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성인영양식품 쟁탈전]'셀렉스·하이뮨'서 답찾는 푸르밀, 외형축소 돌파구는주업 '대면판촉' 위축 수익성 악화일로, '2세 신동환' 홀로서기 신사업 노크
이우찬 기자공개 2022-03-14 08:05:22
[편집자주]
성인영양식이 유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텃밭인 분유시장을 대체할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에 갈증을 느꼈던 유업체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성인영양식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업체들의 사업구조와 시장 공략을 위한 각사의 차별화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르밀이 성인영양식, 성인영양음료 등을 포함해 다방면에 걸쳐 신사업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일동후디스의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하이뮨)'과 매일유업의 '셀렉스' 스터디도 한창이다. 두 제품은 유업계에서 단백질 기반 성인 타깃 건강기능식품으로 안착하며 신성장동력을 확보한 사례로 꼽힌다.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푸르밀도 하이뮨과 셀렉스 같은 돌파구가 될만한 제품 개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푸르밀은 2007년 롯데그룹에서 롯데우유㈜로 분사해 2009년 간판을 바꿔 달고 탄생했다. 사명은 'Pure Milk'를 줄인말로 유제품의 깨끗함을 상징한다. 흰우유(30%), 발효유(30%), 가공유(25%) 매출 비중이 90%에 이를 만큼 유업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다.
◇유업 의존도 지속, 4년 연속 적자 외형 위축
푸르밀은 2020년 기준 매출 1878억원, 영업손실 11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2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2018~2020년 3년간 영업손실 규모는 217억원으로 지난해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4년 연속 적자의 표면적인 이유로 코로나19 팬데믹이 꼽힌다. 특히 비대면과 거리두기로 주력인 대면 판촉이 위축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매출 규모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일동후디스와 푸르밀의 실적 그래프는 특히 대조적이다. 성인영양식 시장 안착으로 분유사업 의존도 줄이기에 성공한 일동후디스는 2020년 출시한 하이뮨으로 2021년 창사 첫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2017~2019년 3년 연속 적자에서도 벗어났다.
반면 푸르밀은 유제품 의존도를 줄이지 못했다. 2012년 3000억원을 웃돌던 매출은 2020년 2000억원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해에도 매출 2000억원을 회복하지 못했다. 2016년 기준 푸르밀이 일동후디스보다 매출 1200억원이 많았는데 지난해 두 회사의 외형은 역전됐다.
일동후디스와 푸르밀은 연구개발 투자 측면에서 대조를 이뤘다. 양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일동후디스는 2020년 1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한 반면 푸르밀은 약 1억원을 지출했다.
2015~2020년 누적 기준 일동후디스가 83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푸르밀은 일동후디스의 10분의 1인 8억3000만원을 각각 집행했다. 연구개발인력도 일동후디스가 30여명, 푸르밀은 10여명으로 차이가 난다. 2010년대 중반 신사업의 방향성과 연구개발 투자 의지가 두 회사의 성장, 정체를 가른 요소로 분석된다.
◇오너2세 경영 본격화…돌파구 마련 분주
푸르밀은 최근 신준호 푸르밀 대표이사 회장이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2세 신동환 대표이사 사장의 홀로서기가 본격화됐다. '비피더스', '가나 쵸코우유'를 제외하면 핵심 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신제품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비피더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략 제품으로 꼽을 수 있는 제품이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신사업을 검토 중이다. 푸르밀 관계자는 "매출 비중이 높은 비피더스 같은 발효유 쪽을 강화하는 한편 변화와 혁신을 키워드로 어려운 대내 환경이지만 적극적인 신제품 개발을 꾸준히 할 것"이라며 "유제품 이외에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푸르밀은 신사업 방향성이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성인 타깃의 건강기능음료 쪽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형 회복을 위해 전략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많이 나오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푸르밀 관계자는 "일동후디스, 매일유업이 하이뮨, 셀렉스로 성장 동력을 마련했던 케이스를 스터디하면서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필요로 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하는 건강기능식품 쪽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다각토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신사업을 위한 실탄 마련을 위해서는 비피더스 등 기존 전략 제품의 실적 회복도 중요한 과제다. 팬데믹으로 대형마트 중심 판매가 위축된 가운데, 온라인 판매 채널을 오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푸르밀은 지난해 1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공식몰을 오픈해 온라인 유통을 시작했다.
푸르밀은 영업손실 누적으로 자본총계가 2019년 580억원에서 2020년 276억원으로 감소했다. 자본이 절반 이상 줄어들며 100%를 밑돌던 부채비율이 2020년 216.3%로 치솟았다. 푸르밀의 현금성자산은 약 1억원에 불과하다. 기존 전략 제품들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신사업 투자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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