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플랫폼 프리즘]발란, '해외 부티크' 네트워크 구축 명품 판도 바꿨다데이터·재고관리 기반 차별화, 신뢰성·배송속도 두토끼 잡아
문누리 기자공개 2022-03-17 08:02:28
[편집자주]
1980~2010년생을 MZ세대로 묶는 공통점은 '디지털 친화력'이다. 온라인 비대면 소비트렌드와 맞물려 디지털 접근성을 지닌 이들이 주류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MZ세대를 겨냥한 플랫폼 기업들도 덩달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비대면 쇼핑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MZ세대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패션, 뷰티, 명품 강자들의 재무 현황과 사업 추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6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란(BALAAN)은 명품 플랫폼 3사 중 처음으로 해외 현지 부티크(명품 브랜드 1차 도매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유럽 부티크으로부터 직배송 받는 시스템으로 백화점보다 빠르게 신상품을 출시하고 명품 플랫폼 신뢰성도 확보했다. 향후 럭셔리 카테고리 확장과 물류 프로세스 강화를 통해 내년 아시아시장 진출도 목표하고 있다.◇데이터·재고관리 경쟁력, 해외 부티크 600여개 확보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명품 소비가 억눌리면서 상대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급격히 성장했다. 2021년 말 기준 주요 명품 플랫폼의 거래액 합산은 코로나19 이전보다 200%가까이 성장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70% 신장했다.
2015년 5월 설립된 발란의 타깃 고객층도 20대인 Z세대에서 35~44세의 밀레니엄세대(M세대)로 확대되고 있다. MZ세대와 40대까지 온라인 명품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변화를 주목한 발란은 창업 초기부터 데이터와 재고관리를 핵심으로 부티크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기존 명품 유통방식인 병행수입의 경우 부티크 입장에서 자사 상품을 어떤 국가에서 누가 샀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발란은 부티크에 글로벌(아시아) 고객을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시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득에 성공했다.
또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관리를 통합해 기존 부티크들이 걱정하던 재고 리스크를 줄여줬다. 이를 위해 발란 창업 이후 2017년 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까지 유럽 부티크 업체들의 오프라인 재고를 온라인화하는 데 집중했다.
재고연동 방식으로 결품률을 4~5% 수준으로 줄였다. 해외에 있는 명품이 국내 고객까지 전달되는 리드 타임도 3~5일 수준으로 최소화했다. 그 결과 업계 최초로 600개가 넘는 해외 부티크를 확보할 수 있었다.
◇고객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분기 거래액 2000억 돌파
2020년 512억원이었던 거래액은 지난해 315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작년 4분기만 보면 거래액 3개월치가 2000억원을 돌파했다. 발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국내 명품 플랫폼 중 가장 높은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다"며 "글로벌 물류 중심으로 부티크 네트워크를 운영해온 결실"이라고 말했다.
발란의 지난해 12월 기준 월활성이용자(MAU)는 630만명에 달한다. 다운로드수는 230만이며 객단가는 60만원이다. 주 고객층이 20대인 타사의 객단가보다 두 배 이상이다. MZ세대로 시작해 40대 이상 고객층까지 확보하면서 명품 소비 가격대도 높아졌다.
여기엔 고객 세분화(세그멘테이션)와 빅데이터 기반의 타깃 구축 전략이 주효했다. 대부분의 명품 플랫폼이 신명품과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MZ세대에게 최저가로 파는 데 집중한 반면 발란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타깃 고객이 30~50대임을 확인하고 이들을 위한 서비스에 집중했다.
예컨대 지난해 선보인 김혜수 광고 캠페인의 경우 모델 선정부터 주요 타깃 고객층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압도적으로 김혜수 선호도가 높았다. 광고 제작 과정에서도 대행사와 함께 고객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했다.
다만 회사 설립 이후 꾸준히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은 중장기적 과제다. 특히 광고비 등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로 당분간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매출액은 243억원으로 전년(150억원)보다 증가했으나 영업적자는 64억원으로 3배가 됐다.
◇카테고리 확장, 글로벌 진출 계획
발란은 일반 종합 플랫폼이 아닌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 커머스를 지향하고 있다. 매스 플랫폼이 다루지 못하는 명품 가구나 럭셔리 호텔 숙박권 등 고객 관점에서 완전한 럭셔리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VIP 컨시어지 서비스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올해 골프를 시작으로 뷰티, 리빙, 쥬얼리 등 럭셔리 카테고리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또 발란 고객의 5명 중 1명은 연인 등 이성의 상품을 구매하는 데 착안해 상반기 중 선물하기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선물하기 서비스와 당일배송 시스템, 배송일 지정 서비스 등을 연계한다.
2020년 11월 네이버 투자를 받은 뒤 네이버 물류 인프라 활용을 통해 국내 물류 프로세스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ERP 플랫폼을 개발해 주문 즉시 현지 부티크 IT팀도 고객 주문이 확인 가능해 직배송하는 표준화 시스템을 활용한다. 올 상반기까진 당일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고객 니즈에 맞춘 패키징, 수요예측 기반 통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발란 관계자는 "부티크와 국내 파트너사를 연결하는 등 럭셔리 벨류체인을 제공하는 B2B2C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2023년 아시아시장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명품 커머스 플랫폼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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