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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미국 '궐련담배' 판매 중단 배경은 경쟁심화·시장 규제 영향 '지속성' 타격, 해외 전략 궤도 수정

박규석 기자공개 2021-12-15 08:13:18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5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가 미국 내 궐련담배 판매 사업을 재검토하기 위해 현지 법인의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 해외 법인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미국에서의 판매를 중단한 만큼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5일 KT&G는 지난 14일 미국에서 시판 중인 궐련담배의 제조와 선적, 통관 및 현지 도매상에 대한 제품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결정에 따른 영업 정지 금액은 약 2057억6400만원으로 이는 지난해 매출의 3.9% 규모다.

KT&G가 미국 내 영업을 잠정 중단한 이유는 현지 시장의 경쟁 심화와 규제강화 등 때문이다. 지속적인 사업 운용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무리한 영업보다는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는 방향으로 사업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은 현재 궐련담배에 관해 자국 내 멘솔 금지 입법과 FDA의 니코틴 저감 규제강화 입법 추진 등 궐련담배에 대한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조사와 미국 법무부 등에 관한 규제 대응 업무도 가중되고 있다. 담배 제품의 규제 준수 현황에 관한 포괄적 문서제출명령, 장기간의 FDA 동등성심사 등을 위한 기술적 자료제출 요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영업 정지 금액이 지난해 매출의 3.9%라는 점을 고려하면 KT&G의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다만 미국 법인이 KT&G가 현지법인을 통해 궐련담배를 판매 중인 주요 국가 중에서는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만큼 당분간 해외법인 전체의 실적 하락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현재 KT&G는 미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터키, 이란 등 5개국에서 궐련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수출과 해외 사무소 등을 통한 판매도 이뤄지고 있지만 현지 법인을 통한 사업은 미국 등 5개국이 중추를 맡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24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주요 국가의 전체 매출인 4191억원의 59%에 달하는 실적이다.

미국 법인의 영업 중단으로 일시적인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지만 궐련담배 판매에 따른 예치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미국 주정부에 예치하던 금액이 없어진 만큼 관련 재원을 현금 등으로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KT&G는 담배기본정산협약에 따라 미국 주정부가 제정한 에스크로 법령에 의해 판매금 중 일정 금액을 담배가 판매된 주정부에 예치했다.

상기 법령에 따르면 예치금은 KT&G의 미국법인인 ‘KT&G USA’가 불법행위의 결과로 현지 소비자가 피해를 받았을 때 사용된다. 피해를 받은 소비자로 인해 미국 주정부의 의료재정이 사용되었을 경우 예치금이 주정부의 의료재정에 편입되는 형태다. 하지만 소비자 피해 등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예치금은 입금일로부터 25년 경과 후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KT&G의 장기예치금은 1조1857억원이다.

이러한 예치금 절감은 KT&G의 재무 건전성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 것으로 풀이된다. 올 3분기 말 연결기준 KT&G 순차입금은 마이너스(-)2조1932억원으로 수년째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26.8%와 1.4%를 기록했다.

미국 내 영업은 중단됐지만 KT&G는 현지 법인의 체졔를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영업 재게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잠정 중단 조치 피해 최소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사업재개 대비 현지 인프라 점검 활동 등에도 힘쓸 예정이다.

KT&G 관계자는 “미국 내 궐련담배사업 타당성 재검토 등 전체 해외 사업전략 관점에서 방향을 재검토할 예정"이라며 "단기적으로 미국 담배판매 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로 사업 전략과 구조 재편 시 재무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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