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S, 시장 친화적 밸류…금감원 눈높이 '관건' 일회성 요인 반영된 EBITDA로 산출…'소송 합의금' 회계처리 적정성 '불씨'
최석철 기자공개 2021-12-10 07:25:0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8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일회성 이익·비용 등 비경상적 요인을 배제하지 않은 EV/EBITDA 지표를 활용해 오버 밸류 논란을 피했다. 할인율도 조단위 IPO기업 답게 최대 41.5%까지 적용해 시장 친화적 제스처를 취했다.다만 올해 들어 부쩍 높아진 금융감독원의 눈높이를 충족시킬지는 미지수다. 특히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은 소송 합의금을 영업이익으로 처리한 회계처리의 적정성과 관련해 논란의 불씨가 남았다는 평가다.
◇조정 EBITDA 활용시 기업가치 치솟아...시장 친화적 밸류 '초점'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주관사단은 EV/EBITDA 지표를 활용해 밸류에이션을 진행했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인 만큼 감가상각비를 온전히 반영할 수 있는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적용 EBITDA는 2조3175억 원으로 산정됐다. 2021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3분기말 현재 유무형자산상각비를 합한 후 연환산한 수치다. 여기에 비교기업의 EV/EBITDA 거래배수 51.4배 등을 적용해 할인 전 기업가치로 112조2063억 원을 책정했다.
IPO를 앞두고 불거졌던 각종 호재와 악재는 밸류에이션 과정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런 일회성 요인을 배제한 조정 EBITDA를 사용하면 오히려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보수적으로 몸값을 산정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발생한 일회성 이익보다 일회성 비용이 더 컸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은 라이선스 대가 9922억 원이 영업이익으로 처리됐다. 일회성 비용은 ESS 리콜 충당금 4269억 원과 GM 볼트EV 리콜 충당금 7147억 원 등 총 1조1416억 원이다.
이런 일회성 요인을 반영한 조정 EBITDA는 2조5167억 원으로 이를 기초로 한 기업가치는 122조3449억 원에 이른다. 기업가치가 약 10조 원 가량 높아진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도 입증하기 부담스러운 수치다.
할인율도 41.5%~31.8% 적용해 코스피 상장사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적용했다. 기존 조단위 공모를 진핸한 IPO 기업 대다수가 최대 40% 내외의 할인율을 적용해 시장 친화적 가격을 제시한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IPO 기업은 산정한 기업가치에 20~30%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한 공모가 밴드를 제시한다. 상장 이후 주가 상승여력을 남겨둬 공모주 투자자의 수익률을 일정부분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최근 5년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52곳(이전상장과 리츠상장 제외)의 평균 평가액 대비 할인율 역시 22.7%~33.2%다.
이를 바탕으로 한 상장 직후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시가총액은 60조1380억~70조2000억원으로 산정됐다. 시장 지위가 엇비슷한 경쟁사 중국 CATL 시가총액(270조원 내외)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LGES와 SK이노, '배터리 소송' 합의금 상이한 회계처리
다만 최근 할인율 폭을 키워 공모가 밴드를 넓히는 전략에는 거리를 뒀다. LG에너지솔루션의 할인율 폭은 9.7%p로 지난 5년간 조단위 공모를 진행한 IPO 기업 중 가장 좁게 설정됐다. 올해 상장한 조단위 IPO기업의 경우 할인율 폭을 키워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에 따라 적정 공모가를 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액 절대적 규모가 최대 12조원에 달하는 만큼 밴드 폭이 클수록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이제 남은 건 금융감독원의 판단이다. 국내 증시 사상 최대어인 만큼 부담감이 상당하다. 그만큼 어느 때보다 까다롭게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 특히 SK이노베이션로부터 받은 1조원 가량의 소송 합의금에 대한 회계처리가 화두에 오를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을 소송 합의금을 ‘영업비밀 사용에 대한 대가’로 인식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으로 회계 처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할 수 있었던 이익을 보상으로 돌려받았다는 취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라이선스 부여’는 연결회사의 주요 영업활동에 해당한다”며 “일시금에 대한 이러한 회계처리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부합하는 적정한 회계처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합의금을 손해배상 대가로 인식해 영업외손익으로 처리했다면 누적 3분기 실적은 영업적자로 돌아선다. 해당 회계처리가 상장을 위한 목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합의금을 지급하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해당 합의금을 손해배상의 성격으로 보고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했다. 물론 현행 회계 제도상 영업손익과 영업외손익을 엄격히 구분하는 내용은 없다. 회사의 재량을 넓히기 위한 취지다. 금감원의 해석에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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