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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유럽신한은행, 위기에 강한 '승부사' 신시장 개척 잰걸음⑦코로나19 속 사상 최대 실적…디지털 전환 가속, 신사업 발굴 지속

고설봉 기자공개 2021-11-25 09:25:06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면영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던 유럽신한은행에 코로나19 팬데믹은 큰 변화를 가져왔다. 독일 정부의 강력한 록다운 정책으로 팬데믹 초기부터 재택근무 및 분리근무가 시작됐다. 이에 맞춰 유럽신한은행은 사무실 수준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며 영업력 유지에 힘썼다.

이런 빠른 의사결정과 디지털금융 활용을 통해 유럽신한은행은 코로나19 와중에도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유럽 시장 진출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최근에는 위드 코로나 확산으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는 등 전체적으로 코로나 리스크를 극복하는 모양새다. 위기 앞에 움츠러들지 않고 적극적인 대응을 펼치며 오히려 기회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기회의 땅 유럽 겨냥 ‘기업금융·수출입·IB’ 역량 강화

하지현 유럽신한은행 법인장은 최근 더벨과 비대면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독일을 비롯한 대부분 유럽국가에서 록다운을 시행했던 시기에는 웨벡스, 줌과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 비대면 마케팅을 확대했다"며 타 금융기관 등과의 협업 및 딜참여 등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신한은행은 설립 이후 주로 동유럽에 소재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펼쳐왔다. 독일을 기반으로 2014년 폴란드사무소를 개소해 교두보를 마련했고 최근엔 본점 차원에서 헝가리사무소를 열었다. 기업금융 위주 자산성장을 추진하면서 외형을 키웠다.

아울러 유럽신한은행은 유럽에서 수출입거래 중심의 외환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특유의 신속성과 서비스 마인드,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무기로 다수의 한국계 및 현지기업들과 수출입 거래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와중에도 다수의 기업들과 신규 거래를 시작할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하 법인장은 “로컬은행들의 높은 수수료율과 오랜 처리시간에 비해 유럽신한은행은 보다 더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하며 고객을 늘리고 있다”며 “특히 수출입 업무에 특화된 직원이 기업의 초임자들을 대상으로 수출입 교육도 실시하며 기업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엔 투자금융(IB)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유로화 마이너스(-) 금리 심화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IB 대출 증대를 통한 기업금융과 IB딜의 균형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Brexit) 이후 유럽 각국은 EU 내에서 영업활동 자격을 갖고 있는 은행들 외에는 자국 내 마케팅 활동을 점차 제한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유럽신한은행은 신한은행 글로벌 채널 중 유일하게 EU 영업허가권(Passport)를 보유한 은행으로써 EU 지역 내에서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펼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런 강점을 활용해 최근 유럽신한은행은 신한은행 런던지점과 협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런던지점이 보유한 GIB 부문 전문성 및 오랜 노하우와 유럽신한은행이 보유한 EU 영업허가권을 결합해 최적의 비즈니스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여러건의 IB딜을 추진 중이다.

다만 현지 은행들과의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유로지역은 2014년 이후 마이너스 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발발하며 그 하락세는 심화됐다. 이는 주요 은행들의 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졌고, 은행들은 다양한 형태의 사업확장과 경영체질 개선 및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극복해나갔다.

기업금융과 IB 측면에서 보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유럽 현지 은행들은 금융시장의 자금 경색을 경험했다. 최근에는 수익은 낮지만 리스크가 없는 우량 대출자산을 늘리는 분위기로 시장환경이 바뀌는 추세다.

◇코로나19 위기에도 고객과 동행…새로운 기회 열었다

유럽신한은행과 거래중인 한국계 지상사들은 대부분 유럽 총괄 판매법인이다. 판매 및 수금대금 거래가 매우 빈번해 디지털금융 인프라 도입은 필수다. 이에 유럽신한은행은 수 년 전부터 CMS 뿐만 아니라 캐시 풀링(Cash Pooling) 등 다양한 기업 전용 전자금융 서비스를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해 기업들에 제공해 왔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한국 본사와 연계해 실시간으로 자금을 관리하며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 있다. 최근에는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 소재 기업들의 이러한 기업 전자금융서비스 니즈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맞춰 유럽신한은행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에도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며 유럽신한은행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올 3분기 누적 자산총액 및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지난해 연간 실적 규모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12월 말 7510억원 수준이던 자산총액은 올 9월 말 누적 8523억원으로 13.49% 늘었다.

실적 면에서는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간 8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올 3분기 만에 93억원으로 8.45%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2억원 순손실에서 올 9월 말 3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 및 유럽 지역은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며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는 기업들의 회사 경영 인프라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사무공간부터 직원, 시스템, 내부 프로세스, 새로운 거점 확보 등 전반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령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소재한 한국 대기업들의 경우 그룹사별로 특정 지역에 타운을 조성하고 업무공간을 공유하는 등 사무공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물류기업들은 급격히 늘어나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물류창고 추가 매입 등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유럽신한은행에겐 새로운 기회다. 기업들이 사옥 신축 및 매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수요가 생겨나며 딜이 늘었다. 실제 유럽신한은행의 경우 한국계 대기업의 사옥 매입자금을 검토한 바 있고, 최근에는 물류센터 확대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 법인장은 “백신 접종을 서둘러 2차 접종 후 동유럽 중심으로 마케팅 출장을 병행하기 시작했다”며 “유럽신한은행은 전략적 요충지인 유럽에서 한걸음씩 목표 달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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