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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중견그룹]디아이, '자사주 17.7%' 승계 활용 가능성 있나③최대주주 박원호 회장 보유 물량 능가, 용처 미정 상태

김형락 기자공개 2021-11-03 09:43:23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8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디아이는 최대주주 지분보다 덩어리가 큰 자사주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덕분에 형제경영을 펼치고 있는 박원호 디아이 회장과 박원덕 디아이 부회장은 의결권 지분이 상승하는 부수효과를 누리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자사주 처리방안을 정해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각 외에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교환사채(EB) 발행 등 재무적 활용도는 다양하다. 3세 승계나 백기사 유치 등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긴요하게 쓰일 수 있는 카드다.

디아이는 지분 17.77%(560만주) 상당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인 박 회장이 지닌 지분(13.49%)보다 크다. 장부금액은 160억원으로 잡혀있다. 지난 27일 종가(783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438억원 규모다.


자사주는 지배력 안전판 구실을 하고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의결권 지분 산정 시 주식총수가 줄어들면서 최대주주 실질 지배력 확대로 이어진다.

디아이 지배력은 박 회장 형제가 양분하고 있다. 2대주주인 동생 박 부회장(지분 12.81%)이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은 26.29%다. 의결권 기준으로 산정한 최대주주 지배력은 31.98%(특수관계인 포함)로 증가한다.

디아이가 자사주를 쌓아두기 시작한 건 2007년부터다. 2006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분에 잔여 자사주(24만2574주)를 교부하면서 모두 소진했다.

자사주 매입과 동시에 이를 활용한 재무 전략도 구사했다. 2007년 자사주로 총 479만주를 취득했다. 300만주는 그해 5월 이익 소각했다. 소각금액은 78억원이다. 31만2000주는 스톡옵션 행사 물량으로 나갔다. 연말 남은 자사주는 147만8000주(당시 지분 5.33%)였다. 장부가액 기준으로 44억원 규모다.

2009년 계열 구조를 손보면서 자사주가 불어났다. 디아이가 100% 자회사 테스트포스를 합병하면서 테스트포스가 보유 중이던 디아이 지분 4.33%(134만7171주)를 자사주로 승계했다. 합병 직후 자사주 지분은 9.07%(282만5171주)로 늘었다. 테스트포스는 디아이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생산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공통 사업 영역에서 발생하는 중복 비용과 경영관리 부담을 덜기 위해 하나로 합쳤다.

지난해 주가 방어에 나서면서 자사주 덩치가 커졌다. 디아이는 그해 3~6월 92억원을 써서 지분 8.81%(277만4829주)가량을 자사주로 취득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식시장이 흔들리자 주가를 안정화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이후 변동 없이 지분 17.77% 규모 자사주를 지니고 있다.

자사주 활용방침은 세워두지 않았다. 자금 조달이 시급할 정도로 곳간 형편이 나쁜 편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16억원이다. 2018년부터 매년 200억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유지하고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는다면 추후 재무 전략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재편 등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3세 승계에 활용하거나 우호 주주에 넘겨 백기사를 유치하는 방안 등이다. 2세 경영을 이끌고 있는 박 회장과 박 부회장은 각자 딸에게 임원직을 맡기고 있다. 박 회장 딸 박재은 디아이 전무는 오드(오디오)사업부 해외 영업·마케팅 담당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부회장 딸 박재연 디아이 이사는 신사업 개발 담당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박 상무와 박 이사 모두 디아이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디아이 관계자는 "주가 안정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했다"며 "(활용방안은) 결정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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