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영현-최윤호-김종성 '트로이카' 체제 구축 [이사회 분석]이사보수한도 165억원으로 감액하며 현실화
김혜란 기자공개 2022-03-21 13:58:47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7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사내이사진을 중량감 있는 인사들로 채우며 '3강 체제'의 이사회로 재편했다.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중심을 잡고 전영현 부회장이 의장을 맡아 전체 이사회를 끌고가는 체제를 구축한 게 핵심이다.17일 삼성SDI는 주주총회에서 최윤호 대표이사 사장(CEO)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 사장은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미래전략실과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를 거쳐 경영지원실장(CFO) 등을 지냈고 삼성전자 이사회 사내이사로도 활동했던 삼성 내 손꼽히는 핵심 인사다.
◇최초로 부회장·의장-대표이사 체제 구축, 전자·전기와 다른 행보
여기에 지난 연말 정기임원인사에서 삼성은 '장수 CEO'로 활약했던 전영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이사회 의장직을 맡긴 바 있다. 이번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장혁 SDI연구소장(부사장)이 사내이사진에서 빠지고 김종성 경영지원실장(CFO, 부사장)은 유임됐다.
삼성SDI에 부회장 직급이 탄생하는 것도, 부회장이 의장을 맡아 사장과 함께 이사회를 이끄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사내이사 3인 모두 삼성전자 요직을 거친 핵심 인사들로 채워진 점도 눈길을 끈다.
전 사장은 2000년 삼성전자에 합류해 메모리사업부장(사장)까지 지낸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2017년부터 대표이사 사장과 이사회 의장을 겸임해올 정도로 삼성SDI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기도 하다. 김 부사장 역시 2012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에서 전략1팀을 거친 그룹 재무통이다.
삼성 다른 전자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사외이사 의장을 내세워 이사회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삼성SDI는 오히려 사내이사진에 의사결정의 무게추가 더 쏠리는 쪽으로 이사회를 재편하고 있는 셈이다.
기술과 경영에 대한 전문성이 강한 사내이사들이 이사회 내에서 무게 중심을 잡아야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래야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환경에 빠르게 대응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고도 해석한다.
작년 선임된 장 부사장이 이번에 이사회에서 사임한 것은 상법상 사외이사 규준을 맞추기 위한 결정이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3인 이상 두고 이사 총수의 과반이 되도록 이사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작년 연말 기준 삼성SDI의 별도 자산총계는 17조원에 육박한다.
기존 이사회 구성을 보면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으로 모두 임기가 남아있었다. 그러나 전 부회장이 이사회에 남고 대표이사가 되는 최 사장은 사내이사로 선임돼야 하기 때문에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가 각각 4명으로 동수가 된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를 늘리든지, 사내이사를 줄이든 조정이 불가피했다.
사외이사진은 변화가 없었다. 현재 사외이사진은 권오경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김덕현 법무법인 진성 변호사(여성),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최원욱 연세대 경영대 교수로 구성돼 있다. 네 사람 모두 2020년 3월 선임돼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10년째 190억원이었던 이사 보수 한도를 165억원으로 줄이는 안건도 통과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이사 보수 한도 190억원 중 63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여건을 감안해 지난해 대비 25억원을 감액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과도한 보수 한도책정은 주주권익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는데, 이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임원 보수한도를 넓게 잡으면 언제든 일부 사내이사의 보수를 자의적으로 많이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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