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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물류 자회사? 포스코터미날에 쏠리는 눈 포스코터미날 지분 100% 확보, 물류 인력·조직 통합작업 '시동'…해운업계 '촉각'

유수진 기자공개 2021-12-16 07:47:43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3일 14: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대량화물유통시스템(CTS)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터미날을 100% 자회사로 두면서 해운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룹 내 물류기능을 포스코터미날로 일원화해 과거 실패한 물류 자회사 출범과 동일한 효과를 낼 걸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초 포스코는 지난해 2자물류 자회사 설립을 추진했으나 정치권과 해운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1년 만에 우회적으로 재도전에 나선 셈이다. 별도 법인을 세우는 대신 기존 자회사로 관련 업무를 이관해 통합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계획대로 작업이 마무리되면 해운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포스코는 13일 포스코터미날의 2대주주인 미쓰이물산(24.5%)과 아시아대양주 미쓰이물산(24.5%)으로부터 보유주식 전량(49%·245만주)을 인수한다. 거래금액은 760억원이다. 취득 후 포스코의 포스코터미날 지분율은 100%가 된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포스코터미날/출처=포스코 홈페이지

포스코는 합작계약 종료 후 사업 지속을 위한 지분 취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18년 1월 체결한 CTS사업 2기 합작투자 계약이 끝나더라도 사업을 계속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당시 양측은 2003년 합작법인 출범 이후 15년 만에 두번째 합작계약을 맺었다. 기간은 5년으로 정했다.



이들이 처음 손을 잡은 건 2003년 1월이다. 51(포스코)대 49(미쓰이물산)로 지분투자를 단행해 CTS사업 전문회사 포스코터미날을 설립했다. CTS사업은 석탄과 철광석, 합금철 등 벌크화물을 해상 운송해 하역, 저장하다가 최종 구매자에게 수송해주는 물류서비스다. 포스코터미날은 15년(1기) 동안 처리 물량을 180만톤에서 890만톤으로 확대하며 시장점유율을 키워왔다.

포스코가 포스코터미날을 100% 자회사로 두게 되면서 향후 이사회 구성원에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그간 미쓰이물산 측에 이사 자리 두개를 제공해왔지만 앞으론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안도 모토오키 한국법인 금속자원본부장과 고토켄지 금속자원본부 석탄부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원 변동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CTS사업 지속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지분 인수를 계기로 그룹 내 분산돼 있는 물류기능을 한 곳으로 통합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물류 효율성과 전문성 제고 차원이다.

물류 자회사 출범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각 계열사에 흩어져있는 물류 조직과 인력을 포스코터미날로 모아 통합운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포스코터미날에 대한 경영권과 지배력을 100% 갖고 있는 만큼 그룹의 물류 계열사로 활용하기에 무리가 없다.

철강업이 주력인 포스코는 매년 3조원 이상의 물류비를 감당하고 있다. 철광석과 석탄 같은 원료를 비롯해 철강제품까지 모두 배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연간 물동량은 1억6000만톤(t)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초대형' 화주로서 벌크선사들과 손잡고 물량을 소화하며 끊임없이 물류 자회사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비용 절감과 불확실성 제거에 보탬이 된다는 이유다. 포스코는 국내 대형 철강사 중 유일하게 물류 자회사가 없다.

이에 지난해 한 차례 자회사(포스코GSP·가칭) 설립을 추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는 해운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친 결과다. 포스코는 해운업 진출이 아니라고 맞섰지만 결국 두손을 들었다. 포스코GSP 설립을 주도한 물류통합TF를 해산하고 최고경영자 직속 물류사업부를 두는 방향으로 한발 물러났다. 물류사업부장엔 김광수 부사장을 앉혔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를 '포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회장이 작년 말 정기인사에서 김복태 전무를 사장으로 승진시켜 포스코터미널 대표이사에 선임하면서 의심의 눈초리가 더욱 짙어졌다. 김 전무는 물류통합TF의 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전까지 포스코터미날 대표는 포스코 원료 구매 담당이 겸직해오던 자리였다. 하지만 김 사장은 안전생산전략실장과 글로벌마케팅조정실장, 판매생산조정실장 등을 역임해 원료 구매쪽 근무 경험이 없다. 물류통합TF팀장을 지낸 경험을 높이 샀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김 사장과 함께 TF에서 활동한 김재만 물류1실장도 포스코터미날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내고 있다.

포스코의 물류 통합 움직임에 해운업계는 다시 반발하고 있다. 한국해운협회는 최근 최 회장에게 해운·물류산업 생태계 보전과 상생발전을 위해 포스코터미날을 2자물류 자회사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영무 해운협회 부회장은 "포스코그룹은 총수없는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상증세법이나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아무런 제한 없이 그룹 일감을 포스코터미날로 몰아줄 수 있어 3자물류시장을 크게 왜곡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룹 내 분산돼 있는 물류 조직과 인력을 모아 통합 운영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면서 "방향은 맞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추후 이사회 등에서 더욱 구체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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