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대란 그후 1년]자구책 '수탁전문신탁사' 설립 논의 멈췄다⑧운용업계 "자본·인력·시스템 역부족…금투협이 주축돼야"
허인혜 기자공개 2021-10-26 13:09:59
[편집자주]
사모펀드 시장이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이전을 회복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확대되며 움츠러들었던 수탁업계도 수탁고를 늘렸다. 하지만 수탁사와 자산운용사마다 체감 정도는 다르다. 대형사들은 원활하게 수탁사를 확보, 입지를 넓힌 반면 소형사들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탁 수수료는 급증했고 수탁 조건도 깐깐해졌다. 수탁대란 그후 1년, 그 변화를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1일 14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업계가 수탁 대란의 자구책으로 꺼내들었던 카드 '수탁전문신탁사 설립'은 계획단계에서 멈춰 있다. 전문 사모운용사들은 수탁전문신탁사 설립에 필요한 자본과 인력, 시스템이 모두 부족한 상태다.전문 사모운용사마다 다른 입장이어서 '총대'를 맬 주체도 없다. 전문 사모운용사 관계자들은 협회차원의 움직임을 기대하고 있다.
◇운용업계 '수탁전문신탁사' 추진, 1년째 '고착상태'
'수탁전문신탁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은 올해 초 등장했다. 수탁사의 사모펀드 수탁 거부가 장기화되면서 아예 수탁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수탁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신탁사 등과 협의해 자체 수탁전문신탁사 설립을 계획했다.
수탁전문신탁사를 세워야 한다는 의견은 자산운용업계뿐 아니라 정치권과 금융투자협회에서도 나왔다. 김병욱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펀드 전문수탁사 설립에 대한 의견을 금융위에 전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구체적인 해외 사례도 들었다.

하지만 수탁전문신탁사 설립은 계획 단계에서 1년 가까이 멈춰있다. 자산운용업계와 정치권, 금융투자협회 모두 필요성을 인지했지만 진행이 되지 못했다. 펀드 수탁이 가능한 규모의 신탁사를 업계가 자체적으로 세우기에는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규모와 자본금, 인력, 시스템과 책임 등 모든 부분에서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사모펀드 시장 규모로는 전문 수탁사설립에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해외에서 시트코 등의 롤모델이 성공했던 이유는 그만큼 수탁을 맡길 펀드시장 규모가 컸기 때문이다"라며 "국내 사모펀드 규모는 글로벌, 금융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작아 자산운용업계가 필요성에 따라 수탁전문신탁사를 설립하지 않고서는 자연적인 전문 수탁사 설립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자산운용사가 자체적으로 설립한 전문 수탁사가 자본금과 인력, 시스템 등의 조건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대표는 "올해 초부터 논의는 여러차례 됐지만 진행되지 못했다"며 "자본금과 인력, 시스템은 물론 유지비용까지 문제"라고 짚었다.
◇운용업계 "협회 차원의 행동 필요"…증권사 시장진입 반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수탁전문신탁사가 설립되려면 금융투자협회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봤다. 자산운용사들이 일정 출자금을 내는 방식으로 자금을 십시일반 모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탁 거부가 워낙 만연하다보니 관련 논의가 꾸준했는데 자본만 있다면 못할 것이 없다고 본다"며 "다만 개별 자산운용사가 단독으로, 또 일부 운용사만 모여서 전문 수탁사를 설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자체 수탁전문신탁사 설립을 이어가기보다 증권사의 시장진입을 독려하는 편이 낫다고 답했다. NH투자증권은 프라임 브로커 서비스(PBS)에 이어 수탁 업무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내년 출범이 목표다. NH투자증권을 필두로 증권업계가 수탁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증권사의 시장진입을 기다려야 한다는 관계자들은 수탁전문신탁사의 자본규모를 지적했다. 은행업계는 자산의 규모가 커 사모펀드 리스크 흡수가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자체 수탁사가 자산규모 면에서 은행이 소화했던 신탁 업무를 하기에는 무리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금융당국의 수탁 가이드라인도 수탁전문신탁사 설립의 걸림돌이다. 전문 사모운용사 대표는 "애초에 제3자가 관리하라는 취지에서 모든 펀드는 수탁을 외부에 맡기도록 신탁구조를 짠 것인데 업계가 펀드를 스스로 관리한다는 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하면 받아들일 지가 미지수"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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