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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하나은행, 코로나19에도 글로벌 목표 강행 '통했다'①팬데믹 회복 지역, IB딜·신디론 점차 활력…신규진출, ICT플랫폼사 활용 '묘수'

김현정 기자공개 2021-11-22 07:34:45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2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글로벌 자산확대와 꾸준한 신규진출이라는 기본 전략 아래 글로벌 사업목표치를 거의 수정하지 않았다. 올해는 그 수확물을 확실히 거둔 시기다. 팬데믹 사태 이후 그간 하나은행의 탄력적 대응이 많은 결실로 돌아왔다는 평이다.

난관 속에서도 아시아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진출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기존 채널 대상으로는 ‘현지 ICT 플랫폼과의 제휴’ 카드를 통해 디지털라이제이션과 현지화 동시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향후에도 선진국과 신흥국, 기축통화국과 비기축통화국이란 전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코로나19 패러다임에 맞는 글로벌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ICT 플랫폼사 협업, '디지털라이제이션 그리고 현지화'

하나은행은 작년 코로나19로 사업계획 달성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 자세로 글로벌 사업에 임했다. 베트남 BIDV 지분투자의 안정화 작업, 보유 점포들의 팬데믹 대응 체계 구축 등 기존 채널의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한편, 물밑으로는 다방면으로 신규진출을 두드려왔다.

올 들어서 꾸준한 노력이 매듭을 짓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라인뱅크 출범과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인가 획득, 타이베이 지점 개설 승인 등 이 모든 것들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들어선 올해 거둔 결실이다. 사상 초유의 팬데믹 사태로 장벽이 많았지만 난관을 뚫고 얻어낸 성과들이라 의미가 깊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글로벌 관계자는 "타이베이 지점의 경우 작년 초 현지에 개설위원을 파견해 사전작업을 진행하던 중 코로나19가 터져 중단되기도 했다"며 "최근 1~2년 글로벌 사업들에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기회를 꾸준히 찾아왔고 추후 이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하나은행의 비상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2021년 하나은행 해외사업에서 또 다른 핵심 성과는 ‘디지털라이제이션 그리고 현지화’를 곳곳에서 현실화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현지 ICT업체와 제휴’ 활용법이 돋보인다.

지난 6월 10일 공식 출범한 인도네시아 법인의 디지털뱅킹 플랫폼 ‘라인 뱅크(LINE Bank by Hana Bank)'가 대표적이다. 하나은행이 라인과 손잡은 건 동남아시아 주요국에서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라인의 사용자들을 그대로 흡수하겠다는 영리한 셈법이었다.

이 같은 전략의 출발은 중국이었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2019년 하반기 이미 알리페이 ‘마이진푸’와 전세계 2위 온라인 여행 플랫폼 ‘씨트립’과 제휴를 맺고 플랫폼 대출상품들을 내놓은 바 있다. 해당업체들의 개인 손님을 대상으로 소액·단기 소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고금리 대출자산 비중을 높일 수 있었다.

하나은행은 조만간 중국의 네이버인 ‘바이두’와도 제휴를 앞두고 있다. 바이두 플랫폼 안에서 하나은행의 여러 대출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브라질법인에서도 매출채권 담보 대출과 관련한 플랫폼 기업과 제휴를 맺는 등 현지 협력을 통해 사업을 확장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기반의 사업 모델의 성패는 성공적인 ‘초기’ 시장 진입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라인뱅크 모델과 같이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구축 중인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로 진출하는 게 효과적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나은행이 모든 나라에 디지털금융 깃발을 꽂고 있는 건 아니다. 비대면실명확인(e-KYC) 허용 여부 및 행정 인프라 수준이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베트남에서는 국민 개개인의 고유번호는 있으나 신분증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따로 없다. 비대면실명확인 서비스가 어려운 이유다. 한국이나 인도네시아가 주민등록번호라는 고유번호, 주민등록증 발급기관과 발급일을 조회함으로써 신분증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것과 다르다.

같은 관계자는 “신남방국가에서는 평균 연령대가 낮고 국가의 인프라에 비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 디지털 기반의 Biz모델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역별로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선별적인 역량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핵심 거점, '백신보급률에 달렸다'

하나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시장을 '백신보급률이 높은 선진시장'과 상대적으로 '백신보급률이 낮은 신흥시장'으로 나눴다. 백신보급률이 높은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이 안정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와 유럽의 경우 일상으로 회복이 빨랐지만 반면 동남아시아는 속도가 더뎠다. 작년 동남아시아 IB금융의 집결지인 싱가포르에서는 예년과 달리 IB 딜이 지연되는 일이 생겼다. 베트남은 정부의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일정기간 수출입 거래가 아예 불가한 적도 있었다.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아직도 동남아시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 중이다.

현재 팬데믹을 빠르게 극복한 미국 시장에서는 IB딜, 신디론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미국 진출 한국계 지상사들도 단숨에 활동성을 회복하고 있다. 미주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부동산 임대업 부문 역시 코로나19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아마존 물류센터 등의 금융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선진시장에서 글로벌 그린딜(Green Deal) 등 대형 프로젝트도 주목된다. 특히 미 서부에서는 ESG산업인 태양광, 배터리, 풍력발전에 대한 사업 다각화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리쇼어링(reshoring·자국 기업의 본국 귀환) 정책에 따라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 산업에 많은 한국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하나은행은 이 모든 움직임을 기민하게 관찰해왔고 이미 해당 시장의 침투를 시작했다.

반면 백신보급률이 낮은 신흥시장의 경우 펜데믹 이후의 국가별 조치에 촉각을 세우며 선별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코로나19를 잘 극복한 국가의 경우 해당 국가의 ‘공기업’이나 ‘우량 대기업’ 위주로 영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리스크를 고려한 조치다. 다만 최근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내년 동남아시아 IB시장과 수출입거래 정상화를 기대해볼 여지도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일상으로의 회복 그리고 산업 정상화는 백신보급률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오래 전부터 세계 시장의 변동성, 발전가능성, 시장성 등을 면밀히 분석했으며 지금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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