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물 배치한 현대제철, 실적 회복 앞세워 완판 도전 [발행사분석]5·7·10년물로 2000억 발행…수급환경 개선
김지원 기자공개 2021-10-20 15:22:39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9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현대제철이 올해 두 번째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총 2000억원을 5년 이상의 장기물로만 구성했다.작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저하됐으나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중국이 철강 감산 정책을 실시해 철광석 가격이 오른 점도 수익성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9개월 만의 공모채, 2000억 도전...실적 개선 기대
현대제철은 오는 21일 공모채 2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 구조는 5년물 1200억원, 7년물 500억원, 10년물 300억원으로 나눠 구성했다. 증액 한도는 4000억원까지 열어뒀다. 공모채로 조달한 자금은 채무 상환과 지급어음 결제에 사용할 예정이다.
대표주관 업무는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희망 금리밴드는 5년물, 7년물, 10년물 모두 개별 민평금리의 '-20~+20bp'로 설정했다. 지난 18일 기준 현대제철 5년물의 개별 민평금리는 2.575%로 AA0 5년물 등급 민평 대비 약 0.5bp 높다. 7년물과 10년물의 개별 민평금리는 AA0 등급 민평 대비 각각 약 8.5bp, 24bp 낮다.
현대제철은 2012년부터 매년 공모채 시장을 찾는 정기 이슈어다. 이번 5·7·10년물은 현대제철이 올해 두 번째 발행하는 공모채다. 올해 1월에는 모집액의 8배 넘는 주문을 받으며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총 5000억원을 녹색채권으로 발행해 대기오염 물질 저감을 위한 설비투자에 사용했다.
◇작년 코로나19로 실적 부진...올해 개선세
국내 신용평가 3사는 현대제철의 이번 공모채 신용등급을 'AA0,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그룹 내 수직계열을 기반으로 사업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고 수급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이익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제철은 국내 2위의 철강사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봉형강, 판재, 강관을 모두 생산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각 부문에서 1~2위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췄다.
현대제철은 올 들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작년 코로나19로 자동차와 조선 사업 부진으로 판재류 부문의 수익성이 나빠졌다. 봉형강 부문의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실적이 저하됐다. 작년 말 연결 기준 44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1%, 영업이익은 78%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며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생산이 정상화됐다. 중국이 철강 생산과 수출을 규제한 점도 철강 제품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원활하게 반영한 덕분에 현대제철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중국이 철강 공급을 규제하는 기조를 이어나간다고 가정하면 철강 산업은 올해까지 좋은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등급 상향조정 검토 요인으로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12% 이상,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2배 이하를 제시했다. 작년 9.2%였던 현대제철의 EBITDA/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15.7%로 증가하며 등급 상향 조건을 충족했다. 올해 상반기 현대제철의 EBITDA는 1조6566억원으로 작년 연간 EBITDA(1조6522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전방산업의 실적 회복으로 EBITDA가 늘어나며 순차입금/EBITDA는 작년 6.8배에서 올해 상반기 3.3배로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2배를 상회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 변동이 심해 단기적으로 운전자금이 늘어날 수 있고 유지 보수에 연간 1조원 대의 CAPEX가 소요되는 점은 현금흐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 신용평가는 “최근 개선된 영업 수익성을 감안할 때 자체창출 EBITDA를 통해 자금소요 상당부분에 안정적으로 대응하여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우수한 실적을 내는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이라며 “최근 시장금리가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지금 수준으로도 충분히 매력 있는 금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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