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매출 역성장에도 순이익 '두배' 이유는 전망치 상회한 역대급 환차익·4분기 급등한 비트코인 덕분
황원지 기자공개 2022-02-10 09:39:58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9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이 지난해 매출 역성장에도 순이익은 두배 증가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던파모) 중국 출시가 지연되면서 신작 공백이 이어진 탓에 매출은 2조원대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순이익은 1조원대를 돌파하며 두배 이상 성장했다.순이익 증가는 환차익과 비트코인 등 영업외이익 덕분이다. 국내 게임사지만 해외에 상장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달러 가치 상승으로 역대급 환차익을 봤다. 또한 지난 4월 투자한 비트코인 가격도 4분기 중 급등하면서 2~3분기 입은 손해를 메꿨다. 지난해 개발에 집중하며 숨을 고른 넥슨은 올해 본업인 게임으로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해외 상장 덕분 증가한 환차익·4분기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순이익 두배'
넥슨은 2021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연간 연결기준 매출 2조8530억원(2745억엔), 영업이익 9516억원(915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1년만에 매출은 6%, 영업이익은 18% 감소했다. 반면 순이익은 1조19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매출 역성장에도 순이익이 두배 늘어난 건 환차익과 비트코인 등 영업외이익 덕분이다. 지난해 넥슨이 인식한 달러화 환차익은 약 364억엔으로, 원화로 환산하면 약 3783억원에 달한다. 순이익의 대략 30%가 달러화 환차익에서 나온 셈이다.
넥슨은 자체 보유하고 있는 달러와 엔화 규모가 크다. 한국에서 출발한 게임사지만 일본에 상장해 있고, 매출의 절반 정도가 중국이나 북미 등 해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별다른 환헤지 조치가 없어 환손익이 자산에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다. 지난해 원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1년 내내 꾸준히 오르면서 넥슨의 환차익도 그만큼 늘었다.
4분기 오른 비트코인 가격도 한몫했다. 넥슨은 지난해 4월 비트코인 1717개를 1억달러(약 1130억원)에 매수했다. 당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과 제롬 파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위원장이 가상자산을 금지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비트코인이 투자처로 떠올랐다. 김정주 전 NXC 의장이 그간 암호화폐에 보여온 관심도 투자 결정을 이끌었다.
하지만 매입 직후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하면서 손실도 극대화됐다. 개당 평균 5만8200달러(약 6500만원)로 매입한 비트코인 가격이 6월 2만8000달러(약 3100만원) 선까지 떨어지면서 당시 기준 600억원 이상 손해를 입었다. 결국 넥슨은 지난 7월 비트코인으로 인해 44억9900만엔(약 460억원)을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했다. 다만 이때에도 넥슨은 “비트코인은 장기보유 목적으로 매수한 것”이라며 매도하지 않겠다고 했다.
8월부터 시세가 상승하면서 4분기에 이전에 입은 손해를 메꿀 수 있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11월 한때 1 비트코인당 6만8000달러(약 8150만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당시 기준 넥슨이 얻은 수익은 190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영업외수익 증가, '일회성' 한계... 올해 잇따른 신작 출시로 본업 힘싣는다
넥슨은 지난해 신작 공백으로 매출 역성장을 기록했다. 넥슨은 지난해 상반기엔 신작을 내지 못하더라도 개발에 집중하고, 8월 중 대작인 던파모를 중국에 선출시하려 했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게임산업 규제로 판호 발급에 실패하면서 하반기에도 매출이 줄었다. 하반기 내놓은 '블루 아카이브'와 기존 히트작 '서든어택'이 선전했지만 던파모의 공백을 대신하진 못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넥슨이 웃지 못하는 이유다. 환차익이나 비트코인 시세에 따른 일회성 순이익 증가는 지속적이지 않다. 실제 넥슨은 작년과 달리 재작년에는 외려 환차손을 봤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하락세라 1분기엔 다시 손해를 인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넥슨은 올해 본업인 게임에 집중해 실적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지연됐던 던파모가 다음달 24일 한국에 먼저 출시된다. 던파모는 전세계 7억명 유저를 보유한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IP)를 모바일로 재출시한 게임이다. 다만 통상적인 모바일화 게임과 달리 자동전투가 아닌 수동전투를 도입, 최근 진행한 테스트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기존 IP를 이용한 '카트라이더:드리프트'와 '마비노기 모바일', 'DNF듀얼' 등이 출시를 대기하고 있다. 또한 3인칭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와 '프로젝트 D', 넥슨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개발 인원이 참여한 프로젝트인 'Project ER'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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