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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경영권 분쟁' 화성산업, 극적 화해 이루나 이홍중 회장 합의안 제시, 이인중 명예회장 수용 여부 검토

성상우 기자공개 2022-02-28 07:38:05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5일 1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화성산업 총수 일가 사이에서 화해 분위기가 감지된다. '회사를 떠나라'고 외치던 이인중 명예회장에게 '못 떠난다'며 응수했던 이홍중 회장이 합의안을 제시하면서다.

이 명예회장 측이 합의안을 면밀히 검토하기로 하면서 이날 개최 예정이었던 이사회는 순연됐다. 이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을 놓고 주총 표 대결까지 예고됐던 화성산업 경영권 분쟁이 이를 계기로 반전을 맞이하게 될 지 주목된다.

25일 화성산업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이홍중 회장은 형인 이인중 명예회장에게 경영권 분담에 관한 합의안을 제시했다.

이 명예회장은 합의안을 놓고 면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합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 명예회장 측에 크게 유리한 내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명예회장도 최근 분쟁 사태를 원만하게 끝내고 싶어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를 적극적으로 하기로 했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해빙 무드'가 조성되면서 이날 소집이 예정돼 있던 이사회도 열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과반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는 이 명예회장의 아들 이종원 사장 측은 이번 이사회에서 이 회장을 견제할 수 있는 안건을 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사회를 뒤로 미루고 부친인 이 명예회장이 합의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보다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이홍중 회장 측근 임원은 "화해할 수도 있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인중 회장 측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이) 합의안을 받아들일 지 여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화성산업 사옥

이 명예회장은 합의안 수용 여부를 다음주 중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할 경우 다음달 주총에서의 표 대결은 예상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주총 전 이 회장 견제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이사회가 다시 열릴 가능성도 있다.

이 회장이 돌연 합의안을 제시한 배경에 대해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동진건설이 화성개발로부터 9%대 지분을 넘겨받은 이후 지분의 대량변동 공시를 해야하는 5%룰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자본시장법상 특정 주주가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이후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을 경우 해당 사항을 5영업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해당 주주는 5% 이상 초과분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동진건설의 의결권이 5%로 제한될 경우 이 회장측은 주총 표 대결에서 불리해진다.

아울러 화성산업이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인 가운데 이번 분쟁사태에 대한 지역사회 내 여론이 부정적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도 의식해 합의를 시도하게 된 것이란 관측도 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맞서고 있는 두 회장이 최근까지 확보한 우호 지분 물량은 엇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명예회장과 이 회장 측 우호지분율은 각각 20.75%와 20.25%다.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박빙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만약 이 회장 사내이사 선임 등 주주제안 안건이 주총에서 채택되면 이사회 내 세력 구도는 뒤집힌다. 이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기존 사외이사(권영봉)에 신규 선임이사 3명(심명용·박정호·김창권)이 더해지면 이 회장의 이사회 내 의결권은 62.5%로 과반을 넘어서게 된다. 경영권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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