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가전 리포트]'효율 끝판왕' 쿠쿠그룹의 재고 관리법③렌탈사업부문 분리 운영 '덕', 실사 횟수 4회 확대…재고회전기간 110일→38일
손현지 기자공개 2021-11-19 07:24:54
[편집자주]
중견 가전업체들의 입지가 한층 넓어졌다. 코로나19가 야기한 '집콕열풍', '보복소비'로 이전에 없던 고가의 가전까지 수요가 늘어났다. e커머스 발전으로 온라인 매출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렌털, 홈쇼핑, 해외 진출 등 신수익원을 위한 비즈니스 기회들도 속속 생겨난다.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닥뜨린 중견 가전업체들의 경영전략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8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쿠그룹의 재고 관리 효율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올들어 재고자산 회전율 추이는 생활가전제조·렌탈업계 통틀어 유일하게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품이 창고에 머무는 시간을 크게 줄여 관련 비용 절약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뜻이다.쿠쿠그룹의 재고자산 관리효율성이 높아진 건 2017년 쿠쿠홈시스(렌털사업)의 인적분할과 궤를 함께 한다. 2016년 쿠쿠홀딩스(쿠쿠전자)의 재고자산 비중이 9.8%에 달했다. 쿠쿠홈시스의 경우 2017년 분할 직후만 해도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0.4%로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렌털 사업부문을 별도의 자회사로 떼어낸 뒤, 체계적 재고 관리가 가능해졌다.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의 지난 9월 말 기준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중은 각각 6.1%, 3.6%로 저점을 기록했다.
양사 각각 재고자산 실사를 나눠서 진행해 보다 정확한 수요예측이 가능해졌다. 이전보다 꼼꼼하게 정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쿠쿠전자 시절 실사 횟수를 분기별 연 2회로 나눠 실시했다면 그룹 차원에선 양사 합쳐 총 4회를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제조업과 렌털업 각각 다루는 제품 라인업은 완전히 다르다. 쿠쿠홀딩스의 주요 사업 회사인 쿠쿠전자는 전기밥솥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업체다. 쿠쿠홈시스는 정수기, 비데 등을 중심으로 렌털 제품을 생산한다.
과거 창고에 상이한 제품의 재고가 섞여있던 때보다 생산량 수요변화를 파악하기 유리해졌다. 쿠쿠전자는 전기밥솥 수요가 축소되면서 생산량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었고 제품이 창고에 쌓여있는 기간을 줄여 나갔다. 최근엔 IH레인지, 멀티쿠커, 가습기, 에어워셔 등 트렌드에 맞는 상품들 위주로 생산량을 확대하는 추세다.
생산량도 적정수준으로 유지했다. 쿠쿠홈시스는 분사초기 시흥사업장 평균 가동률을 2017년 80%에서 2018년 94% 수준으로 크게 늘렸다. 하지만 그 뒤 변동폭을 키우지 않았다. 쿠쿠홀딩스 역시 95~97%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제품이 창고에 머무는 시간도 크게 줄었다. 쿠쿠홈시스의 재고자산 회전율(매출원가/평균 재고자산)은 2017년 3.26회에서 올해 9월 9.53회로 상승했다. 같은기간 쿠쿠홀딩스도 5.3회에서 7.3회로 개선됐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재고자산이 1년 동안 매출로 몇 번이나 전환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재고 관리 효율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재고자산 회전기간도 짧아졌다. 이는 365일을 재고자산 회전율로 나눈 값인데 제품이 창고에서 고객에게 팔리기까지(매출로 연결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파악할 때 활용한다. 쿠쿠홈시스의 경우 회전기간이 2017년 111일에서 지난 9월 38일로 줄었다. 이 기간 쿠쿠홀딩스 역시 69일에서 50일로 짧아졌다.
재고자산 회전기간엔 부품이 완성품이 되는 시간도 고려된다는 의미다.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는 기간엔 부품이 가전기기로 만들어지는 시간도 과거보다 짧아진다는 의미다.재고엔 제품(생활가전기기)뿐 아니라 원재료(부품) 등도 포함된다.
재고가 매출로 연결되는 시간도 그만큼 짧아졌다. 통상 재고가 창고에 대기할 땐 임대료와 보관료 등의 비용이 들어간다. 오랫동안 판매되지 않을 경우 시장 가치가 떨어지는 데 그 가치분 만큼 충당금으로 설정해 매출원가에 가산해야 한다. 향후 악성재고를 처분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쿠쿠그룹은 효율적인 재고관리로 관련 비용도 절약하는 긍정적 효과를 봤다.
쿠쿠그룹이 렌털 비즈니스에 힘을 준 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렌털사업은 의미기간 내 해지시 위약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객 락인(Rock-in) 효과가 발생한다. 렌털 제품들이 판매가 되면 통상 회계상 리스로 계상된다. 매출채권으로 인식되는 리스(금융리스)와 유형자산으로 인식되는 리스(운용리스)로 나뉘는데 할부로 구매할 경우엔 금융리스로 반영된다. 이 경우 전체 렌털료의 50~60% 정도를 초기 계약시 한번에 인식해 매출로 인식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손현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대주전자재료, '오너가 절반 참여'…사외이사 파워는 미약
- [2024 이사회 평가]흥아해운, 입김 센 경영진…내부거래 견제 '낙제점'
- [IPO 모니터]달바글로벌, 고심끝 '코스피행'…조단위 밸류 기대감
- [Market Watch]"직상장 어렵다"…대형 증권사 스팩합병 사활
- [Rating Watch]기로에 선 이마트24, '이마트 보증' 효과 볼 수 있나
- [2024 이사회 평가] 카페24, 감사위원회 구성 눈길…체계 개선 나설까
- [Rating Watch]HMM, 한신평 '긍정적' 아웃룩 획득…타 신평사도 동참할까
- [IB 풍향계]대신증권, IPO 뒷심 발휘…막판 예심청구 '잇달아'
- [thebell note]'공기업' HUG의 숙명
- '금융당국 우려' HUG, 신종자본증권 재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