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18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파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야놀자가 선정된 가운데 거래 구조와 매각 가격이 결정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표면적으로 인터파크 대주주 측 지분 매각은 없고 가격도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다. 거래 당사자 양측이 거래 성사를 위해 여러 조율을 거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쇼핑몰, 도서, 티켓 및 여행사업 등이 포함된 전자상거래 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신설법인 지분 70%를 야놀자에 매각할 예정이다. 거래금액은 2940억원으로 야놀자는 조만간 실사를 진행한 뒤 인터파크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파크는 딜 초기부터 매각 성사를 위해 다양한 거래 구조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번 딜이 최대주주인 이기형 대표의 지분 27.1%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 28.31%를 매각하는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여러 거래 구조를 모두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었다"며 "최대주주 지분 매각도 한 방안이었지만 확정된 사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는 전자상거래 부문만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이 부문을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한 뒤 신설법인 지분을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이나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지면 매각대상 사업부의 자산 확정이나 명의 이전 등에서 까다로운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신설법인의 주식양수도 방식으로 딜을 설계하면 가격협상 과정에서 거래당사자 양측이 유연함을 발휘할 여지도 넓어진다. 가격 눈높이 차이가 있더라도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넘겨주는 선에서 소수 지분 보유 규모를 통해 가격을 조절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딜이 성사되는 데 이같은 거래 구조가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인터파크 전자상거래 부문 매각에서 매각 측과 인수 측의 가격 눈높이 차이는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 측이 매각가로 4000억원 수준을 원한다고 알려진 반면 시장에서는 2000억원 가량을 적정 매각가로 평가했다. 지난해 인터파크 전자상거래 부문이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2% 수준에 그친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신설법인 지분의 70%를 매각하는 형태로 거래 구조를 짜면서 거래당사자 양측이 가격 이견을 좁히게 됐다. 신설법인의 지분 70%에 2940억원이라는 가격이 붙은 점을 고려하면 신설법인 전체 가치는 4200억원으로 평가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터파크 입장에서는 기대했던 수준으로 전자상거래 부문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셈이다. 야놀자도 시장 평가보다는 높지만 거래 성사가 가능한 가장 낮은 수준의 가격으로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전자상거래 부문의 매각가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쓰이는 거래총액(GMV)을 기준 삼아 산출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GMV는 전자상거래 업체의 규모를 측정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주어진 기간 발생한 총 상품 판매량을 말한다. 성장 단계에 있어 수익성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기업가치 평가 방식을 활용할 수 없는 이커머스 업체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주로 사용된다.
지난해 인터파크 전자상거래 부문의 GMV는 2조원을 소폭 넘어섰던 것으로 파악된다. 4200억원의 몸값에는 GMV 멀티플 0.2배 수준이 적용된 셈이다. 지난해 GMV 17조2000억원을 기록한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지분 80% 매각가로 3조4000억원이 책정돼 GMV 멀티플 0.25배 가량이 적용됐다.
인터파크 전자상거래 부문이 이베이코리아와 비교하면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이 기업가치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인터파크는 향후 소모성자재구매사업(MRO)을 영위하는 자회사 아이마켓코리아와 바이오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예정이다. 이번 전자상거래 사업부문 매각으로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만큼 적극적인 투자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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