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15일 0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상사 절대적인 것은 없다. 밝은 빛의 이면에는 늘 어두운 그늘이 있다. 멀리서는 희극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비극인 경우도 심심찮다. 반대의 경우도 그렇다. 호사다마가 있으면 마찬가지로 전화위복도 있는 법이다. 만사가 그러할진대 기업이라고 다를 바는 없다.흔히 기업을 평가할 때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는 부채비율이다. 타인자본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통상 부채비율이 높으면 재무상태가 불안정하다고 본다. 반면 부채비율이 낮으면 시장에서 우량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곤 한다.
합성왁스 제조업체 '라이온켐텍'은 후자에 속한다. 코스닥 시장 우량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당연히 부채비율은 현저하게 낮다. 올해 상반기 기준 21.6% 수준이다. 거기에 순부채비율은 아예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자발생부채보다 현금성 자산이 더 많다는 의미다. 멀리서 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한 모습이다.
그러나 창업주 박희원 회장이 걸어온 길을 자세히 반추해보면 느낌은 사뭇 달라진다. 그는 창업 전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1973년 '신아상사'라는 문구점을 운영하던 중 지인에게 속아 원치 않는 빚을 떠안았다. 라이온켐텍의 전신인 '새한화학공업사'를 막 설립했을 시기엔 수익을 내지 못해 끼니를 굶는 날도 있었다.
2001년 신사업으로 인조대리석 양산을 추진했을 때도 고생길이었다. 생산설비 완공 이후에도 수년간 유의미한 매출을 내지 못했다. 적자가 이어졌고 부채비율이 2000% 넘게 폭증했다. 도산 위기까지 처했다. 섣부른 투자의 위험성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2014년엔 인조대리석 공장 증설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생산이 전면 중단된 적도 있었다.
일련의 위기를 겪으면서 경영 기조는 점차 보수적으로 변했다. 실패 뒤에 따르는 고통이 얼마나 괴로운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규 사업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에 주력했다. 무차입 경영 방침도 세웠다. 겉으론 건실한 재무구조를 자랑하는 우량기업이다. 하지만 이면에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한 채 매출 정체에 시달렸다.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때마침 라이온켐텍의 경영권 매각설이 불거졌다. 최근 삼성증권을 지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일흔을 넘긴 박 회장이 서서히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채비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반세기에 가까운 48년 동안 대표이사로서 라이온켐텍을 이끌었다.
아직 경영권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미지수지만 분명한 것은 변화의 물결이 도래할 시점이 그리 머지않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창업주의 부재가 구심점 상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어둠이 있는 곳에 빛도 있는 법. 향후 과감한 투자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거침없이 개척하는 라이온켐텍의 이면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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