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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경영진 인사 ‘공 있는 곳에 자리 있다’ 지주 전담경영진·사업부문장 소폭 교체…세대교체도 피한 성과 평가

고설봉 기자공개 2021-12-17 11:32:2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7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2021년 지주회사 전담 경영진과 겸직 사업그룹장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경영진 신규선임을 한 만큼 올해는 대폭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핀셋교체로 조직을 환기하는 차원의 인사를 단행했다.

‘규모는 작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은 인사’라는 평가다. ‘공이 있는 곳에 자리가 있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보냈다. 자회사 CEO 교체에서 볼 수 있던 세대교체의 칼바람을 피해 연임한 임원들도 있고, 실력을 인정받아 고속 승진한 인물도 눈에 띈다. 반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한 임원들도 있다.

◇경영진 인사 '공이 있는 곳에 자리가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6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사장단(CEO) 추천 및 지주회사 전담 경영진과 겸직 사업그룹장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자경위의 키워드는 ‘CEO 교체 폭 확대’와 ‘차세대 리더 발탁’ 정도로 압축된다. 임기만료 자회사 10개사 중 6개사 CEO가 교체됐다. 다만 신한지주 전담 경영진과 겸직 사업그룹장 선임에 국한해 보면 조금 다른 해석이 나온다. ‘공이 있는 곳에 자리가 있다’는 말로 수렴된다.

신한지주는 이번 전담 경영진 인사에서 그룹 재무부문장(CFO)과 그룹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장(CSSO), 그룹 디지털부문장(CDO) 등 3명을 교체했다. 또 그룹 리스크관리부문장(CRO)을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그룹 회계본부를 신설했다.

CFO는 이태경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을 신규선임했다. 본부장급이었던 이 법인장은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CSSO는 고석헌 신한지주 경영관리3팀 본부장이 신규선임됐다. 직급은 상무로 한 단계 격상됐다. CDO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이 부사장은 지주회사와 은행에서 오랫동안 경영관리와 재무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과거 LG카드 인수 실사 과정에 참여하는 등 시장 인사이트와 재무적 통찰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재무와 자본정책 수립, 실행 및 전략적 투자자 관리(IR) 업무 수행을 위한 최적임자라는 설명이다.

고 상무는 신한라이프 통합, 아시아신탁과 신한벤처투자 PMI를 주도해 보험, 자본시장 등 업권별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다. 그룹 경영전략과 사업모델 발굴, ESG 전략 수립과 추진을 총괄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눈여겨 볼 부분은 CRO 승진과 회계본부장 발탁이다. CRO인 방동권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지난해 1월 CRO로 발탁됐다. 코로나19와 라임펀드 부실 이슈 등이 신한금융을 위협하던 시기에 상무로서 CRO라는 중책을 맡았다. 선제 대응을 통해 총량을 줄이는 전략으로 리스크를 잘 관리했다는 평가다.

신한지주는 CFO 산하 회계본부를 신설하고 김태연 본부장을 신규선임했다. 직급도 상무로 한 단계 높였다. 김 상무는 1968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안건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02년 4월 신한지주 출범 때 재무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재무팀에서만 20년 근무했다. 2003년 차장, 2009년 부팀장, 2013년 팀장대우, 2017년 재무팀장 등 꾸준히 승진하며 신한지주 회계 전반을 관리했다. 2019년 재무팀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김 상무의 승진으로 신한지주는 CFO의 역할이 일부 변경된다. 기존에는 CFO가 회계까지 총괄했지만 내년부턴 김 상무가 회계부분을 전담한다. 다만 신한지주 내 조직체계는 CFO 산하 회계본부가 될 예정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CFO가 회계까지 담당했었는데 부담을 덜어주고, 전문성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CFO 산하 회계본부를 신설했다”며 “김태연 상무는 신한지주 설립 때부터 꾸준히 재무팀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한 전문가”라고 밝혔다.

◇'세대교체'도 피해간 실력파 장수 사업그룹장

신한금융그룹 겸직 사업그룹장 후보 추천에도 ‘공이 있는 곳에 자리가 있다’는 기조가 그대로 적용됐다. 겸직 사업그룹장들은 신한지주 경영진이면서 동시에 각 사업부문별로 자회사 임원도 겸직한다. 해당 사업그룹에 대한 전문성과 폭 넓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한 역할이다.

장동기 GMS사업그룹장과 안효열 WM사업그룹장이 각각 연임했다. 장 부사장은 2018년 1월 최초 GMS사업그룹장에 선임된 뒤 이번에 3연임에 성공했다. 1964생으로 ‘세대 교체’와 ‘차세대 리더 발탁’이란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 인물이다. 안 부사장은 2020년 1월 최초 선임된 뒤 이번에 연임에 성공했다. 1965년생인 그 역시 최근 인사 트렌드와는 결이 다르다.

다만 두 부사장 모두 해당 사업그룹을 잘 이끌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자 사업영역에서 공이 있어 자리가 보전된 케이스다. 특히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사업에 어려움이 큰 가운데서도 성과로 실력을 증명했다.


GMS는 신한금융 고유자산운용을 하는 곳이다. 장 부사장은 2018년 첫해 530억원이던 GMS부문 순이익을 2019년 2520억원, 2020년 562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올해도 3분기 누적 334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WM사업은 지난해 라임펀드 부실 여파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이런 가운데 안 부사장이 구원투수로 나서 부실 리스크를 잘 정리했다. 올해부터 사업을 재개해 순이익 확대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1630억원이던 WM부문 순이익은 올 3분기에 이미 1300억원을 돌파했다.

다만 임기가 내년 말로 1년 남았던 글로벌사업그룹장과 퇴직연금사업그룹장은 모두 교체됐다. 서승현 부사장이 글로벌사업그룹장으로, 이영종 부사장이 퇴직연금사업그룹장으로 각각 추천됐다.

신한금융지주 자경위는 “지주회사 경영진 인사는 영역별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차세대 인재로 모두 교체했다”며 “새로 선임된 CEO와 경영진들이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돌파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도약의 기반을 구축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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