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모빌리티, 프리IPO 투자 유치 검토 대동금속 이후 30년 만의 기업공개 가능성...2024년까지 CAPEX 1000억 소요
박상희 기자공개 2022-02-21 08:14:12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7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동그룹에서 30년 만에 상장기업이 탄생할까. 대동그룹의 승계 재원으로 꼽히는 대동모빌리티가 외부 투자유치를 추진한다. 업계는 추후 기업공개(IPO)를 노린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 일환으로 보고 있다.대동모빌리티는 지난해 7월 한국체인공업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상호를 변경한 이후 농업용·비농업용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제품 라인업 수립 및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는 대동그룹의 모빌리티 신사업을 전담할 계열사로서 투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동그룹 관계자는 17일 “대동모빌리티는 그간 은행 차입이나 기업어음(CP)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으나 향후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은 프리 IPO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 유치를 포함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공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신설된 대동 전략투자실에서 대동모빌리티의 투자 유치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전략투자실 수장은 하나금융투자 전 S&T부문 대표 출신인 이진혁 전무로, 국내외 금융투자기업에서 실력을 쌓은 투자 전문가다.
대동모빌리티의 최대주주는 대동으로, 24.5%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 지분이 45%를 웃돌기 때문에 승계 재원으로 꼽힌다. 김준식 대동그룹 회장이 19.4%의 지분을 보유한 것을 비롯해 김 회장의 자녀인 신형 씨와 성연 씨가 각각 6.1%, 1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의 형인 김형철 전 대동공업(현 대동) 부회장도 10.7%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투자 유치는 신주 발행을 통한 자본금 확충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오너일가를 비롯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지만 향후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투자를 유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대동모빌리티가 상장하게 되면 오너일가는 구주 매각을 통해 상당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자금 조달이 필요한 실질적인 이유도 있다.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동모빌리티는 2024년 10월까지 총 121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10만2264㎡의 e-모빌리티 제조공장을 건립, 농업용 모빌리티 제품과 비농업 모빌리티 제품 등을 9월부터 만들어서 시장에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제는 대동모빌리티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이 이를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2019년말 기준 9억원 수준이었던 대동모빌리티의 현금성자산은 2020년말 기준 1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능력도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 대동모빌리티의 최근 5년 평균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는 26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평균 CAPEX(생산시설 설비투자)는 10억원에 불과했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던 과거에는 회사가 벌어들인 자금으로 투자 소요를 충당할 수 있었지만 1000억원이 넘는 투자가 필요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대동그룹 관계자는 "대동모빌리티가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자금조달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모기업인 대동에서 대동모빌리티의 자금조달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말 기준 대동모빌리티의 부채비율은 181.9%, 순차입금의존도는 30.1% 수준이다. 2020년 토지 재평가를 통해 토지가 73억원 증가하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개선됐다. 다만 추가적인 차입금 증가는 이자비용을 수반한다는 측면에서 재무적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동모빌리티가 외부 자금 유치를 추진하는 것은 이같은 복합적인 측면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동모빌리티가 비상장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잠재적 투자자는 IPO를 자금 회수(엑시트) 수단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동모빌리티는 1995년 12월16일 장외시장에 등록됐으나 1999년 10월30일 주식분산기준미달로 등록이 취소됐다. 이후 2000년 5월20일 금융투자협회의 호가중개종목으로 지정되어 제3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대동그룹은 3개 상장기업과 8개 비상장 기업으로 이뤄져 있다. 대동공업은 국내에 △ 대동 △대동금속 △ 대동기어 △ 대동모빌리티 △ 대동서천 △ 하이드로텍 △ 제주대동 △ 카이오티골프 등 8개 계열사를 보유했다. 해외에 △ 대동USA △ 대동농기유한공사 △ 대동유럽 등 3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동과 대동금속 대동기어가 상장사다. 대동이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것은 1975년이다. 대동기어와 대동금속은 각각 1991년과 1993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대동그룹 계열사 가운데 마지막 IPO는 대동금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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