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3월 23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IPO를 총괄하고 있는 권기수 경영지원총괄의 존재감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2021년 초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카카오M)의 합병법인 출범 직후 통합 법인 CFO 자리를 놓고 경합하던 카카오페이지 CFO(부사장) 출신 황인호 실장이 회사를 떠나기 때문이다.

황 실장은 그동안 재무총괄을 맡아 권기수 총괄을 서포트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IPO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합병 이후부터 권기수 경영지원총괄이 IPO를 비롯한 재무와 경영기획 업무의 헤드 역할을 해온 만큼 흔들림 없이 IPO작업을 추진해갈 계획이다.

23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황 실장은 일신상의 사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조만간 퇴직할 예정이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 정해진 바는 없지만 카카오그룹 내 인사이동은 아닐 것으로 파악됐다.

황 실장은 지난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 등기임원에서도 사임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웹소설 콘텐츠기업이었던 카카오페이지가 지난해 3월 영상·음악콘텐츠 기업 카카오엠을 흡수합병해 출범한 회사다. 이후 4개월만에 멜론컴퍼니와 합병도 결정하면서 콘텐츠 기획·제작부터 유통까지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했다.

황 실장은 옛 카카오페이지 관할 자회사 등에서 기타 비상무이사를 맡아 등기임원을 겸직해왔지만 이번에 일괄 사임했다. 대신 그 자리는 권 총괄이 신규 선임돼 업무를 이어간다.

이는 지난해 9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페이지컴퍼니, M컴퍼니, 멜론컴퍼니 등 기존 3개의 CIC 체제에서 벗어나 스토리, 뮤직, 미디어 등 3개의 주요 사업 분야를 주축으로 통합 개편에 나서면서 생긴 변화로 보인다. 황 부사장은 그동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재무 총괄과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맡아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합병 전인 카카오페이지 시절부터 IPO를 추진해왔던 만큼 당시 카카오페이지 CFO(부사장)로 일했던 황 실장은 합병 이후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O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서포트해 온 인물이다.

물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O 등 주요 재무업무는 권기수 총괄의 소관이다. 합병 직후 황 실장과 통합 법인의 CFO 자리를 두고 경합하는 위치였던 권 총괄이 2021년 3월부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기임원에 올라 경영기획과 재무 등을 총괄하고 있다.

권 총괄은 2002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입사하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경영기획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 요직을 거쳤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와 합병하면서 카카오 사단에 합류했다. 당시 합병법인 다음카카오의 CFO직을 수행하면서 PMI(인수 후 통합)을 주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출범 이후에는 시너지센터장을 맡아 재무·인사·경영전략 등의 업무를 총괄해왔다.

여전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O 본격화 시점은 불분명하다. 지난해 말 불거진 주요 경영진 스톡옵션 이슈와 골목상권 침해 논란, 자회사 줄상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의식해서다.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주관사 선정 작업을 재개했지만 실제 IPO 작업 돌입 시점은 요원하다.

특히 카카오그룹이 일련의 사태를 겪은 뒤 그룹 컨트롤타워를 더욱 강화한 만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독자적 의사결정만으로 상장 작업이 본격화하기 어려워졌다.

카카오는 그동안 계열사의 독립적 경영을 내걸었지만 기존에 있었던 ‘카카오 공동체 컨센서스센터’를 카카오 공동체 얼라이먼트센터(CAC)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공동체얼라이먼트센터는 그룹과 계열사의 전략방향을 조율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김성수 카카오 부회장과 홍은택 카카오 부회장이 함께 수장을 맡고 있다. 계열사의 사업적인 영역은 김성수 부회장이, 사회적인 측면은 홍은택 부회장이 담당하고 있다. 계열사의 단독 의사결정보다는 그룹내 판단이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점이나 일정 등을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존과 동일하게 권기수 총괄의 소관 아래 IPO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