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반박자 빠른 세대교체…'통합공채 1기' 전면 배치 상시감독체계 위한 대폭 조직개편, 디지털금융 대응력도 확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1-12-31 08:28:33
이 기사는 2021년 12월 30일 1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세대교체를 동반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정은보 금감원장이 추진하고 있는상시감독체계 개편 및 시행을 위해 조직을 재정비했다. 이 과정에서 부서장의 약 90%를 변경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그 결과 금감원 통합공채 1기들이 대거 실국장으로 승진했다.금감원은 30일 부서장 보직자 79명 중 70명(89%)을 변경하는 대규모 부서장 인사를 단행했다. 국실장 전보 전보 39명, 직위부여 31명 등 새로운 부서장들이 탄생했다. 이와 함께 사전예방적 금융감독체계 강화와 디지털금융 조직 확충을 골자로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은 예년에 비해 약 20일 가량 빠르게 진행됐다. 통상 금감원은 1월 중순 이후 부서장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었다. 하지만 연초 어수선한 분위기로 감독업무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따라 올해 임원인사 뒤 곧바로 부서장 인사를 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정 원장 취임 이후 강조하고 있는 상시감독체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취지로도 읽힌다.통상 금융회사들이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마치고 연초부터 곧바로 영업활동에 매진하는 만큼 금감원도 이에 발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정 원장은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감독·검사 체계를 사후처벌보다 사전예방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종합검사·부문검사 등으로 구분되는 검사방식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금융회사와의 소통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안팎에선 이번 인사로 키워드로 세대교체를 꼽는다. 1999년 금감원 설립 이후 최초 채용한 공채 1기(2000년 입사)들이 주요 부서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김범수 총무국장(현 금융상품분석국 부국장), 서재완 법무실 국장(현 자산운용감독국 부국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더불어 여성인재 발탁을 통한 형평도 고려했다. IT 및 보험 등 담당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쌓아온 여성 부서장을 주요 감독·검사 부서장으로 중용했다는 평가다. 장성옥 IT검사국장(현 정보화전략국장), 이상아 보험리스크제도실장(현 금융상품심사국장) 등이 기용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번 인사는 점진적 세대교체, 균형인사 지향, 능력 중심의 적재적소 배치 등을 통한 조직역량 극대화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다”며 “은행·증권·보험 등 주요 권역·부서별로 해당 보직에서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조직개편에선 정 원장이 추구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방향성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전예방적 금융감독체계 강화와 디지털금융 조직 확충이 핵심이다.
우선 잠재 위험을 조기에 포착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감독총괄조직을 재구성했다. 금감원 전체의 사전예방적 감독기능을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감독총괄국·거시건전성감독국·국제국 등이 감독총괄국·감독조정국·글로벌금융국 등으로 재편된다.
감독총괄국에 감독업무 총괄기능을 집중시켜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하고 가계부채·ESG 등 주요현안에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도록 했다. 또 감독조정국은 전 권역에 걸친 법규·제도, 거시건전성 감독, 금융조사연구 등 중장기 감독전략을 전담한다. 국제국을 글로벌금융국으로 개편해 국내외 금융시장 리스크요인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해외감독당국·국제기구 동향을 심층 분석한다.
금융회사의 디지털금융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도 확충했다. 금융플랫폼 확장, 데이터산업의 본격화 등 금융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맞춰 디지털금융 관련 조직·인력을 보강했다. 디지털 금융혁신을 활성화하고 혁신금융 부문의 감독체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다.
디지털금융감독국을 디지털금융혁신국으로 개편했다. 산하에 디지털금융총괄팀, 전자금융팀, 핀테크혁신지원팀, 디지털자산연구팀(신설) 등을 뒀다. 디지털금융검사국을 IT검사국으로 개편하고 전자금융검사팀을 신설했다. 일반은행검사국에 인터넷전문은행검사팀을 추가해 디지털금융 시대의 소비자권익을 적극 보호할 예정이다.
더불어 금융데이터실을 신설해 빅데이터·AI 등 기술을 이용한 데이터산업 발전과 금융데이터의 공정하고 투명한 활용을 유도할 방침이다. 빅데이터총괄팀(신설), 마이데이터팀, 신용정보감독팀, 금융데이터검사팀을 두고 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이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포착·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예방적 금융감독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재편했다”며 “디지털 금융혁신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이에 수반되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 조직을 확충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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