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연구기관장 낯선 만남…'사전적 감독' 이색 행보 정은보, 거시경제 영향·업권 대책 '경청'…금융권 잠재리스크 선제관리 '역점'
김현정 기자공개 2022-01-06 08:13:14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5일 1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연구기관장들이 낯선 만남을 가졌다. 거시경제를 연구하는 기관장들과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금감원장이 회동했던 일이 그간 없었다.이번 이색 행보에선 사전적 건전성 감독을 최우선 사업으로 삼은 정 원장의 금융감독 방향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감독기구로서 잠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 원장은 5일 은행회관에서 연구기관장 간담회를 열고 ‘2022년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해당 간담회에는 금융연구원장, 자본시장연구원장, 보험연구원장,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 현대경제연구원장, LG경영연구원장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장들이 참석했다. 정 원장은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중국경제 경착륙, 코로나 장기화 등 올해 주요 위험요인에 대한 향후 대책을 물었고 각 연구기관장들은 업권 동향 및 제언을 전달했다.
금감원장과 연구기관장들의 회동은 처음 있는 일이다.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을 수행하는 금감원의 업무와 연구기관들의 영역은 연관된 듯 하면서 크게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혹은 한국은행 총재가 연구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재정정책·통화정책 수립을 위한 이야기를 듣곤 했다. 금융위원장의 소집도 흔치는 않았고 금감원장은 더더욱 없었다.
이번 행보는 사전적 건전성 감독을 역점 사업으로 삼은 정 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원장은 취임 이후 수차례 공식 석상에서 사전적 감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지금까지의 금감원은 제재 등에 초점을 맞춘 사후적 감독에 비중을 둬 왔는데 정 원장 체제에서는 사전적 감독을 강화해 밸런스를 맞출 것이란 얘기가 주를 이뤘다.
정 원장은 가계부채와 외화 유동성, 단기자금시장과 비은행권발(發)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 연말 신년사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엿보인다. 그는 현재 금융시장 내 잠재돼있는 크고 작은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그 영향이 매우 광범위하고 상흔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바라봤다.
금감원은 올 한 해 금융사들의 위기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제도를 선진화할 계획이다. 시장에 대한 상시감시 체계도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번 연구기관장들과의 회동은 새로운 감독 정책 수립의 팁을 얻기 위한 행보인 셈이다.
최근 발표한 조직개편에서도 정 원장의 일관된 의지가 엿보인다. 금감원은 올해부터 감독조정국을 신설해 전 권역에 걸친 법규·제도와 거시건전성 감독, 금융조사연구 등 중장기 감독전략을 전담하는 부서로 운영한다. 국제국은 글로벌금융국으로 개편돼 국내외 금융시장 리스크요인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해외감독당국·국제기구 동향을 심층 분석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래 금감원 본연의 업무 특성상 거시경제 전망 등의 업무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다”며 “거시감독국 기능 강화, 연구기관장 간담회 등의 행보가 금감원 내에서도 새롭게 여겨지는 것은 사실이며 앞으로도 이번 원장 체제의 큰 줄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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