액수다. 법인 영업에 따른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개인 투자자로서 양도소득세를 낼 때보다 세금 규모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입장에서는 법인 자금을 정식으로 확보하는 루트가 배당뿐"이라며 "기존 법인세에 배당세가 추가로 부과된다는 게 오너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유동성이 워낙 풍부한 VVIP는 굳이 배당을 고려하지 않고 곧바로 법인을 상속하는 플랜을 준비한다"며 "이들에게는 눈앞에 다가온 양도소득세의 위협이 훨씬 더 큰 셈"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전문 사모운용사를 창업하면 레버리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설립 초기 오너 자금 중심으로 운용 실적을 차근히 쌓아가면 향후 또 다른 VVIP를 고객으로 확보할 기회를 얻는다. 자기 자산으로 거둔 투자 수익에 고객이 지급하는 수수료(운용보수+성과보수)까지 챙길 수 있다. 전업 투자자인 거부 입장에서는 이자비용을 내지 않고 일종의 레버리지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에 등록한 전문 사모운용사는 △2018년 169개 △2019년 217개 △2020년 251개 △2021년 1분기 255개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폐업한 곳도 있으나 올해 1~7월에만 총 15곳이 신규 등록을 마칠 정도로 새로운 하우스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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