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는 지금]줄어든 현금에 약화된 '재무체력'...신용등급 영향줄까③총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 전환'…현금성자산도 1년 만에 급감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28 08:05:53
[편집자주]
반도체 기판 업계로 인공지능(AI) 불길이 옮겨붙었다. 특히 AI 솔루션을 위한 고사양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이를 받쳐줄 차세대 반도체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보다 미세회로를 그리는 데 용이하다는 장점에 '꿈의 기판'으로 불리며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C의 반도체 유리 기판 계열사 앱솔리스가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했다. 소부장 업체 중 처음으로 미국 반도체 보조금도 받게 됐다.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SKC는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SKC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 영업을 통한 수익으로 성장하는 곳이다. 지속된 실적 부진은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 현금흐름이 악화하는 등 경쟁력이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기간의 영업손실은 쌓아둔 현금성자산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지만, 불황이 길어질 시 현금 곳간마저 바닥을 보여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장사가 잘되는 기업도 돈이 적시에 돌지 못하면 흑자도산 한다. 그만큼 기업들에겐 현금유동성이 중요하다. SKC는 2022년 4분기부터 시작된 영업손실에 결국 올 1분기 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지속되는 현금 유출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실적 부진에 현금흐름 둔화...현금성자산 '절반 수준'
SKC는 2022년 4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1997년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거둔 해로 기록됐다. 불황의 터널은 올해도 끝나지 않았다. SKC는 올 1분기에도 영업손실 762억원을 거둬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217억원)보다 확대됐다. 실적 부진보다 심각한 것은 현금흐름 악화다. 올 1분기 SKC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181억원을 기록했다. SKC의 OCF는 2021년 -582억원을 기록한 후 2022년 257억원, 지난해 37억원을 거둬 흑자 전환한 지 3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유입되지 않고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OCF가 적자로 돌아서면서 잉여현금흐름(FCF)도 악화됐다. FCF는 기업이 매년 창출하는 여윳돈을 뜻한다.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자본적지출(CAPEX) 등을 차감하고 남은 현금이다. 기업은 이 돈을 저축하거나 채무상환, 인수합병 등에 쓸 수 있는데 잉여현금이 적자 전환하면 부족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올 1분기 SKC의 FCF는 전년 동기(-198억원)보다 악화된 -212억원으로 집계됐다. SKC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FCF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지만, 지속된 실적 부진에 다시 악화된 모습이다. 실제 SKC의 FCF는 2020년 -1189억원에서 2022년 -1889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63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지속된 현금 유출에 SKC의 현금성자산은 1년 만에 반토막 났다. SKC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2년 1조984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5310억원으로 줄었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유입하지 못하면서다. 다만 올 1분기 SK피유코어와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 사업부에 대한 매각 대금이 들어오며 현금을 수혈해 급한 불을 끈 실정이다.
◇신용등급 전망 하향…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영향?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책정하는 SKC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가중되는 차입부담과 주력 사업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악화된 현금흐름에 현금성자산까지 줄어드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이 갈 수 있다는 뜻이다. SKC의 총차입금은 올 1분기 3조5672억원으로 2020년(2조5830억원)보다 1조원가량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장기차입금 2조4616억원과 단기차입금 8595억원, 회사채 1848억원, 교환사채 200억원, 리스부채 413억원 등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SKC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76.7%, 50%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안정적인 재무로 평가한다.
늘어난 부채에 이자부담이 커진 SKC의 유동비율도 100% 밑으로 떨어졌다. 유동비율 100% 미만은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부채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올 1분기 SKC의 유동비율은 98.5%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부문의 분기손실 규모가 커지고 주력인 화학 부문도 최종제품의 수요가 부진해 설비 증설 부담은 지속적으로 재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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