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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아두헬름, 100조 치매 시장 노리는 경쟁사 매출 기대 이하…빅파마 2.5조 베팅, 국내 업체도 기회

최은수 기자공개 2021-12-13 08:30:32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0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이오젠(Biogen)의 알츠하이머 계열 내 최초(퍼스트 인 클래스) 치료신약 아두헬름이 시장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효능 문제와 함께 핵심 기전인 베타 아밀로이드 관련 부작용도 적잖이 보고된다. 1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치매 치료시장의 판도가 급변하면서 국내 업계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아두헬름은 올해 3분기 30만 달러(한화 약 3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초 업계가 예상한 첫 분기(6월 품목허가 이후~3분기 말)매출인 1400만 달러(한화 약 167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예상 매출은 '퍼스트 인 클래스'라는 입지와 경쟁 약물인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Donanemab)은 아직 2상 완료에 그치고 있다는 점 등이 반영됐다.

하지만 출시 이후 높은 처방 단가(한화 약 6600만원)가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부작용을 이유로 미국 현지 대형병원 등에서 사용을 거부한 점 등이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바이오젠은 아두헬름의 효능 문제로 임상 4상을 추가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브라운대에선 아두헬름 임상에 참여한 고용량(10mg) 투여군 중 41%가 부작용을 겪었단 결과를 내놨다. 유럽의약품청(EMA)에선 지난달 아두헬름 출시에 부정적 의견을 내는 등 미국 외 시장 확장 전망도 불투명하다.

빅파마들은 아두헬름의 부진을 놓치지 않는 분위기다. 세부적으론 △다케다(Takeda, 이뮤소프트 물질 L/I, 계약 총액 9억달러) △오츠카(Otsuka, 선오비온 물질 L/I, 계약 총액 8억9000만달러) △룬드벡(에이프릴바이오 물질 L/I, 계약 총액 4억5000만 달러) 등이 잇따라 투자를 발표했다. 암젠 또한 시리즈A 딜을 마무리한 뉴모라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

그간 치매를 비롯한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에 소극적이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 Smith Kline)은 이달 2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연구소를 신설하고 치료제 개발 참전을 선언했다. 올해 7월 22억 달러(한화 약 2조6000억원)를 들여 알렉토(Alector)의 프로그래뉼린(PGRN) 타깃 약물을 들여온 지 5개월 만이다.

시장 관계자는 "짧은 기간 동안 빅파마들이 수조원을 들여 신경질환 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대거 L/I한 것은 유구한 제약바이오 역사상 처음"이라며 "올해에만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치매시장에서 바이오젠과 아두헬름의 지위가 흔들리자 새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간 빅파마들이 사들인 물질은 모두 베타 아밀로이드를 기전으로 하지 않는 모달리티(치료 기술)인 점이 눈길을 끈다. 임상 2상을 마무리한 릴리의 도나네맙이 임상은 앞섰지만 아두헬름과 같은 베타 아밀로이드 기전 치료제라는 점을 우려해 차별화된 모달리티에 베팅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 바이오텍 역시 격변하는 치매 치료제 개발전쟁에서 주목을 받는다. 가장 임상을 앞서가던 베타 아밀로이드의 효능과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된 만큼 독자 기술을 갖춘 업체들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국내 비상장 바이오벤처 에이프릴바이오가 룬드벡에 '항CD40L' 약물을 L/O한 것도 이런 추세와 무관치 않다.

시장에선 천연물 기반 치매 신약을 개발하는 메디포럼이 오랫동안 중단했던 'PM012'의 임상 2b·3상을 재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한다. 이밖에 국내 업체 중 아리바이오와 젬백스도 임상 2상을 마치고 3상을 준비해 주목을 받는다. 최근 기평 문턱을 넘은 디앤디파마텍도 미국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NLY01' 임상을 준비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두헬름이 치매 치료제 FDA 품목허가 획득한 사례를 보면 과거엔 10점 만점을 맞혀야 허가를 내줬다면 지금은 9점 근처에 도달해도 용인해줄 만큼 문턱이 낮아졌다"며 "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들은 FDA를 비롯한 허가 당국의 기조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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