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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배터리사업, 제2의 하이닉스 역할 기대...성공 가능성은 SK온 목표는 하반기 흑자전환, 무리해도 '버티기'가 우선

김위수 기자공개 2024-06-28 08:04:29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검토 중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결국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에 재무적인 자원을 지원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이보다 앞서 공개된 SK엔무브와 SK온의 합병,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 매각 등 사업재편 검토안에도 비슷한 의도가 깔려있다.

그룹 차원에서 SK온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배터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몰라도 배터리 사업 자체는 반드시 사수하려는 모습이다. 이미 2021년 SK온 설립 이후 올 1분기까지 투입된 자본적지출(CAPEX)만 20조원을 바라보는 상황이다. 매몰비용이 어마어마한 상황이고, 외부에서도 SK온의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조달한 자금도 상당하다. SK그룹 입장에서는 SK온의 사업을 성공시키는 일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SK온 흑자전환, 이상과 현실에는 '괴리'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온은 헝가리 3공장 준공을 완료하고 램프업 과정에 돌입했다. 예정대로 올 하반기 중 헝가리 공장에서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 3공장의 생산능력은 연산 30기가와트시(GWh) 수준이다. 3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SK온이 유럽에서 확보하게 되는 총 생산능력은 연산 47.5GWh로 대폭 확대된다.

여기에 더해 연산 33GWh 규모의 중국 옌청 공장의 배터리 양산도 올해 중으로 예정돼 있다. 올해 가동이 예정된 헝가리 3공장과 중국 공장을 포함하면 SK온은 올해 중 한국·중국·미국·유럽 등지에서 확보하게 되는 생산능력은 연산 122GWh가 된다. 올 1분기 생산능력(연산 71.5GWh) 대비 70% 늘어난 수치다.

SK온은 '선수주 후증설' 전략으로 증설을 진행해 온 만큼 전방 시장의 일시적인 수요 정체에도 실적 개선에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고객사의 신차 출시 일정에 맞춰 배터리 공장 가동 계획을 세워둔 만큼 당초 예상한 공급물량과 실제 공급되는 물량의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SK온은 올 하반기 수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단 증권가의 시각은 보수적이다. 올 2분기는 물론 하반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확대, 더딘 고객사들의 수요 회복세 등의 영향이 남아있는 만큼 빠른 흑자전환은 쉽지 않다고 본다. 증권사들은 빠르면 올해 4분기, 늦으면 2026년 SK온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턴어라운드, 투자계획 이행에 달렸다

흑자전환에 성공하더라도 당분간은 그 규모가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달리 말하면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외부조달 압박은 최소 2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헝가리 3공장과 중국 옌청 공장 외에 남아있는 투자건은 서산 공장, 포드와의 미국 켄터키·테네시 합작공장, 현대차와의 미국 조지아 합작공장 등이다. 모두 내년 가동을 목표로 공장 설립이 진행 중이다.

발표된 공장들의 예상 생산능력을 모두 합치면 연산 300GWh에 육박하게 된다. 단 생산능력이 연산 127GWh인 포드와 합작공장(JV)의 경우 순차 가동이 예정돼 있다. 이를 토대로 SK온이 내년 연산 199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과거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연산 220GWh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과 비교하면 목표의 일부 하향조정이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이 확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SK온의 장기적 생산능력 확보 계획에서 북미 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지지부진하지만 회복이 시작될 경우 북미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는 증권사의 경우 2025년경 SK온이 1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SK온이 구상한 생산거점 확보계획을 완결지을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지난해 SK온의 연간 자본적지출(CAPEX)은 10조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예정된 투자계획은 7조5000억원, 내년에도 비슷한 금액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SK온의 자금사정은 녹록지 않다. 올 1분기 SK온의 총차입금은 19조원, 차입금의존도는 53%에 달한다. 자본성 조달을 통해 2022년 말 258%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올 1분기 188%로 낮추는 데 성공하기는 했다. 이중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반드시 IPO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자금을 지원받았고, 최근에는 연 6%대 금리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5000억원을 조달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재무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내재돼있다. 그럼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미래에는 전기차 배터리가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는 오너 경영인들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투자를 적자를 보더라도 일단은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라고 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성장전망 자체가 밝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며 "SK온이 무리를 해서 자금을 조달하고 그룹 차원에서 SK온을 살리기 위한 재편 작업을 추진하는 이유도 지금만 견디면 사업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SK그룹을 책임지는 하이닉스처럼 중장기적으로 SK를 먹여살리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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