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모바일처럼 P2E도 '선점 전략' [P2E게임 진출 러시]⑦3N중 가장 적극적… 현지 맞춤 퍼블리싱 노하우 '강점'
황원지 기자공개 2022-03-22 13:24:21
[편집자주]
게임업계에 P2E 붐이 일고 있다. 일명 ‘돈 버는 게임’인 P2E(Play To Earn)가 산업 지형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위메이드를 시작으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전통의 강자가 잇따라 참전을 선언했다. 다만 사행성 논란, 코인의 증권성 여부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재해 있다. P2E 성장 가능성과 각 게임사의 전략을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7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부터 블록체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올해 초 제5회 NTP(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에서 본격적인 P2E게임 진출을 선언했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까지 국내 대형 게임사 일명 '3N'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다. 2010년대 모바일 전환기에 공격적 행보로 과감하게 판을 바꿨던 넷마블이 P2E게임에서도 선점 전략을 택했다.
넷마블의 강점은 ‘현지 맞춤형’ 퍼블리싱 역량이다. 넷마블은 그간 자체 IP(지식재산권)가 부족해 해외 유명 IP를 모바일화하거나, 대신 퍼블리싱 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는 사이 쌓인 해외 퍼블리싱 노하우가 글로벌 시장이 중요한 P2E게임에서 강점이 될 전망이다.
◇2010년대 초중반 공격적 모바일 진출로 반등... P2E도 같은 전략
넷마블은 올해 1월 열린 5회 NTP에서 신성장동력으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제시했다. 방 의장은 이날 "2020년까지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사회적 검증 기간이었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업이 꽃필 것"이라며 넷마블도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P2E게임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북미 자회사 잼시티에서 블록체인 모바일 게임 ‘챔피언스 어센션’을 공개한 데 이어 올해 자체 기축통화 MBX를 발행했다. 이번달 'A3:스틸얼라이브'의 글로벌 버전 출시를 시작으로 '골드브로스', '제2의나라' 등 블록체인 게임들이 차례로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국내의 여타 대형 게임사들에 비해 공격적인 행보다. 경쟁사 엔씨소프트는 NFT 게임 진출은 선언했지만, P2E 모델에는 선을 그은 상태다. 넥슨도 P2E 게임에 대해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외에 신흥 강자로 꼽히는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도 아직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정도다.
이는 모바일 전환기에도 보였던 넷마블만의 특징이다. 넷마블은 2010년대 초중반 PC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주축이 바뀔 당시 가장 수혜를 입은 게임사 중 하나다. 당시 대다수 게임사들이 기존 PC게임에 주력할 때 넷마블은 신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결정, 2012년 모바일 사업본부를 출범시킨다.
덕분에 반전에 성공했다. 넷마블은 2006년 방 의장이 회사를 떠난 이후 몇 년간 매출이 정체된 상황이었다. 당시 모바일 사업본부에서 내놓은 ‘마구마구’를 시작으로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 내놓는 게임마다 히트를 치며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12년 2000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5년 1조원을 돌파했다.
P2E게임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로 선점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블록체인 게임 출시까지 눈앞에 둔 곳은 위메이드를 제외하면 컴투스 정도다. 다양한 IP와 게임, 지원여력을 보유한 대형사로서의 이점을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IP부족으로 쌓아온 '해외 맞춤' 퍼블리싱 노하우, 되레 장점 될까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에 있어서 성패를 좌우하는 건 해당 플랫폼에 재미있는 게임이 얼마나 많이 입점해 있는가다. 선두주자인 위메이드가 올해 안에 100개 게임 온보딩을 목표로 하는 건 이 때문이다. 여러 게임사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플랫폼 회사의 노하우가 중요하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게임 ‘미르4’를 성공시킨 경험과 노하우를 유인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넷마블의 강점은 그간 쌓아온 퍼블리싱 역량이다.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퍼블리셔로 공고한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리니지’ IP를 가진 엔씨소프트, ‘던전앤파이터’나 ‘메이플스토리’ IP를 가진 넥슨과는 달리 넷마블은 자체 IP가 부족했다. 때문에 마블(MARVEL)과 같은 해외 유명 IP를 가져와 이를 모바일화하거나, 대신 퍼블리싱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단점은 P2E에선 되레 장점이 될 수 있다. 타 게임사의 게임을 알맞게 가공해 재미있게 만드는 퍼블리싱 노하우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수한 아이텀게임즈로부터 블록체인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은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넷마블은 여러 게임을 한 플랫폼 안에 담기 위해 MBX토큰과 게임 내 토큰 사이에 브릿지토큰인 MBLX를 넣어 구축하는 방식을 썼다.
실제로 넷마블이 제시한 MBX 생태계의 핵심 개념도 '퍼블리셔'다. MBX 백서에 따르면 넷마블은 게임을 온보딩한 파트너사에게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 보상을 지급한다. 즉 MBX 코인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여러 파트너사를 끌어들이기 위한 방책이다. 다만 이러한 형태는 위메이드도 위믹스 플랫폼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쌓여온 해외 시장 공략 노하우도 긍정적이다. 넷마블은 2016년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실제로 2015년 28%에 불과했던 해외매출 비중은 지난해 74%까지 늘었다. 방 의장은 NTP에서 “개발진도 회사도 한국 기반이다 보니 글로벌 진출에 부담을 느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계속해서 글로벌에 도전하면서 점점 성공 확률이 높아져 왔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중국 비중이 적은 가운데 북미와 유럽 위주로 늘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각 국가별 맞춤형 퍼블리싱 노하우가 P2E진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P2E게임은 국내에서 금지돼 글로벌으로의 확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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