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2월 15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은메달을 딴 쇼트트랙 선수의 인터뷰가 화제를 모았다. 1500m 결승에 나선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는 1등 황대헌 선수의 뒤만 보고 따라갔더니 메달을 땄다는 소감을 밝혔다. 중간에 속도가 너무 빠른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뭐 어때'하는 심경으로 따라갔더니 2위를 했다며 기쁜 심경을 드러냈다.잘하는 사람을 좇아가고자 하는 심리는 투자에서도 활용된다. 주식 초보라면 국민연금공단이 보유한 국내 주식만 골라서 매수하라고 추천하는 투자 유튜버도 있다. '개미'보다는 대규모 자산을 안정적으로 굴리는 기관의 정보력과 판단력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합리적인 전략이다.
그래서인지 사모투자펀드가 어떤 기업에 투자한다는 얘기가 나오면 그 기업의 주가는 껑충 뛴다. 칼라일그룹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히자 주가는 장중 10%까지 올랐고, 한샘은 매각 소식이 알려진 다음날 하루만에 24% 폭등했다. 주가가 오르려면 누군가 높은 가격을 따라서 사줘야 한다. 사모펀드라고 반드시 투자에 성공하라는 법은 없지만 전문가가 매수하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다는 생각에 시장의 '따라사기'가 줄을 잇는다.
IMM크레딧앤솔루션(ICS)과 신한금융지주가 삼성생명 소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주가는 여전히 코로나 등 예외상황을 제외하면 최저점이고 개미들의 반응도 '글쎄'다. 물론 앞선 사례처럼 경영권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큰 규모의 지분 매각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금융업, 그중에서도 보험업에 대한 디스카운트도 크게 작용한다.
업황에 대한 의구심을 감안하더라도 삼성생명이 저평가주라는 건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삼성생명은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8.5% 보유하고 있다. 전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40조원, 삼성생명이 보유한 전자 지분의 가치만 해도 37조원이 넘는다. 그러나 같은 날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12조원에 불과하다.
투자에는 누구보다 전문가일 ICS와 신한지주가 투자를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생명이 보험업에서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제외하고 보유한 지분가치만 봐도 시총의 3배다. 매년 배당까지 쏠쏠하게 챙겨주는데다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려면 배당성향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인수 대상은 오너 일가 이서현 이사장의 지분이다. 주가가 훌쩍 오르면 올라서 좋고, 주가가 지지부진하더라도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ICS와 신한의 투자는 시장의 '따라사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삼성생명 주가를 지켜볼 관전 포인트가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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