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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케이뱅크, 자금세탁방지 이행약정 체결한다 부문검사 지적사항 개선 약속…CTR·STR 시스템 정비, AML 인력확충

김현정 기자공개 2021-10-25 08:18:3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과 케이뱅크가 자금세탁방지(AML) 관련 이행약정(MOU)을 체결한다. 지난 상반기 부문검사 시 케이뱅크의 자금세탁방지 운영체계가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케이뱅크는 AML 시스템 정비 및 인력 확보를 통해 자금세탁방지 체계 수준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20일 금융당국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금감원과 케이뱅크는 자금세탁방지 관련 MOU 체결을 위한 밑작업을 함께 준비 중이다. 금감원이 케이뱅크 AML 시스템에 필요한 것들을 자문하면서 약정사항들을 채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MOU는 최근 케이뱅크를 대상으로 한 금감원의 부문검사에 따른 일이다. 금감원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자금세탁방지 체계 확인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순서로 AML 부문검사를 실시했다.

지난 2018년 서면보고 정도를 통해 들여다본 일이 있으나 이제 출범 5년차가 된 만큼 제대로 된 부문검사를 통해 AML 운영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도 역시 현장점검을 마쳤지만 아직 검사결과가 다 취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해당 검사를 통해 케이뱅크의 고객 및 자산 규모가 급증하는 것에 비해 자금세탁방지 체계에 부족함이 있다고 판단했다. 제재할 성격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실무적인 업무 처리가 미흡한 부분이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검사를 했는데 법규 위반 사항은 아니지만 업무 처리가 실무적으로 조금 미흡하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MOU를 체결해 해당 금융사에 개선을 유도하게 된다"며 "계획을 수립해 제시토록 하면서 이후 준수 사항을 함께 체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AML 부문검사는 고객주의 의무(CDD), 혐의거래 보고(STR), 고액 현금거래 보고(CTR) 등에 대한 점검으로 이뤄진다. STR은 특정 범죄의 자금세탁이나 탈세 목적 등 의심이 가는 금융거래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는 것을 말한다. CTR은 1일 현금 거래량이 2천만원 이상일 때 보고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CDD는 은행에서 제공하는 금융거래 및 서비스가 자금세탁 등의 불법행위에 악용되지 않도록 고객확인 및 검증, 거래목적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제도다.

금감원은 특히 케이뱅크의 의심거래 보고나 고액 건수 보고 시스템이 미흡한 점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 MOU에 담길 내용은 의심 및 고액 거래 보고 시스템 강화, AML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 고객확인 절차 개선, AML 인력 확충 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자금세탁방지 인력도 부족하다는 평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CAMS(공인자금세탁방지전문가)자격증을 소유한 인력이 2명에 불과하다. 자금세탁방지 관련 부서 인력도 21명 정도로 시중은행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작년 말 9명에서 수시 채용을 통해 해당 부문의 인력을 많이 늘려왔다. 하지만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에 독점으로 계좌를 제공하는 은행치고는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거래소 가입자가 1000만명 정도인데 업비트의 누적 가입자 수가 800만명을 상회한다.

다만 금감원은 지난 4월 검사 자체가 업비트 제휴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케이뱅크 AML 체계의 문제점이 드러난 건 지난해 말부터 업비트 실명계좌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케이뱅크는 가상화폐 1위 거래소 업비트에 독점적으로 실명계좌를 내주면서 급성장을 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케이뱅크 고객 수는 660만명, 수신액은 12조3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비트와 제휴를 맺었던 지난해 6월 말의 수신 잔액 1조8500억원과 비교하면 7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고객과 계좌 수가 급증하면 AML과 관련한 리스크가 커지는 게 당연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과의 MOU로 케이뱅크는 주기적으로 이행 사항을 점검받게 될 것”이라며 “AML과 관련해 거액의 투자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비트와의 제휴가 케이뱅크 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감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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