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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라운지]강남 VVIP, 비상장투자 첫걸음 '블라인드펀드'분산투자 효과, 입문자 체리피킹 낭패 피하는 '안전장치'…선순환 안착하면 초기기업 투자도

양정우 기자공개 2021-10-05 12:50:33

[편집자주]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와 문화 생활에도 트렌드가 있다. 이들은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투자 상품 뿐 아니라 문화 생활에도 차별화를 추구한다. PB 비즈니스에 적극적인 금융회사들은 이들만을 위한 채널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사, 그리고 투자동향과 문화생활에 대해 더벨이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9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고액자산가(VVIP)가 비상장사에 투자하고자 프리미엄 점포를 찾으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피티(PT) 화면은 무엇일까. 강남권 요지에서 업력을 다진 센터마다 우선 비상장 블라인드 펀드를 내놓는다.

토스, 직방 등 유명세를 탄 스타트업에 투자하려던 개인 투자자는 막상 주어진 선택지가 낯설 수밖에 없다. 블라인드 펀드는 출자자(수익자)가 펀드의 투자처를 미리 알 수 없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펀드 자체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초고위험인 비상장투자에 입문하는 VVIP에게는 그나마 안전 장치를 갖춘 상품이다.

29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프리미엄 점포에서 30억~50억원 규모의 비상장 상품이 론칭과 함께 빠른 속도로 완판되고 있다. 최근 강남권 주요 센터에서 판매된 직방, 야놀자, 더블유씨피 등의 구주 인수 상품이 대표적이다.

한국 VVIP를 상대하는 프리미엄 점포마다 비상장투자 상품에 공 들이고 있다. 최선호 상품이던 부동산이 규제 기조와 가격 상승에 주춤한 사이 기업공개(IPO) 잭팟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공모주가 국민 투자처로 부상한 가운데 개인 자산가는 한 단계 앞선 비상장사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비상장사 투자는 리스크가 매우 높다. 비상장투자가 전문 영역인 벤처캐피탈의 경우 투자처 10곳 가운데 1~2곳에서 이익을 거둬 8~9곳의 손실을 상쇄하는 방향으로 큰 그림을 그린다. 이 한두 곳에서 터뜨리는 잭팟이 워낙 큰 덕에 나머지 실패를 만회하고도 쏠쏠한 수익을 챙긴다.

이런 비상장사 투자 콘셉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체리 피킹(cherry picking)에 나서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인지도가 높거나 입소문을 탄 스타트업 1~2곳만 선별해 사들일 경우 확률적으로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은 셈이다.

이 때문에 이제 막 비상장투자에 뛰어든 VVIP에게는 비상장 블라인드 펀드가 입문용 상품으로 추천되고 있다. 블라인드 펀드의 경우 다양한 유니버스를 담는 펀드 특성상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가 구축된다. 운용사나 운용역, 설계시 스타일에 따라 자기 색깔을 갖지만 일반적으로 10여 개에 가까운 기업에 투자를 벌인다. 물론 간접 투자 구조이지만 초보 자산가 입장에서 전문가의 운용 노하우를 누릴 수 있다.


블라인드 펀드(blind fund)는 말 그대로 투자자 모집 당시 투자 대상을 볼 수 없는 펀드다. 기존 펀드와 달리 투자처를 미리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펀드를 먼저 설정한다. 운용역이 내심 투자처를 점찍어 펀드 결성 즉시 빠르게 투자 집행에 나설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선모집-후선정'이 원칙이다. 반면 투자 대상을 미리 공개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게 프로젝트 펀드(project fund)다.

VVIP에게 추천되는 비상장 블라인드 펀드는 대부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다. 그간 사모펀드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와 헤지펀드로 나눠져 있었으나 내달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일원화가 예고돼 있다. 사모펀드 체계의 개편과 무관하게 개인 자산가가 핵심 고객인 헤지펀드 운용사의 상품이 앞으로 주류를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헤지펀드뿐 아니라 벤처캐피탈의 펀드(창업투자조합)에도 투자가 가능하다. 물론 프리미엄 점포의 본사에서 신탁 등 구조화를 거쳐 이들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할 수 있다. 과거 '스타' 벤처캐피탈리스트는 기관 투자자 사이에서 유명세를 얻었지만 이제 VVIP의 입에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요한 DSC인베스트먼트 전무가 대표적이다.

일단 비상장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했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게 한결 수월하다. 펀드의 중간 배분을 통한 현금과 추가 보유 재원을 활용해 특정 비상장사만 노린 상품에 투자하는 수순을 밟는다. 그 뒤 투자금이 계속 회수되는 선순환 구조에 안착하면 드라마틱한 잭팟을 목표로 초기 스타트업(시리즈 A~B)에도 접근을 시도해볼 수 있다.

WM센터 관계자는 "비상장 블라인드 펀드는 두 자리 수 이상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상품이 비일비재하다"며 "포트폴리오 구조상 이례적 대박을 기대할 수 없으나 비상장투자 영역에서는 대표적으로 안정성을 갖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장투자 사이클. 출처: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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