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분석]SK증권, 최대주주 바뀌자 '통큰 배당+자사주 매입'작년 배당총액 63억 '사상 최대'…잇딴 자사주 매입으로 지분율 낮은 최대주주 뒷받침
최석철 기자공개 2022-03-14 07:43:37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8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증권이 역대 최대 배당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둔 만큼 그에 발맞춰 배당금을 늘렸다. 2018년 최대주주 변경 이후 배당 확대와 연이은 자사주 매입 등을 실시하면서 주주친화정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하지만 최대주주의 자금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기자본을 확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이익유보금이 감소한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최대주주의 지원 아래 몸집을 불려가고 있는 경쟁 하우스와 비교된다.
최근 2년간 한해 순이익에 버금가는 돈을 들여 자사주 매입에 나선 점 역시 이례적이다. 최대주주인 J&W파트너스 입장에선 추가 출자 없이 경영권 안정을 꾀할 수 있게 됐다.
◇2018년 이후 주주친화정책 강화...2020~2021년 자사주 10% 매입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증권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어 2021 회계연도 배당금을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15원, 우선주 1주당 2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63억2600만원이다. 이는 사상 최대 배당금액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만큼 배당금 역시 파격적인 수준이다. SK증권은 2021년 순이익 414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237.0% 증가했다. 2020년 파생상품 관련 손실 여파로 반토막 났던 순이익을 1년만에 끌어올리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브로커리지와 자기매매 수익이 증가한 데다 SK증권이 공을 들여온 부동산PF, 인수, 주선 등 IB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SK증권은 최대주주 변경 이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하우스다. 2018년 7월 J&W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변경되기 이전에는 2011년이 마지막 배당이었다. 매년 흑자를 기록했지만 자기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렇다 할 외부 자본확충이 없었던 상황에서 이익유보가 자본을 확대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하지만 대주주 변경 이후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으로 기조가 변경됐다. 대주주 변경 이후 SK증권의 배당금 총액을 살펴보면 2018년 회계연도 46억원, 2019년 47억원 2020년 43억원 등이었다. 배당성향은 2018년 33.5%, 2019년 15.0%, 2020년 35.7%다. 2021년 회계연도 배당성향은 15.3%다.
2018~2020년에는 순이익 증감과는 무관하게 40억원 초중반대 배당금을 지급했다. 특히 2020년에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음에도 배당금을 거의 줄이지 않으면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의 배불리기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SK증권은 배당정책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말 188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1900만주를 매입했다.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79억원을 들여 자사주 2820만주를 확보한 데 이은 행보다. 2020년 순이익이 12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해 벌은 돈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던 셈이다.
이에 2018년 말 약 2.4%였던 SK증권의 자사주는 지난해 말 기준 12.40%까지 높아졌다. 이전에 SK증권이 자금을 투입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건 2016년 320만주(약 37억원)가 유일했다.
◇지지부진한 자본확충, 달려가는 경쟁사...자사주 매입, 최대주주에 '호재'?
최근 증권업계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는 곳은 비단 SK증권만은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등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으며 대다수 증권사가 이전보다 더 많은 배당금 지급을 결정했다.
다만 SK증권의 경우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최대주주의 추가 출자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자본 확충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이익 유보이기 때문이다.
SK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6187억원이다. 지난 최대주주 변경 직후인 2018년 말 5415억원에서 약 77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대주주인 J&W파트너스의 추가 출자가 없었던 만큼 SK증권 이익유보와 후순위채 발행 등에 따른 증가분이다.
IBK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해 교보증권, 리딩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중소형 하우스가 2020~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이익유보와 별개로 수천억원대 자본을 확보하며 몸집을 불린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자기자본 규모가 최근 하우스간 경쟁력의 척도로 활용되는 가운데 SK증권으로선 제자리걸음이다.
자사주 매입 역시 주주친화정책이지만 실제로 소각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결과적으로 최대주주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더 크다. 자사주 지분율이 높아질수록 기존 주주의 의결권은 한층 강화된다. 아울러 이후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대비책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J&W파트너스의 SK증권 지분율은 19.60%다. 안정적 경영권으로 보기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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