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美 파빌리온 추가 투자…계열사 시너지 염두? 2014년 이노파트너스 입주 인연, 데이터 스토리지 역량 활용 가능
이장준 기자공개 2022-01-26 13:58:31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4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 미국 법인이 현지 데이터 스토리지 솔루션 기업 파빌리온 데이터 시스템즈(Pavilion Data Systems)에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SK텔레콤이 처음 현지에 거점을 마련하고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할 때부터 양사는 인연을 이어왔다. 차익 실현 목적이 강하지만 파빌리온의 기술력을 활용해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나온다.◇SKT 미국법인, 인큐베이팅 1호 파빌리온데이터시스템즈 투자 지속
파빌리온은 최근 진행한 펀딩을 통해 지난 20일 자로 4500만달러(537억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기존 투자자인 한국투자파트너스와 SK텔레콤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미국 법인이 참여했다. 각 사의 구체적인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파빌리온은 이번 투자로 누적 1억700만달러(1276억원) 수준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SK텔레콤은 파빌리온 출범 시점부터 인연을 맺고 있어 눈길을 끈다. SK텔레콤은 앞서 1995년 정보 수집 및 컨설팅업을 담당하는 현지 법인(SKT Americas, SKTA)을 설립해 미국에 거점을 마련했다.
SKTA는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서니베일(Sunnyvale)에 자리 잡아 미래 글로벌 ICT 산업을 함께 이끌어 갈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2014년에는 여러 업체가 동시에 입주할 수 있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 '이노파트너스'를 설립했는데 이때 처음 입주한 곳 중 하나가 파빌리온이다.
SKTA 이노파트너스는 파빌리온에 250만달러 규모의 시드머니를 투자했다. 이후에도 SKTA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진행된 시리즈B·C에 이어 올해 추가 투자까지 참여하며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미국 법인은 실리콘밸리에 있는 괜찮은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대해 부담스럽지 않은 규모로 투자를 진행한다"며 "파빌리온이 투자 라운드를 진행해 펀드 형태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분석, AI·ML 등 기술력 활용할까
추후 SK텔레콤 및 계열사와 협업할 여지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애초에 SK텔레콤이 이노파트너스를 설립한 목적이 통신 관련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을 지원해 미래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 미국 법인이 재무적투자자(FI)로서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단순히 투자 차익만 노리기보다는 투자사의 기술력을 이전해 자체 경쟁력도 보강하는 등 시너지를 기대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빌리온은 하이퍼병렬 파일시스템(Pavilion HyperParallel File System), 하이퍼OS(Pavilion HyperOS) 등 데이터 분석 가속화 플랫폼을 제공하며 인공지능(AI)·머신러닝(ML)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파빌리온에 따르면 2020년 고객의 75%가 지난해 재구매를 진행했고 신규 고객도 1년 새 2배 증가했다.
SK텔레콤이 파빌리온의 데이터 스토리지 등 역량과 결부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파빌리온은 사업 초창기부터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시스템 성능 등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추후 SK텔레콤의 AI나 클라우드 등 자체 기술력 강화는 물론 데이터센터에 칩을 납품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계열사 SK하이닉스도 파빌리온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 법인의 투자는 트랙레코드(track record)를 쌓아 SK텔레콤의 낮은 인지도를 개선하려는 행보로도 익힌다. 현지에서 VC 등 플레이어들과 중장기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 다른 딜에 참여할 기반을 닦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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